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되었다.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보장하는 내용이 합의가 되었다. 앞으로 후속 실무회담을 통해서 남북과 북미정상이 합의한 내용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되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작년연말의 극한 대결 분위기에 비하면 남북관계의 역사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남북이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서 남북불교도 앞장서서 교류를 통해 평화체제 정착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남북불교는 교류를 통해 조계종에서 신계사 복원을 했으며, 천태종은 개성 영통사를 복원했다. 또한 북한 정부도 안변 석왕사를 복구한 것을 통해 남북 공히 가장 중요한 민족문화유산에 대한 복원 조치를 단행하였다.

또한 2016년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평양의 법운암 칠성각, 평안북도 태천의 양화사 천왕문, 명부전, 봉축전, 황해남도 송월암, 신천 자혜사 승방, 황해북도 속명사 요사채, 함경북도 쌍계사 수황루 등 21개소가 개보수되었으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보도에 의하면 민족유산보호지도국이 북한주재 독일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개성시 관음사를 크게 보수하였고, 2015년에도 개성 안화사를 보수했다고 한다.

북한정부가 민족의 정신적인 주춧돌 역할을 해 온 불교에 대하여 적극적인 문화유산 보호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불교가 우리 민족의 생사고락을 같이 해 온 종교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앞으로 남북불교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북의 불교교류는 서로의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남북은 똑같은 형태의 사찰을 가지고 있으며, 동일한 부처님 교리를 신행하고 있다. 또한 그 교리를 실천수행하는 수행자가 있다는 점도 남북의 불교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조계종은 지난 3월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남북불교대표단의 서울과 평양 교차방문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불교대표단은 북한 사찰을 방문해 봉축점안법회를 봉행하고, 조선불교도연맹 대표단은 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에 초청을 하는 제안을 거론하였다. 또한 향후에는 신계사 복원 11주년을 기념해 남북합동법회를 봉행하고, 신계사가 복원된지 10년이 넘은 만큼 정밀진단과 보수공사를 추진한다고 발표를 하였다.

그러나 조계종이 공언한 부처님오신날 남북불교대표단의 서울과 평양 교차방문은 성사되지 않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지금 조계종이 남북불교교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려진 것이 없다.

불교는 남북의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민간교류 협력에 최일선에서 앞장서야 할 당위성과 책무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조계종 내의 파계와 부정비리의혹으로 말미암아 교류협력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한 상황이다. 기독교계는 현재 북한 이탈주민들의 남한정착지원, 조중 접경지역에서의 북한 이탈주민 보호, 통일사역자 양성을 주장하면서 남북교류에 매진하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조성되는 시점에 불교계는 다양한 민간교류를 통해 남북교류의 틀을 확대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한 확대 노력을 통해 올해는 이루지 못했지만 내년 부처님오신날에는 조선불교도연맹의 관계자들이 서울에서 진행되는 연등회에 참여하고, 남측의 사부대중이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공동기원법회에 참여하는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 민족의 역사를 함께 해온 불교가 통일과 평화체제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통일불사에 모든 국민과 불자 사부대중이 동참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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