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전 단식 38일째인 설조 스님을 찾아와 "실정법을 어긴 부분은 문체부가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 사태가 27일 분기점을 보이고 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 퇴진과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중대 결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날 선원수죄회가 조계사 대웅전에서 참회할 예정이다.

설조스님은 "총무원 측에서 어제 당사자 퇴진과 개혁적인 인사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는 요구에 상당히 근접한 방안을 제시했으나 오늘 아침에 돌연 번복했다"고 27일 오전 밝혀 전날 시민사회원로들의 문체부 장관 방문과 면담 내용 공개 이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오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총무원에서 설정 원장을 만난뒤 설조 스님을 만났고, 도 장관은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정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이날 총무원 청사로 설정 원장을 만난 직후 우정국로를 거쳐 조계사 옆 설조 스님 단식 정진단을 전격 방문해  이 같이 말했다. 

문체부 장관 면담 후 설정 원장은 이날 오전 단식 중인 설조 스님을 방문해 자신의 거취와 종단 혁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소됐다.

그간 설정 원장 수호에 앞장섰던 일반직 종무원 57명이 갑자기 호소문으로 "총무원장 선거 당시부터 일부에서 제기됐던 의혹들은 이제 종단 운영 전반을 향한 의혹과 비난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당초 제기됐던 의혹의 진위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이 돼버리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종무원 일부가 "지금의 상황은 비록 직접적으로는 몇 가지 의혹에서 비롯됐으나, 더 근본적으로는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합리적인 종무 행정의 선을 넘어서고 반드시 해결했어야 할 문제들을 덮어 버렸던 우리의 과오, 그리고 종도와 시민사회의 시선을 무시하고 외면한 과보라고 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만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밝히며,  설정 원장 등을 향해 현 상황에 대해 이른 시일 안에 문제해결책을 수립해 종도들에게 공표하고 종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설조 스님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설조스님은 이날 "설정 총무원장의 퇴로를 열고 현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각자 자기주장을 포기하고 종단을 위한 회향을 하고자 했으나 번복됐다"며 "다른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설정 원장은 앞서 20일 일반 언론에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과 종단 혁신안 등을 발표하려 했으나 총무원장 거취와 혁신 방안 등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기자회견을 취소했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이날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대국민 참회 108배에 나설 예정이며, 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과 의장 월암 스님이 종단 개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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