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광사대책위가 열리 불광사 로비에서 신도들이 지홍스님 부하직원 가섭스님을 주지로 추천품신한 것에 29일 항의하고 있다. (사진=불교포커스)

대각회 이사회가 구성한 불광사정상화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창건주 지홍에 이사회 인정’이란 지홍스님측과 ‘이사회가 창건주 지위 협의권 부여’로 해석하려는 광덕문도회측간의 의견 격돌이 확연해졌다.

불광사정상화대책위원회의 29일 불광사 1차 회의는 위원장 흥교스님, 광덕문도회 지정스님, 전 회주 지홍스님(조계종 포교원장)이 주지로 지명한 가섭스님(조계종 포교부장), 박홍우 불광법회 회장, 대각회 감사 월암ㆍ일광스님 등이 참석 비공개로 진행됐다.

지홍스님측 가섭스님이 회의 브리핑을 거부한 가운데 박홍우 회장이 불광사 신도들에게 회의 내용을 설명했고, 회의에서 대책위 성격규정에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났다.

회의는 대책위가 ‘창건주 지위’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는 가섭스님 측과, 지홍스님의 창건주 지위 논란이 대책위 안건이라는 광덕문회도와 신도회측이 대치했다.

대책위에서 가섭스님은 “대각회가 지홍스님의 창건주 권한을 인정한 만큼 창건주 권한 외 다른 부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고, 문도회 지정스님과 박 회장은 “광덕문도회를 통해 임기제로 진행되어 온 불광사 창건주의 특수성, 문도회 내부의 창건주 이양 결정 등에 대해 대각회가 아직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며 “창건주 권한이 사태의 본질인 만큼 이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책위에 대해 “지홍스님 창건주 권한에 이견이 없다면 애초에 대책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대각회 임원진들은 대책위가 창건주 문제를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광덕문도회 지정스님은 타협안으로 △창건주의 실질 권한을 행사하지 말 것 △창건주 권한을 광덕문도회 협의 없이 3자에게 양도하지 말 것 △특정 기한 이후 광덕문도회에서 협의를 통해 권한을 최종 양도할 것 등 세 가지를 약속한다면 창건주 권한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가섭스님은 답변을 하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판사출신인 박 회장은 대책위 결과를 신도들에게 설명하며, 지홍스님에게 창건주 권한을 유지할 자격이 없음을 분명하게 전달했다며 “2004년 지홍스님이 창건주 권한을 물려받을 당시 회의록을 대책위 회의에서 공유했다. 광덕문도회에서 애초에 창건주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한 바 있다. 지홍스님은 최근 스스로 문도회를 탈퇴하면서 일체의 자격을 상실했고, 부적절한 메시지 및 유치원 부정수급 의혹 등으로 (불광사와 문도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등을 대책위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책위에는 지난 7월 20일 제정한 ‘불광사ㆍ불광법회 운영에 관한 규정’에 대해, 지홍스님 재임 시기 제정임에도 불구, 인사 재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가섭스님은 “해당 규정 무력화”를 요청했다.

이에 박 회장은 “그간 사찰 운영의 대부분은 회주 지홍스님의 뜻대로 진행되어 왔다. 그 전례를 그대로 성문화한 것이 이 규정”이라며 “다만 현재 불광사 운영에 대한 신도들의 불신이 팽배해 신도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에 그 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운영 규정은 법납 45년, 세수 70세 이상은 ‘법주’, 그 이하는 ‘회주’로 칭한다고 적시되어 있어 40대 후반이며 해인사 홍제암 출신으로 교육원장 현응스님과 사형사제인 가섭스님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폐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회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위원장 흥교스님은 “이 문제가 광덕스님 정신에 따라 해결되어야 한다”며 “보다 많은 광덕문도회 스님들이 위원회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고, “지홍스님이 창건주를 계속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광덕스님 정신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차기 대책위를 하안거 중인 광덕문도회 스님의 해제(8월 25일) 이후에 열기로 결정했다.

회의에 앞서 불광사 신도들은 1층 로비에서 지홍스님 및 가섭스님 규탄 시위를 진행, 지홍스님이 부하직원인 가섭스님을 주지로 추천한 것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로비에 있던 신도들이 가섭스님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야유를 보내고 한 신도가 스님을 향해 물을 뿌리고 물병을 던지는 폭력사태가 발생. 물병에 맞은 스님은 머리에 상처가 났으며, 스님을 뒤따르던 종무원이 밀려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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