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운흥사 범종 종뉴(사진=고산문화재단)

일본 네즈미술관에 보관돼 있는 고성 운흥사 범종은 국가문화재급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감창균 동국대 교수는 지난 9일 고산문화재단(이사장 영담 스님)이 주최한 '2018 네즈미술관 소장 운흥사 범종 반출 경위에 대한 학술세미나 및 공모전 시상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1690년에 만들어진 운흥사 범종은 몸체 하부 문양대 등이 세련된 솜씨를 보여주고, 거의 손상 없이 전해오는 형태 및 몸체의 구성상의 특징, 쌍용의 종뉴와 천판의 복련대, 종 어깨의 범자원권문, 연뢰, 존상과 명문구획 등이 완벽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문양의 포치와 구성으로 보아 17세기 범종으로서는 조형적으로 단연 뛰어나다는 것이다.

명문을 살펴보면 "이 범종은 강희 이십구년(1690년) 경오년 오월에 주성한, 고성현 서쪽 준령의 와룡산 운흥사 범종으로 무게는 오백근이다"라며 쌍계사 말사 운흥사 범종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명문에는 시주자 명담과 함께 주성한 장인으로 '통정대부 김애립'이 나온다. 김애립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사장계(私匠系) 주종장이다. 여수 흥국사 소장 대흥사 범종(1665년, 보물 제1556호)과 고흥 능가사 범종(1698년 보물 제1557호)이 그의 대표적 유물로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운흥사 범종은 대흥사 범종의 형태와 세부 양식적인 면, 중국 종 양식특징 등의 공통점이 엿보인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또 능가사 범종과 비교해도 여러 부분에서 동일함을 엿볼 수 있다.

명문에서 김애립은 진주 출신으로 진주, 고성 등과 같은 경남지역을 근거로 활동할 수 있었고, 사장계 주종장 가운데 통정대부(通政大夫)라는 관직명을 사용해 대표적 주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운흥사 범종은 1983년 7월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가 불화 조사차 일본으로 건너가 네즈미술관에서 발견하면서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편, 고산문화재단은 운흥사 범종을 보존 관리 중인 네즈미술관과 학술적인 교류 등을 통해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 운흥사 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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