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승가회는 21일 설조스님이 단식하는 우정총국 뒤편 천막 정진단 앞에서 청사에서 퇴거 당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법륜승가회의 중앙종회의원 8명은 20일 저녁 부터 조계종 총무원청사로 쓰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 철야 농성후 21일 아침 9시경 총무원 직원들에 의해 강제 퇴거조치됐다.

법륜승가회에 따르면 기념관 로비에서 내몰린 것인 아침 예불 이후이며 직후 법륜승가회는 “총무원이 중앙종회를 능멸했다”고 성명을 냈다.

법륜승가회는 “설조 큰스님 단식을 지지하며 총무원 청사 로비에서 연좌농성으로 지난밤을 보냈다”며 “오늘(21일) 오전 9시경 총무원 직원들의 아침예불에 동참한 직후 호법부 교역직 스님들의 완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떠밀려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선광 스님(법륜승가회 부회장)은 “종단 현안과 관련해 청사에서 종헌종법에 의거해 중앙종회의원으로서 종도의 의사를 전달하려 했지만 전달되지 못했다. 21세기에 19세기를 사는 조계종단의 민낯을 보는 민망함을 또 한 번 처절히 느꼈다”면서 “아침 예불에 동참한 후 농성을 하던 자리로 돌아가 앉으려 하는 데 가사도 벗지 않은 상태에서 총무원의 국장들이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종회의원들에게 나가달라‘고 했고, 법륜승가회 스님들이 거부하자 다수의 힘을 앞세워 물리력을 쓰는 데 출가자로서 도리(물리력으로 대응)를 넘어설 수 없어 물러났다”고 했다.

법륜승가회는 앞서 중앙종회에 종단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하지만 분과위원회 회의 등에서 거부당했다.

이날 법륜승가회는 기자회견에서 20일 설조 스님이 단식하는 우정총국 뒤편 천막 정진단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월 1일과 5월 29일 MBC PD수첩의 두 차례 방송 보도로 인해 종단 문제가 국민들에게 전달돼 얼굴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러운 상황에서도 중앙종회가 열리지 않는 것은 중앙종회가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륜승가회는 “지난 6월 1일 MBC PD수첩 방영에서 제기된 의혹 진상규명과 파생된 종단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종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중앙종회 의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오히려 7월 17~18일 양일간 속초의 한 호텔에서 중앙종회의원 연수를 갖겠다는 문자를 일괄 발송했다”면서 “엄중한 시기에 임시종회를 열지 않고 호텔에서 의원연수를 하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참으로 아연실색할 노릇”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륜승가회는 “(임시종회 소집 거부는) 공식회의를 통해 종단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법륜승가회 소속 종회의원들과 종도의 희망과 기대를 무시하는 일이자 중앙종회 고유의 역할을 포기한 일”이라면서 종헌 기구인 중앙종회가 종도 대의기구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를 상실한다고도 밝히고, 중앙종회의 (의장 원행 스님)에게 “하루 속히 임시종회를 열어 종단이 처한 위기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논의해야 하며 임시회 소집을  다시 거부한다면 종회의장은 그 직책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조속히 사퇴하라”고 밝혔다.

법륜승가회는 이어  “종도 여러분 설조 큰스님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면 목이 멘다”며 “우리가 무엇을 위해 출가했습니까. 불의에 타협하고 침묵하지 말고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면서 “종도의 주인은 감투를 쓰고 있는 종단의 소임자가 아니라 종도 여러분이니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주권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선광 스님은 “중앙종회 해산을 위한 서명운동 하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팠다. 오죽하면 종도가 종회 해산 서명까지 받겠나. 이는 종회가 기능을 상실해 종도의 마음을 표출한 것으로 본다. 종회 역할 못하면 존재 이유가 있겠나 싶다. 종회의원 사퇴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고,  광전 스님은 “종회의원 사퇴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법륜승가회는 20일 저녁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면담한 내용에 대해, 선광 스님은 “총무부장은 원장 스님이 해외에 나가 귀국하면 자리를 만들겠다. 원장 올 때까지 철수했으면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한상균 위원장 때 자승 총무원장이 외국에 있었지만 전화로 지시해 한상균 문제 다룬 적이 있다고 안다”고 밝혔다.

강제 퇴거 조치와 관련, 선광 스님은 “종회의장과 통화했다. 우리가 끌려나오다 시피 했는데 종회의원 단체인 법륜승가회를 완력으로 퇴거시킨 것은 입법부에 도전한 게 아니겠나. 종회의장 스님도 참담하다고 했다“고 밝혔고, 광전 스님은 “다양한 목소리 존재하고 듣는 게 상식인데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구시대적인 완력으로 물리치자는 것이 조계종 민낯”이라고 밝혔으며, 이암 스님은 "총무원이 종회의원들을 농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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