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재단법인 선학원 2층 법당 난간을 점유해 농성한 설봉 스님(기원정사 창건주, 선미모)을 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설봉 스님이 <불교닷컴>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무죄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같은 혐의로 고소된 <불교저널> 발행인과 편집인, 기자 역시 무죄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설봉 스님은 지난 3월 21일 개관을 앞둔 선학원 100주년 기념관 2층 법당 난간을 무단 점유 7일간 단식하며 농성했다. 선학원이 ‘시국선언’을 발표한 창건주와 분원장 20여 명을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는 날이었다. 설봉 스님 등 선미모(선학원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 소속 30여명은 “간담회에 자신들을 들여보내지 않았다”며 개관을 앞둔 선학원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입구를 승합차 등으로 막고 점거 시위에 돌입했다. 선학원은 "초청한 원로와 중진들은 간담회에 참석했고, 초청 대상이 아닌 스님들이 간담회 불참을 내세워 선학원 기념관을 점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봉 스님은 점거 단식농성 과정에서 선학원 이사장과 이사진 퇴진 요구에 이어 개인적 의견을 내세워 선학원 관계자에게 "선학원 정관 개정, 조계종 총무원장이 추천하는 2명 이사 선출, 조계종 종지종통 봉대"를 주장했다. 또 점거 농성 과정에서 선미모 측이 법인사무국 입구를 자물쇠로 묶어 출입을 막아 감금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선학원은 “재단과 무관한 불순 세력들과 손잡은 몇몇 창건주ㆍ분원장이 벌인 기습 시위와 점거 농성은 목전에 두고 있는 기념관 개관식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서 재단의 위상을 스스로 낮추고 하늘을 향해 침을 뱉는 훼불행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 배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은 매우 심각하고 우려스럽다. 재단은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동자와 가담자들이 이에 대해 공개참회하지 않을 경우 행위의 경중에 따라 엄중 대처할 것이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선미모 측은 승합차와 천막으로 기념관 입구를 막고 일주일 간 시위를 이어갔고, 선학원 측은 설봉 스님 등을 퇴거불응, 주거침입, 엄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설봉 스님을 퇴거 불응죄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7일 만에 농성을 푼 설봉 스님은 자신이 “조계종 총무원장이 추천하는 2명 이사 선출, 조계종 종지종통 봉대를 주장하지 않았다”며 <불교닷컴>과 <불교저널> 기자와 발행인, 편집인 등 모두 4명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수사를 벌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불교닷컴> 등 피고소인 전원을 무죄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 지난 3월 21일 선학원 100주년 기념관 2층 법당 난간을 점유하고 단식농성한 설봉 스님과 이를 지지하는 선미모 측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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