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주사 중진승려비대위원장 대안 스님이 9일 성월 주지의 용주사 차기 주지 입후보와 관련해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사진=불교닷컴)

“수계를 받지 않고 도박승인 쌍둥이 아빠가 효찰대본산인 용주사 본사주지를 다시 맡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은처승이 교구본사 주지를 하면 소도 주지할 수 있다”는 비난까지 듣는 조계종 제2교구본사 차기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후보자 입후보 결과 쌍둥이 아빠로 지목된 성월 현 주지가 후보등록했다. 용주사 신도비대위가 쌍둥이 아빠를 교구본사주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신도항쟁을 벌인지 4년째지만, 유전자 검사를 약속한 성월 주지는 약속 이행은 커녕 국민적 파문을 일으키고도 재임에 도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성월 현 주지가 재임에 도전하자 용주사 중진승려 비대위(위원장 대안 스님)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월 용주사 주지 후보 자격에 이의를 제기했다.

대안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성월 주지를 ‘김0진 처사’로 부르며 차기 주지에 입후보할 자격이 없다면서 후보자 자격 이의를 제기하며,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 신청서를 접수했다.

대안 스님 등 용주사 중진승려 비대위는 성월 주지가 ▷수계를 받지 않았고 ▷독신 수행자가 아니며 ▷도박과 금권선거 파문을 일으키는 등 하자가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대안 스님은 기자회견에서 “김0진(성월) 처사는 승려의 자격조건인 수계를 받지 않아 승려의 신분이 아니며, 부부관계를 갖고 자식을 출산해 독신수행자라는 조계종 승려의 자격이 존재 하지 않으며, 익히 알려진 자승 전 원장 등 16명의 도박승려 중 한 사람으로, 2014년 금품을 살포해 용주사 주지가 된 하자가 있다”고 했다.

대안 스님은 “이 같은 사실은 승려 뿐만 아니라, 종단 구성원인 신도들과 심지어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며 “처사 김0진(성월)이 종단의 책임자인 자승 전 총무원장의 비호를 받고 있어 조계종 내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오히려 문제제기한 승려들만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사 김0진(성월)의 후보자격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무”라고 했다.

대안 스님은 “김0진(성월) 본인이 2015년 10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전자 검사를 통한 의혹 해소, 해명되지 않으면 그 직위에서 책임지고 물러난다고 약속했다”며 “유전자 검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후보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또 “김0진이 수계 받은 사실이 없음은 총무원 컴퓨터 검색을 통해 5분이면 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중앙선관위는 조속히 총무원 총무부에 김0진과 동일시기, 동일 은사로 사미계와 비구계를 받은 승려가 있는 지 확인하여 그러한 승려가 없다면 즉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성월 주지의 미수계 문제는 열반한 전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이 크게 문제 삼았다. 정호 스님은 2014년 6월 “사미계, 비구계를 받지 아니하였어도 승적부의 허위 기록만으로 승려가 될 수 있는가”라며 성월 주지의 미수계 문제를 공론화한 바 있다. 자승 총무원장 발의로 만들어진 <승적조치 특별법>에 의해 승적 문제를 아예 거론조차 못하도록 봉쇄하자 정호 스님은 승적부의 허위기록으로 승려 자격을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까지 던졌지만, 당시 조계종 총무원은 이에 대해 공식 해명을 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승적부 허위여도 특별법 적용되나”]

대안 스님 등 용주사 중진승려비대위는 성월 주지가 범어사에서 사미계를 받고 봉선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본사주지 자격에서 가장 기본인 승려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4년 자승 총무원장 시절 조계종 총무원은 정호 스님의 질문이 물은 성월 주지 구족계 수지 여부에 명쾌한 답을 밝히지 않았다. 조계종단은 독신출가승만을 인정한다. 1962년 통합종단 출범 전후 당시 비구승들은 ‘불법에 대처없다’는 구호 아래 이성 관계를 맺은 승려들을 조계종단 밖으로 몰아냈다. 현 <종헌> 9조 1항은 조계종의 승려는 독신출가자에 한하며, 독신일 경우 승려의 지위를 인정한다. 조계종 승려이지만 부부관계를 갖고, 자식을 출산하면 승려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안 스님은 “처사 김0진(성월)의 수계 여부와 관련 범어사와 봉선사에 수계 사실을 문의한 지 2년이 지나도 각 종무기관은 답변조차 하지 않는다”며 “자승 전 총무원장의 비호 속에 적주비구가 비구 행세를 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수계사실 여부부터 따져 후보자격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스님은 “종단은 물론 종단의 변화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몇몇 스님들을 찾아 갔지만 성월 주지의 문제를 알면서도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중앙선관위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월 주지 퇴출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안 스님은 이날 주지후보자격 이의신청서를 경찰과 호법부 직원의 안내로 중앙선관위에 접수했다. 용주사 신도비대위 벽련궁 공동대표가 대안 스님과 함께 중앙선관위에 가려 했지만 경찰 병력이 총무원으로 진입을 막아서 항의를 받았다.

성월 주지가 2014년 주지 선거에서 금품을 살포했다는 혐의는 매우 구체적이다. 은처자 문제와 구족계 미수지 여부도 마찬가지다. 법원조차 용주사 주지선거에서 금품이 살포된 것을 인정했다. 다만 수원지법은 "성월 주지를 금권선거를 이유로 수원지검에 업무방해죄로 고발됐지만, 이것이 성월 주지가 직접 금품을 제공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수원지법의 판단은 금품살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구족계 미수지, 은처자, 돈선거 모두 조계종단 내부의 문제로 일반 사법기관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이 같은 법원의 태도는 종교 내부 문제에 사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따른 것으로 성월 주지를 둘러싼 묵은 논란을 해소하는 판결은 아니었다.

수원지법은 오히려 성월 주지와 관련해 사실혼 관계와 금품선거 등 진상을 밝히기 위한 용주사 신도비대위의 항쟁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성월 주지와 함께 성법 부주지가 입후보했지만, 용주사를 비롯해 조계종단 내부에서는 성월 주지로 단일화를 점치고 있다. 세영·성직·성효 스님 등 유력 후보들이 대거 후보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부주지 성법 스님이 나왔지만 성법 부주지가 교구 내 대중적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주사 전강문도회 가운데 큰 축을 이루는 송담문도회는 송담 스님이 조계종단에서 탈종하면서 그 상좌들의 선거권(투표권) 문제가 불거져 있다. 조계종이 송담 스님이 탈종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도 이미 법보선원이 조계종 <법인관리법>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종단 등록을 하지 않아 송담 스님 제자들의 선거권은 박탈될 것으로 보인다. 송담문도를 제외한 용주사 전강문도회는 오는 17일 차기 주지후보 선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처자 파문을 일으킨 설정 총무원장 체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쌍둥이 아빠로 불리는 성월 주지와 관련한 입후보 자격심사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성월 주지의 입후보 자격이 ‘이상 없음’ 결정이 나올 경우 조계종단은 독신출가승 제도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성월 주지가 차기 용주사 주지에 당선하면 은처승으로 지목된 설정 총무원장이 쌍둥이 아빠로 지목된 성월 주지에게 교구본사 주지 임명장을 주는 해괴한 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제2교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지강 스님)가 7월 5일부터 7일까지 용주사 주지 후보등록을 받은 결과 성월 스님과 성법 스님이 등록을 마쳤다. 중앙선관위는 12일 입후보자 자격심사 및 산중총회 구성원 명부를 확정한다. 차기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는 7월 17일 오후 1시 열릴 예정이다. 입후보자 중 한 사람이 사퇴하거나 자격 심사에서 이상이 생기면 산중총회 선원 여부와 관계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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