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촛불법회(사진=불교닷컴)

조계종적폐청산 촛불법회가 1천여 명의 불자들이 ‘설정퇴진, 자승구속’ 깃발과 피켓을 들고 조끼를 입고 우정국로 거리를 메우며 범불교대회로 확대됐다.

특히 21일의 조계사 앞 촛불법회는 조계사 불교대학 학생회가 현수막을 내걸고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릴레이 단식 및 108배 실행’을 선언했다.

이날 촛불법회는 범불교도대회로 개최, 현직 포교사와 조계사불교대학 학생회가 참여했고, 종교인 개혁연대가 이뤄졌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가 주최한 이날 범불교도대회에는 불청사랑(대한불교청년회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불련 동문행동 등 청년 불자들과, 불광사 불광법회, 불력회, 길상사 거사림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지지협동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용주사 신도비대위, 조계종 포교사단 정상화를 위한 모임 등 연대단체,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청정승가탁마도량 등 승가단체 소속 회원들과, 3.1운동 100주년 종교인 개혁연대가 공식 연대를 선언했다.

조계사 불교대학 학생회는 현수막을 걸고 거리 촛불법회 참가자들을 위해 아이스크림 1천여개를 보시했고, 한 참석 불자는 얼음생수 600여개를 보시했다.

조계사 측의 방해용 맞불집회는 이날도 이어져 총무원과 조계사의 일부 종무원들과 설정 총무원장의 상좌가 주지인 화계사의 ‘불교대학 1학년 2학년’이라는 알림판이 붙은 2대의 버스에서 내린 동원된 신도 수십 명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있었고 고성능 스피커로 염불송이 계속됐다.

▲ 21일 촛불법회가 우정국로에서 법불교도대회로 열렸다.

이날 촛불법회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초기까지 전 청와대불자회 총무를 지낸 장덕수 포교사(포교사단 염불봉사팀장)이 포교사복을 입고 참석, “만약 설조 스님께서 목숨을 잃게 된다면 조계종단은 부처님의 제1계율 불살생(不殺生)을 어기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내가 사랑하는 종단이 살인을 범하는 비극을 두고 볼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조계종 공식 포교사복을 입은 장덕수 팀장은 “제가 바로 설조스님 친필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께 전한 장본인”이라며 “조계종이 살계를 범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면서 “서한 전달 후 종단으로부터 ‘왜 전달했느냐’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 ‘종단이 불살생을 꼭 범해야겠는가. 일단 스님을 살리고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면서 “지금도 똑같은 마음이다. 내가 사랑하는 조계종이 살인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하고, “포교사들이 촛불법회에 참여하면 (종단에서) 징계를 하겠다고 해서 일부러 포교사복을 입고 입었다. 징계하려면 하라”고 말했다.

▲ 촛불법회에 참여한 조계사불교대학


조계종적폐청산 촛불법회에는 불교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천도교 등 종교인들이 참여하는 '3.1운동 100주년 종교인 개혁연대'가 성명을 발표하고 대회에 참석, 공동대표인 이정배 감신대 명예교수는 “목숨 바쳐 교단을 개혁하겠다고 나서는 불교계의 이 같은 모습에 대단함을 느낀다. 이 자리가 종교개혁의 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저도 참석하게 됐다”고 말하고, 성명을 통해 “설조 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드러난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전반의 물신주의와 비리, 도덕적 무감각 등에 참회한다”며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는 설조 스님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즉각 응답해주시기 바란다. 이미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의혹들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촛불법회에서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여망을 계속 실망시켜 죄송하다. 스님도 욕망을 가지고 있어 잘못할 수 있지만, 인천의 스승이 되겠다고 출가한 수행자가 인간적 욕망에 실수하고, 수행자로서 결격 사유가 생기고 파계하면 부끄러워해 하고, 후미진 곳에 없는 듯 살면서 참회하면 누가 손가락질 하겠냐. 그런 사람들(파계한 권승)이 고위직을 누리고 뻔뻔하게 살아간다”면서 “뿌리가 드러난 앙상한 나무는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여러분은 바람이다. 나무는 반드시 쓰러진다. 끝까지 바람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영국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조계사가 수행환경 파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다. 누가 수행환경을 파괴하나, 서울대 나왔다고 거짓말하는 것이 수행인가, 숨겨놓은 딸에게 거액의 생활비를 매달 지급하는 게 수행인가, 성추행 성폭행을 저질러 놓고도 뻔뻔스럽게 버티는 것이 수행인가, 88째 노스님이 32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데도 외국으로 다니고 조카 상좌가 비방하는 글을 게재하는 것이 수행이냐”면서 “설정 원장은 이용선 수석에게 ‘종단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자정과 변화가 가능하다. 속단하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32일 동안 뭐하고 있었나, 설조 스님이 입적하시기만 기다렸나, 그러면서 신도들 앞에서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법하느냐”고 말했다.

이날 범불교대회 결의문은 중앙종회 법륜승가회 선광 스님과 박병기 한국교원대 대학원장이 대표 낭독했다.

결의문은 “설조 스님은 ‘불교가 부패하면 그 부위만큼 국가사회가 부패한다’, ‘조계종이 청정해야 나라가 청정해진다’고 말씀했다. 우리 역시 불교가 이 사회에서 갖는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민족과 고락을 같이해 온 문화의 종교, 불교의 적폐청산을 위해 국민들께서도 보다 많은 관심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현 조계종 지도부가 사퇴할 때까지 조계종단에 대한 어떠한 참여나 협조도 거부할 것이며, 오늘(7월 21일)부터 설조스님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의미로 릴레이 단식 및 108배를 실행하여 노스님의 뜻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선언하고, 설조 스님에 대해 “뜻을 받들어 승려대회 및 범재가자대회를 반드시 개최, 개혁을 완수할 테니 저희를 믿고 단식을 멈추어 달라”고 밝혔다.

촛불법회에 이어 참가자들은 우정국로를 가로질러 설조 스님 단식정진단 입구로 이동, 설조스님은 대중에게 “여러분은 불자다. 가사상태에 있는 교단을 살리려고 해야지 교단을 살리는 기폭제가 되기 위해 나온 저를 살리겠다고 하면 안 된다”면서 “여러분의 간절한 신심과 구종심이 이 교단을 살리게 될 것이다. 그 간절한 마음이 시민과 언론을 감동시킨다면 교단을 장차 거룩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조스님은 이어 총무원과 <불교신문>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 대해, “군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은 정진하라는 큰스님 말씀에 안거에 매진했는데 통지서를 받지 못해 어느 날 군 기피자가 되어 있었다. 당시 저를 아끼던 한 사형께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기에 그 말을 믿고 맡겼다. 그런데 제 호적을 고쳐놓았다”면서 “동국학원 감사나 불교방송 이사 선임에서 일부가 저를 선임하지 않으려 공격했지만 행정소송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늘 부끄러웠다”고 말하고, 불국사 주지 재임 당시 분담금 미납으로 초심호계위원회에서 제적 징계와 관련, “부임한 후 납부한 분담금이 아닌, 전임 주지 시절 밀린 분담금을 문제 삼은 것”이라며 “징계는 송월주 총무원장 당시 정치적 문제에 의한 것이어, 당시 관련 서류 일체를 복사해 세 군데에 나눠 보관을 했고 지금도 갖고 있어 감사해도 좋다. 불국사 역대 어느 주지보다 투명하게 살았음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촛불법회에서는 이삼철 춤예술가가 '설정퇴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21일 촛불법회에서 이삼철 춤예술가가 '설정퇴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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