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개혁행동 촛불법회가 열린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자승 전 원장 구속' 등을 1천500여명이 11일 요구하고 있다.(사진=불교포커스)

불교개혁행동의 첫 촛불법회가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자승 전 원장 구속’, ‘중앙종회 해산’ ‘설정ㆍ현응ㆍ지홍 조계종 3 원장 퇴진’을 촉구하며 1천500여명이 11일 동참했다.

재가불자 연대기구 한국불교개혁행동은 이날 저녁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전국재가불자총결집대회를 봉행하고 ‘자승구속, 종회해산, 3원장 퇴진’를 요구하며 광화문을 거쳐 조계사 앞까지 거리행진했다.

이날 결집대회는 결의문을 통해 “자승 전 총무원장을 위시한 타락한 몇몇 권력승들이 재정과 부를 독점하고 있어 적폐의 온상인 자승 전 원장을 종단에서 추방하고 병폐집단인 권력승을 해체시킬 것”이라며 “조계종을 가장 평등하고 투명한 공동체로 거듭나게 하여, 국민들께 불교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결의문은 “자승 전 총무원장을 종단에서 반드시 추방시키고, 자승 전 원장이 세운 총무원장 설정, 교육원장 현응, 포교원장 지홍 역시 퇴진시키도록 노력하고 23일 전국승려대회에 사부대중 일원으로 참여, 종단개혁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면서 “기득권 유지 수단에 불과한 현 조계종 집행부와 중앙종회를 즉각 해산하는 한편, 사부대중의 평등한 종단참여ㆍ승가의 평등한 복지ㆍ사찰 및 종단의 재정 투명화를 이루기 위한 비상혁신기구를 구성해 파사현정의 정신으로 조계종 적폐청산과 개혁의 선봉에 서서 개혁이 완수되는 그날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회사, 격려사 및 연대발언 등으로 진행된 촛불법회 1부에 이어 2부 행사는 민중가수 안치환과 이수진이 불교개혁을 응원하는 공연을 하고, 참가자들은 보신각 광장에서 종로1가, 광화문 광장, 미대사관 등을 거쳐 경복궁사거리, 안국역을 지나 조계사 앞으로 이동했다.

광화문 앞에서 잠시 행진을 멈춘 불자들은 청와대가 있는 방향을 향해 ‘자승 전 원장을 즉각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조계사 앞에 도착한 불자들은 조계사와 조계종 총무원을 향해 ‘자승 구속’, ‘설정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사홍서원으로 결집대회를 종료했다.

공동대표인 김경호 지지협동조합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한국불교가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우리가 이 무더운 날 결집하게 됐다”면서 “지금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그간 논란이 된 조계종 적폐를 나열한 김 이사장은 “이 같은 각종 범계행위 및 범죄의 배후에는 자승 전 총무원장이 있다. 그는 지난 8년간 총무원장을 재임하며 종단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라서 검찰은 국고보조 사기배후로 지목되는 자승 원장, 불교적폐의 배후 자승 원장을 즉각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종단 사태 책임을 위해 중앙종회 해산 및 본사 주지 퇴진, 3원장 퇴진 및 개혁기구 구성 등을 요구한 뒤 “교단을 바르게 하는 장엄불사에 재가보살이 앞장서는 것은 종단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사부대중에게 되돌려 불교를 바로 세우기 위함”이라며 “눈 뜬 재가보살들이 오늘 먼저 성큼 내딛으니 뜻을 함께하는 대중께서 보다 많이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승려대회 준비위원회 상임공동대표 원인스님은 23일 전국승려대회와 관련 “지난해부터 종단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상황을 마냥 지켜볼 수만 없어 뜻 있는 스님들이 자정노력을 보여주고자 전국승려대회 추진에 나섰다”면서 “현재 종단 지도자라는 스님들은 대국민참회는커녕 도리어 승려대회를 반대하는 성명만을 발표하고 있다. 이는 현 종단의 패악이 뿌리 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원인스님은 “거대한 변화의 강물은 막을 수 없다. 만일 부패세력에 대해 침묵하거나 동조한다면 동타지옥(同墮地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국 3,000여 명의 수행납자와 1만 여명의 종도들께 고한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8월 23일 조계사 승려대회에 참석해 당당하게 개혁에 앞장서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법회에는 동국대 학생들이 ‘한태식(보광스님, 동국대 총장) 퇴진’, ‘자승 구속’ 퍼포먼스에 나섰으며, 안상민 불광사 정상화 추진위원,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미동추) 소속 김민정 씨, 화계사 학생회ㆍ청년회 동문모임 장현철 회장 등이 발언을 이어갔다.

동국대 학생 김민정 씨는 “2014년 종단 개입 사태로 동국대가 망가졌는데, 여기 와서 보니 그 또한 조계종 악행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종단 개혁이 곧 동국대 개혁을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동국대 학생들 또한 앞으로 종단 개혁 운동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결집대회를 주최한 불교개혁행동은 오는 23일 승려대회를 앞두고 전국 각지의 사찰을 돌며 개혁 동참을 호소하는 캠페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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