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 만해광장의 20m 높이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안드레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사진=불교포커스)

동국대학교 48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안드레 전 회장이 13일 동국대 만해광장 옆 20m 높이의 조명탑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 보광 총장의 연임 반대와 총장 직선제를 통한 학내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안 전 회장은 학생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2014년 조계종 수뇌부의 동국대 총장선거 개입 사태 이후 학생들은 많은 싸움을 진행하며 학교 측에 다양한 요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정당하고 절실한 요구에도 학교는 늘 침묵으로 일관했다”면서 “우리가 지난 4년 동안 확인한 것은 학교가 학생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비민주적인 대학을 바꿔야 한다는 신념으로 계속 싸워왔지만 아직 변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안 전 회장은 이어 “11월, 총장선거를 앞둔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학교에 보다 강하게 우리의 요구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만약 ‘왜 이렇게까지 싸우느냐’고 누군가 물으신다면 저는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은 우리가 직접 뽑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우리는 분명 대학의 주인이지만, 현 제도에서 총장 선거에 대한 학생의견 반영 비율은 고작 3.7%에 불과하다.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우리의 권리가 사라질 수는 없다”고 밝히고, “한편으로 무섭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무기한 고공농성을 통해 총장직선제 실현과 한태식 총장 연임반대를 외치고자 한다”면서 “이번 농성을 통해 동국대 모든 학우들이 주인 된 권리를 되찾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국대 정상화를 위한 학생 기구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이하 미동추)도 이날 오후 안 전 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조명탑 아래에서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동국대 이사회는 무책임의 극을 달리고 있다. 교수ㆍ학생ㆍ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이 제시한 직선제 관련 의견은 수렴하지 않은 채 최종 결정만 미루고 있다”며 “결국 밀실이사회를 통해 지난 체육관 선거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밝혔다.

미동추는 이어  “매 순간 동국대의 상황은 급변하지만 다가올 총장선거에 학생들의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며 “오늘부터 학생들은 만해광장 조명탑에서 새로운 희망을 그릴 것이다. 돌아오는 19대 선거는 조계종단과 한태식이 없는 대학구성원들의 직접 민주주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기자회견이 끝난 뒤 미동추는 법인사무처와 총장실 측에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입장문 등을 전달했다.

동국대 학생 대표자의 고공농성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2015년 최장훈 당시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등에 의한 동국대 총장선거 종단개입 사태가 불거지자, 보광스님 당선 무효 및 총장선거 전면 재실시를 주장하며 4월 21일부터 6월 4일까지 45일간 고공농성을 벌인바 있다.

이번 고공농성은  종단개입에 따른 낙하산 인사, 논문표절, 학생고소, 교비 횡령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현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속명 한태식)이 연임을 시도한다는 학내 여론에 자극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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