536. 이 몸은 오래지 않아서 쇠하고 파괴되어 마침내 소멸되는 것이니, 영원하지 않고, 실재하지 않음으로 변하여 달라지는 모습이다. <지세경(持世經)>

537. 열다섯 가지의 변이(變異)1)가 있다. 분위변이(分位2)變異)라는 것은 영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 전후의 모습이 달라져서 각각 다른 모양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현변이(顯變異)라는 것은 모습이 아름답고 보기 좋게 살이 찌고 윤택했던 피부와 몸이 변해서 추하게 살이쪄서 못생긴 모습이거나 추하게 거칠고 마른 피부와 몸이 되는 것이다. 형변이(形變異)라는 것은 살찐 모습이 말라지거나 마른 모습이 살이 찌는 등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흥성변이(興盛變異)라는 것은 흥성했던 권속(眷屬)3)이나 재산 등이 점점 서로 어긋나는 것이니 이름하여 쇠퇴변이(衰退變異)라고도 한다. 지절4)변이(支節變異)라는 것은 전에는 모든 수족을 갖추고 있었으나 후에 변하여 불구가 되어 모두 갖추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한열변이(寒熱變異)라는 것은 추울 때에는 몸을 움추려 떨고, 더울 때는 몸을 펴서 땀을 흘리는 등, 기후가 차고 따뜻한 것에 따른 변화이다. 손해변이(損害變異)라는 것은 손과 발을 차고 때리며 벌레나 곤충 등이 물어서 신체가 변화하는 것이다. 피권변이(疲倦變異)라는 것은 달리고 뛰고 오르고, 멈추는 등 몸의 활동 때문에 몸이 지쳐서 변화하는 것이다. 위의변이(威儀變異)라는 것은 사위의(四威儀)5)에 있어서 전후가 바뀌거나 빠지거나 하여 손해와 이익이 변화하는 것이다. 촉대변이(觸對變異)라는 것은 고통과 즐거움 등의 접촉 때문에 마음이 변화하는 까닭에 고통과 즐거움 등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염한변이(染汗變異)라는 것은 마음의 작용6)인 탐(貪)· 진(瞋)등의 크고 작은 두 가지 번뇌가 번거로이 어지러워져서 변화함이다. 병등변이(病等變異)라는 것은 전에는 병에 따른 고통이 없었으나, 후에 중병이 와서 몸이 변화하는 것이다. 사변이(死變異)라는 것은 전에 수명이 있었으나 후에 의식이 없어져서 전후가 변화하는 것이다. 청어7)등변이(靑瘀等變異)라는 것은 목숨이 다한 후에 몸 색깔이 푸르게 어혈이 들고 부풀어서 문드러지며 마침내는 해골8)까지도 변화하는 것이다. 일체종불현진변이(一切種不現盡變異)라는 것은 해골의 상태가 다시 태워지고, 파괴되어 흩어져 모든 형태가 완전히 없어져 변화하는 것이다. <현척성교론(顯掦聖敎論)>

538. 늙어지면 가을의 낙엽과 같아진다. <법구경(法句經)>


제3장 번뇌(煩惱)

번뇌(煩惱)의 원인(原因)
539. 모든 범부는 색(色)9)을 의지하여 집착하거나 또는 식(識)10)에도 집착한다. 색에 집착하기 때문에 탐심(貪心)11)이 생기고, 탐심이 생기기 때문에 색에 얽매이게 되거나 또는 식에 속박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얽매이거나 속박되기 때문에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에 따르는 근심과 슬픔 등의 큰 괴로움과 모든 번뇌를 얻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착을 범부라고 부르는 것이다. <열반경(涅槃經)>

540. 업(業)이 원인이 되고 식(識)이 씨앗이 되고, 무명(無明)12)이 어둡게 덮어주고, 애수(愛水)13)가 윤택하게 하고, 아만(我慢)이 물을 대어주고, 갖가지 잘못된 견해14)가 키워주어서 십이인연(十二因緣) 등의 극심한 번뇌15)가 생기는 것이다. <화엄경(華嚴經)>

541. 이와 같이 모든 번뇌가 무명을 의지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기신론(起信論)>

542. 가섭보살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몸은 하나인데, 어떻게 갖가지의 번뇌를 일으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한 그릇 속에 여러 가지 씨앗이 있어서 그것이 물이나 비를 만나면 각각 스스로 생겨난다. 이와 같이 중생의 몸이 비록 하나이지만, 애집(愛執)16)의 인연으로 갖가지의 번뇌가 생겨서 자라나는 것이다. <열반경(涅槃經)>



각주
1)모습이 변하여 달라지는 것.
2)분위(分位. avasthā): 상태. 변화·발달의 단계
3)권속(권속, parivāra): 권고예속(眷顧隸屬)의 뜻. 수반자, 예속자, 일족(一族)인 자 휘하에 있는 자.
4)지절(支節 또는 肢節, aṇga): 신체의 부분, 수족(手足), 사지(四肢).
5)사위의(四威儀): 수행자의 생활에 있어서 네 가지 몸 가짐. 곧 행(行)·주(住)·좌(坐)·와(臥).
6)마음의 작용: 원문 “心의 所有”. 심소법(心所法)과 같다.
7)청어(靑瘀): 푸르게 어혈이 드는 것. 다치거나 죽어서 피부가 검푸르게 변색하는 것.
8)골쇄(骨鏁): 시체 뼈들의 연결을 말한다. 여기서는 시체의 뼈를 이름. 즉 해골(骸骨).
중아함(中阿含) 대품(大品) 제3염송(第三念誦) 제23식지도경(第二十三息止道經) “年少比丘 始成就戒。當1以數數詣息止道觀相。骨相.青相.腐相.食相.骨鏁相。”에서 “골상(骨相)” 은 몸이 썩어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모양, “골쇄상(骨鏁相)”은 시체의 뼈들이 연결된 모 양을 뜻한다.
9)색(色, rūpa): 오온(五蘊) 가운데 색온(色蘊). 신체를 포함한 형태를 가진 모든 물질.
10)식(識, vijñāna): 오온(五蘊) 가운데 식온(識薀). 인식작용. 식별작용. 인식활동.
11)탐심(貪心): 갖지 못하는 것을 갖고자 하는 마음. 욕심.
12)무명(無明, avidyā): 십이인연(十二因緣)의 첫 항목. 밑바닥에 깔려 있는 근본적 무지(無知). 과거세로부터 무한히 계속되는 무지.
13)애수(愛水): 애욕(愛欲)의 정에 의해 흘러나오는 수액(水液).
14)견망(見網): 갖가지 잘못된 견해를 그물에 비유한 것.
15)열뇌(熱惱, paritāpa): 심작용(心作用)의 하나. 여기서는 번뇌의 의미.
16)애집(愛執, anurodha): 원문에는 ‘애(愛)’. 애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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