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통일이 눈앞에 다가왔다. 올해 안에 4번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고, 두 번 이상의 북미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할 것이다. 통일이라면 어떤 사람은 남북 단일정권 체제를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우리는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배운 바도 많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보아왔다. 서로 전쟁하지 않고, 상호 자유왕래하고, 자유 투자가 보장된다면 그게 통일이다. 문대통령의 말대로, 우리는 5천년동안 한민족이었다가 70년동안 헤어져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올해 안에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었던가. 통일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 통일의 시대에 우리 불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10여년전 기독교 계통의 세브란스병원 결산서에 의하면, 연간 1,500여 억원의 병원 순수익금 중에서 통일후 북한 병원 건립목적으로 해마다 300억원의 기금을 적립하고 있었다. 10년전이니까 지금은 그 금액도 10배가 넘었을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한 곳이 그러할진대, 년수입 3천억원 이상인 대형교회가 30개가 넘는 기독교계가 앞으로 북한 지역에서 벌일 선교사업의 규모는 쉽사리 상상하기가 어렵다. 자유왕래와 자유투자가 허용되면 몇 년 만에 북한지역 곳곳에 마을마다 교회가 세워지고 시뻘건 십자가들이 하늘을 찌를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겠지만,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예수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그들은 교회를 세우고,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세웠다. 아니, 교회를 세우기 전에 우선 병원과 학교부터 먼저 세웠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예수교 계통의 병원, 학교는 셀 수 없이 많아졌고, 그 결과로 기독교와 천주교를 합한 신도의 수는 불교도의 숫자를 훨씬 넘어서서 기독교는 이제 대한민국 제1의 종교가 되었다.

부처님 법이 아무리 위대하다 한들, 그것이 중생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중생들의 질병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신도들로 하여금 사찰 문을 떠나가게 만든다면 그 무슨 위대함이 있겠는가. 훌륭한 부처님 가르침을 옳게 전하지 못하고, 올바르게 실천하지 못하는 오늘의 불자들은 깊이 참회할 일이다.

조계종 본사 주지들과 종단 간부들의 타락과 부패가 온 세상에 드러났고, 그 때문에 많은 불자들이 불교를 떠나갔고, 이제는 불교를 믿는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지경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승들은 반성하기는 커녕 패악질을 계속하며, 바른말 하는 스님, 불자, 불교언론을 내어쫒고, 이들을 탄압하는 행패를 계속 자행하고 있다.

자 이제 통일을 대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온 불자들이 힘을 합하여 북한 지역 주민들에게 부처님 법을 전하고, 방방곡곡에 교당을 세우고, 병원과 학교를 지어 불보살의 자비광명을 실천해야 함에도, 우리는 이를 위하여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기독교 책은 서점의 책꽂이를 가득 메우고 있건만 불교 책은 초판을 소화해 내기 어려운 현실, 수십개의 신학대학에 비하여 단지 3개밖에 없는 불교대학의 현실, 단 하나의 대학병원만 가지고, 요양병원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불교계의 초라한 현실 앞에서 이제 우리 불교계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어떻게 감당해 나갈 것인가.

불교가 신라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차돈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필요했다. 남북조시대와 당나라를 거쳐서 불교는 불과 500년만에 전체 중국대륙을 지배하게 되었는데, 이는 초기 역경승들과 포교승들의 피나는 노력에 의한 것이다.

북한지역의 포교를 위해서 예전처럼 순교를 하거나, 구법승처럼 사막을 건너다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계를 지키지 않는 스님, 범죄를 짓는 스님, 사찰 돈을 빼돌려 사치하며 자녀를 해외유학 보내는 비구스님은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수행과 보살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유명한 큰스님에게 돈 받치고 복 받는데 만 관심있는 불자들이 더 이상 있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우선 부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스님, 수행하는 불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도 못하다면 무슨 자격으로 북녘 동포들을 교화시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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