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9월 28일 실시된다. 총무원장후보에는 기호순으로 혜총, 원행, 정우, 일면스님등 4명의 스님이 등록을 하였고, 9월 11일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후보자가 자격에 이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작년에 치루어진 총무원장 선거에서도 출마한 후보 모두가 자격에 이상이 없다고 하였으나,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스님은 불과 10개월 뒤에 은처자의혹등으로 자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중앙종회에서 불신임을 당하고, 원로회의에서 불신임 결의안이 인준되었다.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원장의 불신임은 조계종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자격검증이 부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서 사과나 참회의 발언도 없이 9월 28일 총무원장에 출마한 후보들의 자격에 이상이 없다는 앵무새 결정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 총무원장 후보자의 검증은 사부대중에게 맡겨진 셈이다. 그런데 아직도 교계 일각에서는 자승 전 원장의 선거개입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번 총무원장 선거에서도 자승 전 원장은 당시 현직 총무원장으로서 봉은사와 호텔, 한정식집을 전전하면서 설정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식으로 불법으로 선거 개입을 한 전력이 있다.

이미 8년간 총무원장직을 수행하면서 한국불교를 환란에 처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승 전 원장이 설정스님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불법선거개입을 자행한다면 호법부는 이를 좌시하지 말고 종헌종법대로 처리를 하는 엄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총무원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원칙은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해야 한다.

명나라 말기 주굉스님이 편찬한 치문숭행록에는 노비구의 두타행이라는 이름 없는 노스님의 행적이 기록 되어 있다. “찬탄하노라, 두타행의 존멸에 법의 존망이 달렸다 하시니, 금구(金口, 부처님 입)로 베푸신 이 말씀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는데 요즈음 승려들은 기름지게 먹고 멋진 옷 입으며 화려한 집에 살고, 사지를 편케하며 좋아하는 장식을 왕공처럼 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말법시대에 법이 침몰하려 하니 실로 팔을 걷어부쳐야 하리라.”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하고, 사부대중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기름지게 먹고, 멋진 옷을 입으며, 화려한 집에 살고, 사지를 편케하려는 탐욕을 가진 자를 총무원장으로 선출하는 것은 노스님의 말씀대로 말법시대에 법을 침몰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후보에 대해서는 팔을 걷어 부치고 철저한 검증을 하여 교단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불광사 신도들로부터 퇴진을 요구받고 있는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지난 2013년 11월 27일 봉은사주지 인사가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매표행위에 따른 것이라고 폭로를 하였다. 즉 봉은사를 표로 사고 파는 뒷거래와 논공행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후보자들이 이러한 뒷거래와 선거이후 논공행상으로 표를 사고파는 불법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지 철처한 검증과 감시가 있어야 하며, 이를 목격한 스님들의 고발이 있어야 한다.

중국 송나라 진정스님이 귀종사에 머물 때, 해마다 절에 베와 비단이 구름같이 쌓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 "이것은 모두 신심있는 신도의 피와 땀이니 나에게 도덕이 없음이 부끄러울 뿐이다. 무엇으로 이것을 감당하겠는가?" 총무원장 후보로 나온 스님들이 신도들의 피와 땀을 감당할 도덕성이 없다면 스스로 사퇴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후보자 검증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진정한 수행자가 과연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 현 조계종단의 현실이라는 것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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