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연세대 위당관에서 '화엄종주 경운원기대선사 차 살림살이: 융섭과 총화'를 조망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백련결사 주역인 경운 원기 스님을 주제로 한국동양철학회가 문도회와 국제학술대회를 지난달 27일 개최했다.

연세대 위당관에서 '화엄종주 경운원기대선사 禪·書·畵·茶(선서화다) 살림살이'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유학 불교 예술의 융섭과 총화’를 중심으로 “화엄종주 경운원기대선사 차 살림살이- 융섭과 총화” 등이 발표됐다.

국제학술대회에서 동국대 오경후 교수는 '경운(擎雲) 원기(元奇)의 한국불교사적 위상' 주제발제를 통해 "경운 원기는 한국불교의 대전환기를 살다 간 인물이다"며 "불교가 극심하게 쇠퇴해 가는 상황에서 선교학과 염불을 통해 선암사의 명성을 이어갔고, 일본불교가 간섭하고 지배했던 근대기에는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중흥에 진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 교수는 “임진왜란 이후부터 중흥했던 조선불교의 선교학을 계승하여 근대기 불교계의 종장(宗匠)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켰고, 염불과 계율은 선교학과 함께 경운이 수행자로 살아 갈 수 있었던 두 수레바퀴였다”면서 “그는 저자거리의 명성과는 달리 ‘수행’만을 강조하였고 혼란과 격변기의 한국불교를 중흥하기 위해 종단설립과 강학·포교의 활성화를 위한 선봉에 서기도 하였다”고 밝혔다.

원기 스님의 업적은 계율지키기로 압축한 오 교수는 “지계(持戒)정신으로 당시 불교계에 경종을 울렸으며, 백련결사(白蓮結社)를 통해 한일병합으로 인한 억압과 도탄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고자 했다"며 "제자 박한영·진진응·금봉 병연, 그리고 철운 종현 또한 수행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스승 경운과 그 행보를 함께 했고, 원종·임제종·조선불교선교양종·불교진흥회와 같은 근대불교의 체계를 수립하는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경운과 제자들에게 한국불교의 강학과 포교는 불교개혁의 가장 큰 과제였다. 경운에게 강학과 포교를 통해 法燈을 지키는 것보다 앞서는 것은 없었다."며 "경운 원기는 제자가 젊은 나이로 업력이 도심(道心)을 이기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행에 추상같았으며, 폐허가 된 한국불교의 체계를 수립하고 근대화를 위한 디딤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운원기 선사의 서예(書藝) 고찰(考察)'에 대해 발표한 이영철 동방대학원대 교수는 "경운원기선사는 뛰어난 학승이었을 뿐만 아니라, 시서화(詩書畵) 삼절에 통달한 문예일치(文藝一致)의 예술가였다. 특히 선사의 서예는 수행의 과정으로 평생 부단한 노력과 정진이 있었기에 성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먼저 경운원기선사의 사경서예는 역대의 사경과 금석을 바탕으로 뼈(骨)와 살(肉)이 적당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이루는 가운데 엄정(嚴正)함이 있다. 아울러 자연스러운 자태(字態)와 소밀(疏密)한 결구(結構), 그리고 법도에 맞는 운필(運筆)이 보인 걸작이다."며 " 경운선사가 남긴 여러 서체의 서예작품 가운데 해서와 행서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사경에서 이미 소해(小楷)가 가장 뛰어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행서에서는 필획과 자형의 변화가 추사 김정희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운원기 스님의 예술과 미학세계'에 대해 발표한 진철문 홍익대 대학원 교수는 "경운원기스님의 대표적인 종교와 예술세계인 통도사의 금자법화경 사경과 선암사의 화엄경 사경은 우리의 아름다운 사경문화가 불교유입에서 중요한 불사였음을 보여준다."며 "스님의 사경은 화려한 고려시대를 지나 조선시대 말을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연결시키는 아주 중요한 종교와 예술의 금자탑을 세운 것으로 볼 수가 있다."고 밝혔다.

진교수는 "해우소(大便所) 서각과 시목판(詩木板)은 스님의 사경서체(寫經書體)를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러나 스님의 차 석실 대승암원운기, 시목판 등은 스님의 글씨를 목판에 새겨 넣은 서각으로 스님이 서각까지 직접 했는지는 기록이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스님의 사경과 수많은 편지, 서예, 선화 등은 선승으로서 수행납자로서의 본분을 되새김하는 것이며, 선서화에서 살펴본바 선승이 이것을 표현하는 것도 아름다운 것임을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운원기와 근대기 유불(儒佛) 문인들의 교유 시문고(詩文考)'에 대해 김상일(동국대) 교수은 "선암사는 차맥을 지켜온 종가로서 달마전을 따라 응진당(應眞堂)에 이르면 조앙신을 모신 단과 차부뚜막, 돌을 깎아 만든 물받이 상탕, 중탕, 하탕이 있다. 선암사만이 지닌 독특한 차살림살이다."며 "선암사 대각암에는 다선지위(茶禪之位)라는 다괴가 있고, 이 말은 차의 다신이라는 신농을 지칭한 말인데 선암사의 다풍이 오늘까지 이어져왔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고 밝혔다.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 1주제는 충남대 김방룡교수의 사회로 화엄과 정주리학에 대해 신규탁 연세대 교수와 고려대 이승환교수, 선학과 육왕심학에 대해 원광대 김진무 교수와 대만 동해대 채가화교수가 발표했다.

이어 2주제는 정영식교수의 사회로 화엄과 선학에 대해 일본 구택대 석정수도 교수, 동명대 박재현교수, 정주리학과 육왕심학에 대해 강릉대 박길수 교수와 성균관대 고제석교수가 발표했다.

마지막 3주제는 대진대 권인호 교수 사회로 서예와 산수화에 대해 동방대학원대 이영철교수와 동국대 진철문 교수, 시와 차에 대해 동국대 김상일 교수와 국제선차문화연구회 최석환 회장이 발표했다.

▲ 지난달 27일 연세대 위당관에서 '화엄종주 경운원기대선사 차 살림살이: 융섭과 총화' 국제학술대회 발표자와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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