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제17대 중앙종회의원들이 선출되었다. 중앙종회의원들은 선출이 된 후 부처님 앞에서 다음과 같은 선서를 한다. "비구(니) 아무개는 중앙종회의원에 취임함에 있어 불조의 가르침을 거울삼아 종헌 종법을 준수하고 종단과 사부대중의 법익을 증진할 중앙종회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가 삼보 전에 맹세합니다.“

부처님과 역대조사의 가르침을 거울삼아 종헌 종법을 준수하고 종단과 사부대중의 법익을 증진할 중앙종회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보 전에 맹세를 한 중앙종회의원들이 과연 그 맹세대로 종단과 사부대중의 법익을 증진해 왔는지 17대 중앙종회의원들은 성찰해 보아야 한다.

현 중앙종회는 자승 전 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불교광장 계파가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종회의원들은 사부대중의 법익보다는 계파 수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조계종단 내외의 중론이다. 심지어 중앙종회의원 후보자로 나서는 것도 소속된 교구본사 대중의 뜻이 아니라, 계파 수장의 의중에 달려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직능직 종회의원 후보에 이름을 올린 어느 스님은 특정계파 수장이 후보등록을 권유하여 등록을 하였지만, 그 이후 계파수장과 연락이 안되자 종회의원 선출이 안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스님은 결국 직능직 종회의원 선출에서 탈락을 하였다.

또한 직능직 종회의원은 말 그대로 종단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스님이 선출되어야 하는데 직능분야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스님이 직능대표로 선출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직능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계파내의 여러 수장들이 모여서 나눠먹기식으로 종회의원을 선출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져도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종회의원은 또 일반인이나 대중 승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불교개혁행동이 발표한 성명에 의하면, 승적에 의혹이 있거나, 폭행에 가담을 하였던 전력이 있거나, 밤새 술판을 벌이면서 고성방가를 하여 언론에 보도되었거나, 배임, 국고보조금 사기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성희롱으로 물의를 빚은 승려들이 버젓이 중앙종회의원으로 선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종단내외의 부정과 비리로 인해 교단 내부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지탄을 받는 출가자들이 중앙종회의원 후보로 나오거나 중앙종회의원으로 선출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종도와 불교대중, 사회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정계파의 사익만을 추구하는 몰염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이렇게 특정계파에 의해 좌우되리라는 것은 지난 9월 27일 총무원장 후보에서 동반사퇴를 한 세 분 스님의 기자회견에서 이미 예견이 된 일이다. 스님들은 기자회견에서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는 선거는 불교가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는 수모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을 하였으며,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이 이러한 파행선거의 배후임을 지적한 바가 있다.

특히 세 분의 스님들은 “만약 이번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 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은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되어, 불일은 빛을 잃고 법륜은 멈추게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였는데 이러한 것은 이번 중앙종회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사부대중의 중론이다.

17대 중앙종회의원스님들이 비록 특정계파에 의해 선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독립된 종헌종법기관으로 종단과 사부대중의 법익을 위해 헌신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고 계파수장의 지시대로 움직인다면 17대 중앙종회는 “불일은 빛을 잃고, 법륜은 멈추게 되는” 중앙종회로 기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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