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신도단체 및 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불교개혁행동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원행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고 선언했다.

불교개혁행동은 9월 28일 기자회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종단 기득권 세력의 불합리한 선거이며,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득권 정치세력의 음모와 각본대로 치우어진 선거이고, 자승 전 원장을 비롯한 뻔뻔스러운 패거리들은, 결국 설정 전 원장에 이어 자승 2기 허수아비 종권으로 돌려막기 총무원장 선출을 하였다.”고 밝혔다.

재가불자들로부터 총무원장으로 인정받지 못한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취임법회가 오는 11월 13일 오후2시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봉행된다고 한다. 불교신문 보도에 의하면, 이날 취임식에는 진제 종정예하를 비롯해 전국의 본말사 스님들과 각계 대표, 신도 등 1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자승 전 원장 세력과 당시 중앙종회 의장이었던 원행스님은 설정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추대하다시피 선출을 해놓고, 일 년도 안되어서 불신임을 결의하여 축출했다. 그런 원행스님의 대규모 취임식 행사 기사를 보면서 설정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식이 연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작년 11월 1일 비리와 범계의혹을 받고 있던 설정스님은 취임식을 하면서, 시민들이 통행하는 조계사 앞 우정국로를 차단하여 세간의 빈축을 산 일이 있다. 당시에도 1만명이 참석을 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였는데, 대부분이 동원된 사찰신도임이 밝혀졌다. 그렇게 대규모 취임식 행사를 벌인 설정스님이 그로부터 10개월도 안되어서 자신을 추대한 세력에 의해 불신임을 당한 것이다.

원행스님은 그러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비록 재가신도들에 의해서 총무원장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본인이 총무원장으로 당선되면서 “우리 사회에 회향하는 명실상부한 대승불교의 모습으로 사회적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천명한 초심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규모 취임식은 본인이 이야기한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원행스님은 지방의 교구본사를 방문하여 몇몇 스님에게 자신은 국장인사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고 고충을 이야기했다는 말이 들린다. 불교닷컴 기사에 의하면 원행스님은 강남원장으로 불리우는 자승 전 원장과의 냉면집 회동에서 직능대표선출위원 구성을 놓고 물밑 싸움을 벌이다가 자승 전 원장의 권세에 무릎을 꿇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포교원장은 유치원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중앙신도회 회장은 태광그룹 골프접대 정관계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신도회 임원들과 운동을 한 것이라고 국회에서 증언을 하여 불교단체들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원행스님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은 단독출마를 하였지만, 자승 전 원장 등의 조계종 적폐세력의 청산을 염원하는 청년회 회원들에 의해 낙선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행스님이 대규모 취임식을 하는 것은 스스로 정당성이 없음을 자인하는 과시성 전시행사라는 것이 종단 주변의 평이다. 원행스님은 10월 31일 포교사단 간부들을 만나서 “앞으로 불자 1인이 하루에 100원을 보시하는 캠페인에 100만명을 모집하는 운동을 펼치려고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허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대규모 취임식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대규모 취임식을 취소하고, 1만명 신도들의 버스비와 간식비부터 모아야 할 것이다.

재가신도들로부터 총무원장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원행스님이 회광반조(回光返照)하여, 자승 전 원장 등 적폐세력을 일소하고, 죽어가는 종단을 살리는 대작불사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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