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질의하는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장면.

태광그룹 로비스트로 의혹이 제기된 이기흥 조계종 신도회장이 "태광그룹 골프는 신도회 임원들과 다녀왔다"고 국회 답변을 내놔 위증 의혹에 자승체제 연계설이 추가됐다.

MBC보도에 의해 태광그룹의 정관계 골프접대 중매 의혹자로 지목된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대한체육회장)은 국정감사에서 “골프장은 조계종 중앙신도회 고문 및 임원들과 다녀온 것”이라고 답변했느나, 당시 골프를 친 정관계 참석자중 조계종 중앙신도회 관련자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불교포커스는 이와 관련 "개신교, 천주교 신자인 사람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 이 회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기흥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태광그룹 골프접대 연루 의혹 질의에서 "동국대 사외이사가 상품권을 줬고 이를 결제에 썼다"고 밝혔고, 다른 질의에서 이 회장이 자승 전 원장의 친 동생 이호식 씨를 태능선수촌 부촌장에 신설 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21일 ‘[단독입수] 전방위 골프 로비 리스트’ 보도에서 “개인 회원권만 13억 원에 달하는 초호화 골프장에서 전ㆍ현직 고위 공직자들이 태광그룹으로부터 공짜로 불법 골프접대를 받아왔으며, 이기흥 회장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MBC 보도는 이기흥 회장이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동국대학교 총장과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 등을 역임한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FTA 수석대표를 지낸 김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 유민봉 현 자유한국당 의원,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을 태광그룹 소유의 고급 골프장 ‘휘슬링락 CC’에 초청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고, 휘슬링락에서 총 5차례 비용을 이 회장이 결제하면서 4번은 170만원 상당의 휘슬링락 골프 상품권을 사용했고, 1번은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 김기유 티시스 사장(현 동국대학교 개방이사)가 150만원 비용을 결제, 전형적 로비라고 밝혔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이기흥 회장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을 제기, “이 회장님이 태광그룹에서 제공한 수백만원어치(약 830만원 상당)의 골프상품권으로 정관계 인사들을 접대했다는 보도가 있다. (태광그룹에서 제공한 비용으로) 전 현직 국회의원, 전직 법무부장관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것만으로도 로비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김영란법에 위반된다”면서 “어제(22일) 행안부 국감에서 강원도 경찰청창이 즉각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기흥 회장은 결제 사용 태광 상품권에 대해 조계종 중앙신도회를 내세워, “골프상품권을 언제 받았는가”라는 국회 질의에 “2016년 4월에 받았다. 직접 받은 것이 아니고 조계종 중앙신도회를 통해서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그래서 더 (문제가) 심각하다. 신도회가 상품권을 받았으면 신도회를 위해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자 이 회장은 “오해가 있다. 중앙신도회 상임고문과 고문, 위원장, 회장단 등이 친목을 도모하고 운동을 하기 위해 두 팀을 만들어 갔다 온 것이다”고 답변했다.

이 회장 답변과 관련, 골프 참석자인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 이번 골프접대 논란에 이름이 거론된 주요 인사들은 개신교, 천주교 신자이고 조계종 신도회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감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기흥 회장이 태광그룹 접대를 책임지고 핸들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크다. 어릴적부터 인연이 깊은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 김기유 티시스 사장(현 동국대학교 개방이사)의 사주를 받아 정관계 로비에 나선 것 아니냐”고 질의, 이 회장은 “그렇지 않다. 오해다. 앞으로 처신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국감에서 손 의원은 "(MBC <스트레이트>가 이 회장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보도한) 청와대 출신, 전 국회의원 이런 분들이 다 조계종 신도냐, 재계 인사도 신도냐"고 물었고, 이 회장은 "2016년 4월에"라며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조계종 중앙신도회를 통해서 받은 것이다. 상품권은 김기유 사장(동국대 이사)이 중앙신도회에 오면 한번에 두서너장씩 가져왔다"면서 "김기유 사장과는 고향 선후배 사이"라면서 "김기유 사장이 조계종 중앙신도회 미디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래서 신도회 상임고문 위원장 등으로 두 팀을 짜서 골프를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휘슬링락을 출입한 것은 2~3년쯤 됐다. 휘슬링락 회원은 아니다. 같이 갔던 인사들은 보편적으로 중앙신도회 고문, 회장단 등이다"고 했다.

국감은 이어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3일 국정감사에서 이기흥 회장에게 "...이런 분들이 가서 선수촌장을 해도 모자랄 정도인데. 거기다 부촌장을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의 동생을 갖다 앉혀요? 이게 체육회입니까?"라고 말해, 자승체제 연계를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체육 관계자로 친이 명단에 오른 이 회장은 이명박 정권에서 사증체제에 연결돼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 됐고, 이어 수영연맹의 수영장 뇌물비리 사건으로 부회장 등이 사법처리된 대형 사건에도 불구하고 수영연맹 회장 직위를 유지하면서 대한체육회장에 올랐던 친 자승계열 인사이다.

이어 동국대 재단 사외이사로 등재된 동방그룹 경영기획실장은 자승체제의 해종언론 사태 주역인 미디어위원회를 지원하는 중앙신도회 미디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오고 있다.

한편, 태광그룹 사주에 대한 횡령 재판은 대법원이 회사돈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25일 판결했다.

기묘하게도 태광그룹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은 이번이 두 번째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6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 일부를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태광그룹 이 전 회장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무자료거래와 허위 회계처리 등으로 회삿돈 500억원을 횡령하고 주식과 골프연습장 등을 싼 값에 사들여 회사에 900여억원 손해를 입힌 혐의로 2011년 1월 구속 기소됐다. 2004년 법인세 9억3,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이 전 회장에게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배임 혐의 일부를 무죄로 보고 벌금을 1심의 절반인 10억원으로 줄였다.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횡령 대상이 잘못됐으니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에 환송 후 항소심은 “횡령금액 205억원 중 이 전 회장이 관련된 것은 195억여원으로 인정된다”며 대법원 취지대로 횡령액을 다시 산정해 징역 3년6월에 벌금 6억원으로 감형했다. 2004년도 법인세 포탈 혐의도 포탈액 9억3,000여만원 중 공제받을 수 있었던 액수를 뺀 5억6,440만원만 유죄로 봤다. 

대법원은 이 같은 환송 후 항소심 판결에도 위법이 있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재상고심에서 “피고인 이호진에 대한 조세포탈 부분에 대한 죄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제32조 제6항, 제1항에 따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죄와 분리 심리, 선고해야 하는데도 원심에서는 이에 대해 심리하지 않고 유죄로 인정한 조세포탈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태광 회장은  앞서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2011년 4월부터 구속집행이 정지됐고, 이듬해 6월 보석이 허락돼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모기업으로 섬유 · 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인프라 · 레저 분야의 사업을 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태광그룹 창업주는 고 이임용 회장(1921년 ~ 1996년)이며, 1966년 ‘피죤 텍스(PIGEON TEX)’ 상표를 등록했 본사를  부산 동래로 이전하고 부산공장을 준공했다.

2014년에 태광그룹이 매출액 12조 1,000억 원을 기록, 2015년 자회사 (주)티브로드(구, 티브로드홀딩스)를 존속법인으로 하여 계열사인 티브로드한빛방송, 큐릭스홀딩스,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 티브로드서해방송 등 4개사를 흡수합병, 태광그룹은 섬유 · 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인프라 · 레저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태광그룹은 2015년 6월 부터 32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장학/학술 사업으로 일주학술문화재단, 일주학원을 운영, 세화여자고등학교, 세화여자중학교, 세화고등학교, 세화예술문화재단, 세화미술관, 예술영화상영관인 ‘씨네큐브 광화문’, 예술전용극장인 ‘삼일로 창고극장’ 등을 세워 운영하며, 지배회사는 태광산업이다. 

대주주인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가 그해 4월 간암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 이듬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호진(56) 전 태광그룹 회장은 8년 가까이 재판을 받는 동안 병원 입원과 보석을 거듭해, 실제 수감 기간은 63일에 불과하다. 서울서부지법→서울고법→대법원→서울고법→대법원까지 5번 재판을 받는 동안 그가 선임한 변호사는 전직 대법관 2명을 비롯해 113명(중복선임 제외 77명)에 달해 정관계 로비에 추문이 끊이질 않았으며, 이기홍 중앙신도회장의 연계설도 여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씨 등 태광그룹 임직원 6명을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ㄱ씨 등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골프장 휘슬링락CC의 상품권 81억원 어치를 2014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태광그룹 계열사 여러 곳의 자금과 명의로 사들여 이들 계열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k씨 등이 상품권을 사들일 당시 이 골프장은 이 전 회장이 소유했으며 이 전 회장은 올해 2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8월 태광그룹의 한 계열사에 이 골프장을 팔아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비용으로 알려진 상품권은 휘슬링락CC에서 4명이 골프와 식사 등을 할 수 있도록 발행된 것으로 1장당 가격은 170만원가량이며, 지난 2월과 이달 초 등 2차례에 걸쳐 휘슬링락CC를 압수수색 한 경찰은 k씨 등의 배임 혐의와 이 전 회장과의 연관성,  상품권의 사용 내역 등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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