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조스님이 조계사 앞 촛불법회에서 12일 발언하고 있다.(사진=불교닷컴)

 

설조 스님은 단식 23일째인 12일  촛불법회 참석자들에게 “어려운 사정에도 교단의 높은 종정 스님, 원로 스님, 율사 스님이 침묵하고 계심은 저 무뢰배들을 방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와 각계 방문자들이 설조 스님에게 단식중단을 요청했으며,  12일 촛불법회 직후 대중 앞에선 설조 스님에게 한 불자가 “단식을 중단하고 함께 종단개혁 운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했지만, 스님은 “그건 안 될 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촛불법회에서 설조 스님은 “여러분, 베트남 사태를 보지 않았나. 몇몇 비구 스님들의 소신공양으로 고딘지엠 정권을 무너뜨렸다”며 “예측이 불가능하고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면 어떤 희생 없이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설조 스님은 “여당이니 야당이니 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어지럽힐 때 국민이 무슨 상관이냐고 외면해도 노무현 정부가 탄생했을지, 또 현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단과 시민들 정서가 어지럽혀지고 일반 사회법에 저촉되는 일을 자행해 그 추태가 공영방송을 통해 국민이 접해도 그 진상을 규명하고 그 불의를 저지른 사람에게 정당한 제재를 가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부 당국자나 정치인들은 종교 집단의 일은 종교 내부에서 해결하라고 한다”며 “ 만약 한 집안에 강도가 들어와 난행을 저질러도 경찰과 검찰과 정부가 무슨 책임이냐, 그 집안 식구들이 스스로 보호해야지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

이어 설조 스님은 단식을 하다 목숨을 다 하면 이후 법구 수습과 처리를 대리인을 선정해 맡도록 했다고 발언했으며, 앞서 지난 9일 장례 집행 및 유해의 수습과 처리, 보관에 관한 사항 등을 친지와 법률가 등에게 위임했다.

이날 스님은 “제가 단식 정진하다가 숨이 멎으면 제가 평소에 앉던 자리에 유골을 놔두고 교단이 정화될 때까지 투쟁하길 바란다고 했다”며 “제 젊은 도반들은 불충한 종단 당국자들이나 산중의 문중 스님들이 내 시신을 수습해 장례하겠다며 탈취하려할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회에서 ‘살아서 함께해 달라’는 참석한 불자의 공개 요청에 설조 스님은 “그것은 저도 원하는 것이지만, 저도 이 목숨이 귀한 줄 알고, 이 시간이 제게도 어려운 시간”이라며 “제 생전에 교단이 정상화 되지 않아도 여러분은 주저하지 마시고 제가 앉던 자리에 유골을 놔두고 소원이 성취되도록 부처님께 기도하고, 정당한 주장을 계속해 지금과 비슷한 불행한 일이 우리 국토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법회에는 대불련 동문행동, 불청사랑, 길상사거사림회, 불광사불광법회 명등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촛불법회 직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설조 스님 살리기와 설정 총무원장 퇴진 및 자승 전 원장 구속 등을 염원하는 108참회 기도를 위해 대웅전으로 형하던 길을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 상임감찰들과 경찰들이 봉쇄해 차단됐다.

이날 청정승가탁마도량 대표 원인스님은 촛불법회에서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오는 8월 21일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면서 “조계종이 창종 이래 최악의 상황에 처한 만큼, 양심 있는 스님들이 이날 오후 1시 조계사에 모두 집결해 아직 한국불교가 살아있음을 증명하자”고 말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의 ‘설정원장 퇴진’ ‘자승 구속’ ‘설조 스님 단식정진 지지’를 위한 사부대중 촛불법회는 14일 토요일 서울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정보센터 앞에서 다시 열린다.

 

▲ 설조스님의 촛불법회 발언에 동참한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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