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 앞 우정공원에서 기자회견으로 녹취록 공개하는 도현스님.(사진-=불교닷컴)

하와이 대원사(무량사) 주지  도현스님이  녹취록을 근거로 “김0정과 전0정은 설정 총무원장의 은처자가 맞다”고 폭로했다.

도현 스님은 24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조계사 옆 우정총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0페이지 분량의 공증 받은 녹취록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설정 총무원장의 숨겨진 부인으로 지목된 김0정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대청댐 인근 차량서 성폭행 당한 후 두 번째 관계서 임신”

도현 스님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0정이 설정 총무원장에게 충남 청주 대청댐 인근 차량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두 번째 성관계에서 임신해서 전0정을 낳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또 전0경이 아들인 줄 알던 설정 총무원장의 속가여동생이 김0정이 딸을 낳자 돌변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설정 원장은 김0정에게 생활비를 잘 주지 않았고, 1,00만 원과 1,500만 원의 돈을 준 뒤 세 번째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각서를 요구한 이야기도 담겼다. 딸 전0경은 김0정의 친정에서 신분을 감추고 숨어 지냈다. 김0정은 설정 총무원장의 태도에 ‘처음부터 나를 갖고 놀았다’는 이야기를 도현 스님에게 털어놓는다. 김0정의 속가 아버지는 설정 총무원장을 형사 처벌하려고도 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6월 2일 “전○경의 친모 김○정씨가 (전○경은) 경북의 모 사찰에서 만난 당시 50대의 김씨 성을 가진 남자 신도에게 성폭행을 당해 낳은 아이”라는 주장을 담은 김0정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직은 도현 스님이 공개한 녹취는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보인다. 김0정과 설정 총무원장 측이 어떤 해명에 나설지 관심이다.

녹취록과 녹음 파일을 기자들에게 배포한 도현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이 더 이상 거짓말로 종단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도현 스님은 “설정 스님과 김0정 씨, 그리고 그 딸의 관계를 굳이 자세히 말씀 드리지 않아도 익히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설정 스님은 제가 밝히는 이 문건의 내용을 듣고 은처자 문제를 인정하시고 총무원장에서 사퇴하시길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 했다. 

“설정 원장은 혼란 부추기지 말고, 사퇴 용단 내려야”

그러면서 “더 이상 혼란을 부추기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사퇴의 용단 내려주시길 바란다”며 “그것이 누란의 위기에 처한 조계종을 살리고 종단의 떨어진 위상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기자회견이 기폭제가 되어 종단의 개혁이 이루어지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계종, 불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도현 스님은 이날 “무량사 주지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나왔다”며 “2주 전 왔다가 그냥 돌아갔었다. 88세의 설조 노스님이 죽음을 무릅쓰고 단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동하지 않는 종도들에 많은 회한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계종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참담함을 느끼고 지난 50년의 제 승려생활도 많이 반성했다”면서 “하루빨리 조계종의 묵은 문제들이 해결돼 설조 스님이 단식을 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냥 있을 수 없어 기자회견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설조 스님 단식에도 침묵하는 종단에 참담한 느껴”
“설정 원장은 개인 안위만 생각, 지도자 자격 없어“

도현 스님은 “20여 년 전 우연히 가지고 있던 녹음 자료를 찾았다. 제가 오늘 불이익을 감수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이유는 설정 총무원장이 흠결이 있음에도 스스로 물러날 분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주위 스님의 만류도 있었지만 종단의 혼란이 가속화되는 이 상황에서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시는 분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조 스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35일 이어온 단식을 푸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서 종단 개혁의 길을 지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녹취록과 녹음 씨디(CD)는 교권자주혁신위에도 공식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도현 스님은 김0정이 하와이에 세 차례 찾아왔다고 밝혔다. 녹음도 그 당시 했다는 것.

스님은 “김0정은 하와이에 세 번 오셨다. 1998년 12월에 처음 단체관광으로 오셨다”며 “그때 왔을 때는 설정 스님의 친척이라면서 설정 스님이 암에 걸러 가족에 피해주지 않기 위해 미국으로 치료 오셨는데 가족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찾으러 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0정 씨는 설정 스님이 무량사에 없어 만나지 못하고 다시 돌아갔다는 것.

이후 김0정이 하와이를 찾아온 것은 1999년 1월 중순, 음력으로 섣달 그믐날이다. 이때 김0정이 자신이 ‘설정 스님의 여자’이고, ‘딸이 있다’고 했다는 것.

“김0정이 직접 내가 설정 스님 여자이고, 딸이 있다고 고백”

도현 스님은 “(처음 찾아 온 뒤 한 달 후인 99년 1월 중순, 음력 정월 섣달 그믐날”이라며 “당시 선방을 열어 섣달그믐날 하루 쉬면서 대중들과 차담을 하고 애로사항을 들어야 하는 데 김0정의 애로사항을 들어 주느라 차담에 참석하지 못해 대중 스님들에게 결례를 드린 일이 있어 정확하게 날짜를 기억한다”고 했다.

또 도현 스님은 녹음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두 번째 와서 김0정 씨가 ‘제가 설정 스님의 여자입니다. 딸이 있습니다. 설정 스님을 만나지 못하면 저는 이 자리에서 죽으려고 왔습니다’라고 말해 덜컥 겁이 났다”고 했다.

스님은 “김0정이 여러 번 죽겠다고 해서 덜컥 겁이 났다. 저와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살하게 되면 제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아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도현 스님은 녹음 파일 존재에 대해 “이 녹음은 김0정을 포함해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며 “그동안 녹음테이프 존재를 말하지 않았고, 다만 얼마 전 지인 한 두 사람에게 녹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주전 설조 스님 단식하신다고 해서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설조 스님이 고령인데 단식 오래하시면 안될 것 같아 만류할까 싶어 나왔다가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닌 것 같아 돌아갔었다”고 했다.

“김미정과 제가 나눈 이야기 녹음…김0정, 설정 스님에 죄송”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여성이 김0정임을 증명할 수 있냐는 질문에 도현 스님은 “제가 증명해 드릴 수 없다. 제가 가진 녹음테이프를 CD(씨디)로 옮기고 이를 속기사가 녹취록을 작성한 것”이라며 “기술적인 것 등 다른 것들은 제가 증명해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김미정과 이야기하며 직접 녹음한 테이프이다. 제가 간간히 한두 개 질문을 하고 김미정 씨가 하소연,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도현 스님은 녹음 파일 공개와 관련해 “회유나 협박은 전혀 없었다. 오늘 아침 전화 몇 통이 왔지만 받지 않아서 회유인지 협박인지는 모르나 전화는 많았다”며 “직접 회유나 협박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CD(씨디) 복사본과 녹취록을 기자들에게 드리는 것에 대해 설정 스님에게 대단히 죄송스럽고 김미정에게도 죄송하다”며 “어떤 비난도 원망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도현 스님은 “하루 속히 설조 스님이 단식에서 벗어나 생명의 위태로움이 없기를 바란다”며 “녹취록 파일의 내용은 총무원장 스님도 전혀 모를 것이며 (존재여부도) 처음 들었을 것이다. 설정 스님 뵌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도현 스님은 “녹음을 들어 보시면 알겠지만, 김0정 씨의 말이 빠르다. 없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고 있는 그대로 판단해 달라”고 했다.

“설정 스님은 김0정·전0경에 더 이상 몸쓸 짓 말라”
“없는 이야기·거짓말 말고 조용히 물러나시길 바란다”

그러면서 도현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을 향해 “이 문제로 종단의 여러 사람을 어렵게 하지 말고 따님에 대해 몹쓸 짓 하지 말고, 괴롭게 하지 말고, 귀찮게 하지 말고, 비참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또 “김미정을 불러내 더 이상 거짓말 하게 하지 말고, 많은 사람을 불러 이것저것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말고, 조용히 물러나시길 바란다. 분란이 수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자회견하는 것이다. 설정 스님에게도 대단히 송구하다”고 했다.

도현 스님은 “김0정은 하와이에 혼자 왔다. 나는 전0경의 사진과 편지 등도 갖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공개할 것”이라며 “무량사나 찻집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차 안에서 이야기를 했다. 차 창문을 열어 두고 녹음을 해 잡음이 심해 이를 제거한 녹음파일을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 기자회견 후 설조스님을 찾아가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도현스님.

도현 스님은 기자회견 직후 35일째 단식하고 있는 설조 스님을 찾아가 삼배를 올리고, 종단 개혁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데 감사의 뜻을 전하고 단식중단을 호소했다.

도현 스님은 “스님께서 너무 오랫동안 단식하셔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이 일(기자회견)이 도움이 돼 설정 스님이 빨리 사퇴하고 스님도 단식 그쳐서 건강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용기 내 왔다. 스님이 불교 살리고 조계종도 기 세우신다”

그러면서 “스님과 인연이 부처님 성지순례부터, 법난으로 미국으로 오신 후 여래사에서 뵙고 미국서 활동하는 스님 따라 저도 살아왔다”며 “스님의 단식을 따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같이하는 단식하는 마음으로 왔다. 스님이 종단을 걱정하고 개혁을 이루려는 원력은 성취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도 작은 일이지만 용기 내어 왔다. 스님께 감사하다. 스님이 불교를 살리고 조계종 종도의 기를 세워 주고 계신다”고 했다.

이에 설조 스님은 “마음과 마음이 모이고 바른 불자들이 뜻을 모으면 50년대 중반에 선대 스님들이 이룩하신 정화 종단이 제자리 잡을 것”이라며 “어려움 무릅쓰고 교단 바로세우는 데 용기 내셔서 기자회견을 하신 데 대단히 고맙다. 큰 힘이 되겠다”고 했다.

“선대 스님들 이룩하신 정화종단 제 자리 잡을 것”

도현 스님은 “스스로 단식의 뜻을 거두시고 이제 건강을 챙겨 개혁 동참하는 사람들의 지도자가 되셔서 이끌어 달라. 개혁은 희망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스님이 살아계셔야 한다”면서 “스님이 보여주셨다. 저희는 그 길 따라가고 있다. 35일은 적은 날짜 아니다. 초인적인 일을 하셨다. 이제 단식을 그치고 몸을 차려서 인천의 사표가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설조 스님은 “제 바람은 정화 주체의 후예들이 선대 스님들의 뜻을 이어 받아 허물어져 가는 교단을 바로세우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오늘 한 번도 다짐하고 기도해 본다. 고맙다”고 했다.
▲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도현스님. 이날 경찰은 조계종 총무원이 도현스님을 강제로 끌고 가려한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대불련 동문행동이 동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도현 스님을 총무원으로 데려갈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다. 도현 스님의 기자회견은 대불련 동문행동 회원들이 나서 주변을 통제하면서 진행됐다. 도현 스님의 문중 사찰인 서울 삼각산 도선사의 도견·도성 스님 등 국장급 소임자들이 나와 도현 스님과 이야기하려 했지만 도현 스님은 대응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이 기사는 업무제휴에 의해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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