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
훌륭한 복전(福田)1)에 귀의하면 여러 좋은 결과를 키워 번성2)하게 하고 3독의 과실과 우환3)을 떠나게 되어 티 없는 청정한 바(信)4)이니라. <제법집요경>

458
위 없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 마음이 견고히 물러서지 않아 사문행(沙門行)을 잘 지켜 나가고, 부처님의 미묘한 가르침을 널리 펴 중생이 감로미(甘露味)를 얻도록 하여서 자타(自他)가 속히 깨달음(涅槃道)을 얻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승보는 가장 참되어 안락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니라. <수호대천국토경>

459
승가는 견고히 계행을 지키고 해탈문에 증입(證入)하여 공덕 과보의 국토에 머무르게 되노니 이러한 까닭으로 저는 찬탄의 예경을 올립니다. <존라성취의궤경>

460
머리 숙여5) 대필추(大苾蒭, 비구)6)에게 귀의하옵니다. 세상의 복 더미가 되어 안락(安樂)의 근간을 지어 닦으며7) 윤회를 잘 끊으시기에 삼가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나이다. <해우경>

461
여러 선업을 성취하고 곧고 올바르게 수행하여 삿된 이름 없으니, 계법을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고 바른 지혜를 성취함은 곧 승보라. 승보는 세상의 복전이어서 공경스럽고 유순히 예를 드려야 할 것이니라. <증일아함경>

462
선남자야, 가령 어떤 이가 승보를 손상시킨다면 귀신이 마음의 틈에 들어, 사람의 몸을 결국 잃어 영구히 지옥에 떨어져서 나올 때 없으리니. <대교왕경>


제5 업연품(業緣品)

제1장 인신(人身)

인신(人身)의 무보(無寶)

463
부모께 받은 몸 살펴보건대 저 시방 허공 속에서 한 티끌 불면 있는 듯 없는 듯 하며, 넘실대는 바다 위에 뜬 물거품이 물결 따라 흘러 생겼다 없어지는 것과도 같으니라. <능엄경>

464
이 몸, 지혜가 없는지라 초목과 기와조각과도 같아서 지은 바 없구나. 바람에 움직이는 것이어서 부정하고도 더러움에 가득 차 있고 거짓된 것이로다. 비록 잘 씻거나 의식(衣食)을 빌리더라도 결국에는 닳아 없어질 것이니 이 몸은 재앙이어서 온갖 질병의 고뇌(百一病惱)이니라. <유마경>

465
4대(四大, 지수화풍)가 잠시 모여 편의상의 이름으로 몸이라 하는 바, 4대의 주재는 없어서 몸에도 자아가 없느니라. <유마경>

466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굽지 않은 그릇은 깨어지기가 쉬운데 중생의 받은 몸 또한 그러하여서 일단 몸을 받고 나면 온갖 괴로움의 그릇이 되고 만다. 큰 나무의 무성한 꽃과 과일을 새 떼가 깨는 것과도 같고, 마른 풀을 조그만 불씨가 태우는 것과도 같아서, 중생의 받은 몸도 괴로움에 파괴되고 마느니라. <열반경>

467
이 몸은 미혹으로 인하여 생기고 인연으로 인해 없어지면, 움직임도 없고 작용도 없고 자성도 없고 집취(執取) 역시 없다. 마치 산 속의 숲이나 약초가 인연에서 생겨나 자성도 없고 집취 또한 없는 것과 같다. 또 이 몸은 담벼락·기와 조각·초목(草木)·그림자과 같으니, 온처계는 집취가 없으며 공이며 무아(無我)이고 나의 것(我所)가 없으며 무상이며 곧 썩어 없어지며 진실하지 않으며 그릇된 것이며 여의어야 할 것이며 견고치 못한 것이다. <보살장정법경>

468
이 유루(有漏)의 몸은 온갖 부정한 더러움으로 가득하여 좋아할 바가 못 되며 견고하지도 못하다. 개미집과 같아서 개미떼가 편안히 서식할 때에 흰 코끼리가 와서 몸으로 개미 소굴을 비벼대면 이내 무너진다. 이 개미집은 오온의 몸이요, 흰 코끼리는 염마라사(琰魔羅使, 염라대왕)이니 몸뚱이의 허망함은 코끼리가 개미집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이 몸은 파초와도 같아서 머리에서 발에 이르도록 가죽·살·뼈·골수가 서로 화합해서 몸을 구성했을 뿐, 안에는 실체가 없다.
이 몸에는 강한 힘이 없어서 가죽과 살이 얇게 덮인 것은 칠을 입힌 담장이요, 무성한 털과 머리숱은 땅에서 돋은 풀과도 같다.
이 몸은 독사를 기르면서 그 해를 입는 것과도 같다. 자신이 이제 껏 음식과 의복으로 이 몸을 키웠지만 은혜를 몰라 도리어 악도에 떨어지게끔 한다.
이 몸은 원수의 집안이 친구라고 속여 틈을 보아 독약으로 그의 목숨을 끊는 것과도 같다. 내 몸도 이러하여 본래 진실한 것이 못 되며 마침내 무상함에 닿는다.
이 몸은 물 위의 거품이 비록 아름다운 유리 구슬의 빛깔로 비쳐도 찰나인연(剎那因緣)의 일어나고 잦아드는 무상함과 같다. 유위(有為)는 순간 순간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몸은 그림자와 같아서 비록 존재한다 하더라도 진실은 아니다.
이 몸은 다른 나라의 강한 원수와 같으니, (하물며) 자신의 몸도 그러하거니와 번뇌는 원적이어서 좋은 근기를 침범하여 약탈한다. 이 몸은 비유하건대 기름을 땔 나무에 발라 불 질러 태울 때 큰 바람을 만나면 불타는 기세를 저지할 수 없는 것도 같다. 이 몸 또한 그러하여서 오온의 땔 나무에 탐애(貪愛)의 기름을 바르고 진에(愚癡)의 불을 놓아 우치(愚癡)의 바람이 그칠 새 없는 것이다. <심지관경>

 


각주

1)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승보를 지칭. 공양을 받을 반한 법력이 있는 이에게 공양하면 복이 되어 복전(福田)이라 한다. 농부(農夫)가 종자(種子)를 밭(田)에 뿌려 경작(耕田)하고서 수확(收穫)하는 것으로 비유. 보통 불보살님, 성인과 승가를 지칭하며 넓게는 어버이 혹은 중생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2)원문(<불교대전>)은 ‘滋榮’ 의미는 생장(生長)과 繁茂(번무: 번영)을 포괄하여 뜻함.
3)원문(<불교대전>)에서는 ‘過患’이며 뜻은 ‘과실과 우환’
4)원문(<불교대전>)은 ‘離垢淸淨’이며 여기서는 ‘티 없는 청정함’이라 번역. 염오(染汚)를 떠난 심징정(心澄淨)을 의미. 업(業)·과(果)·제(諦)와 삼보(三寶)는 긴밀하게 연관되는데, 이러한 이구(離垢)의 명징(明徵)을 가리켜 불가에서는 ‘믿음[信]’이라 한다.
5)원문의 ‘稽首’는 땅에 손을 짚은 뒤 그 손위에 머리를 대어 예경. ‘稽首’은 그래서 ‘和南無佛’이라 풀이되어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는 승보에 귀의.
6)필추(苾蒭, 苾芻)는 bhikuṣ(比丘, bhikkhu)의 음사.
7)원문(<불교대전>)은 ‘發行勤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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