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여성을 이용해서라도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자 한 죄만으로도 설정총무원장스님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로 충분합니다. 설정 총무원장스님, 이제 그만 물러나십시오. 그리고 다시는, 그 누구도, 추악한 종단의 권력 싸움에 여성을 내세우지 마십시오.”

성평등불교연대는 ‘피해 여성을 무자비하게 앞세운 죄만으로도 설정 총무원장은 퇴진해야 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불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종권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의 인권을 무시하고 설정 원장의 딸을 낳은 의혹이 제기된 김○씨를 내세운 것”을 크게 우려했다.

성불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설정 원장의 딸을 낳은 의혹이 제기된 김○정 씨가 등장해 직접 기자회견까지 한 상황에 대해 “설정 총무원장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들의 인권을 짓밟는 행위는 그 자체가 여성에 대한 차별이며,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라며 “설정 총무원장은 추악한 종단의 권력 싸움에 여성을 내세우지 말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하와이 무량사 도현 스님은 지난 7월 24일 전○경의 친모인 김0정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설정 총무원장 퇴진을 요구했다. 이 녹취록에는 김0정 자신이 설정 원장의 부인이고 딸이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도현 스님 녹취록이 발표된 이후 지난 1일 설정 원장의 딸을 낳은 의혹이 제기된 김○정 씨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도현 스님 녹취록은 자신과 도현 스님이 만들어낸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성불연대는 “지난날 민주주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여성문제나 성차별은 늘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나거나 시급하지 않은 문제로 여겨졌다”며 “부패와 비리 등에 저항하는 정권 재창출 과정에서도 여성의 존엄성은 무시되었고, 여성의 인권이 무시되어도 대의를 위해서라며 침묵했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붓다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불교 교단에서 ‘은처’라는 용어가 오래전부터 회자되었지만 숨겨진 여성으로 살아가는 고통이나 그 여성들의 인권은 무시되었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감추어지는 현실을 참담한 심정으로 목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자와의 관계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했건 다른 남성과 관계를 했건, 수십 년 전의 일로 한 여성을 대중 앞에 내세우고, 그 딸의 행방을 추적하는 등의 일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일”이라며 “피해 여성을 내세워 자신의 죄 없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은 참으로 비인간적이고 또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들의 인권을 짓밟는 행위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가 여성에 대한 차별이며,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성불연대는 “종단의 적폐청산이나 그 어떤 대의명분을 내세워도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개하는 일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며 “우리는 부패한 종권 다툼에 여성들을 수단화하고,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여성의 고통을 무시하는 이 추악한 싸움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성불연대는 “여성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여성을 이용해서라도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자 한 죄만으로도 설정총무원장스님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며 설정 총무원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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