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사 신도들의 압박에 회주직을 내려놓은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여종무원과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음해론’을 제기했다.

지홍 스님은 4일 오전 불광사 신도들과 교계 관계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저는 6월 3일 불광사 회주직을 내려놓았다”며 “그러나 일부 신도들이 주장하는 종무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는 전혀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회주직 사퇴 이유에 대해 지홍 스님은 “다만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불신과 오해는 저의 부덕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자숙의 뜻으로 내려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중창불사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불광의 중창주로서 저를 음해하고 불광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리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홍 스님은 여종무원과의 부적절한 대화가 담긴 사회관계망 서비스 사진이 신도들에게 퍼지고, 2016년 3월 조계종 포교원장 취임 이후에도 유치원 임원으로 급여를 부정 수급한 것이 확인되면서 신도들에게 사퇴 압박을 받아 결국 지난 3일 회주직을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지홍 스님은 4일 오전 “음해론”을 들고 나와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설정 총무원장은 자신에게 학력위조, 막대한 사유재산 보유, 은처자 문제가 불거지자 ‘음해세력’에 의한 거짓임을 주장한 바 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교육원장 현응 스님과 비구니 자매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 역시 선학원 음해설을 주장하고 있다. 쌍둥이 아빠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성월 용주사 주지 역시 "음해"를 주장했다. 여기에 포교원장 지홍 스님마저 “음해”와 “화합을 깨뜨리는 세력”을 이유로 내세워 조계종단의 유력한 승려들이 ‘합리적 해명’보다는 ‘정치적 대응’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데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홍 스님은 4일 새벽 <불교닷컴>과 통화에서 “수년 간 시봉하던 보살이 앙심을 품고 휴대폰의 문자메시지 등을 촬영했고, 내게 집착이 강한 보살에게 더 이상 오지 말라고 하자 벌인 일"이며 ”불광사 주지가 여종무원의 컴퓨터를 사흘간 뒤져 주지를 쫓아내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앙심" "질투"가 원인이라고 설명한 지홍 스님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음해"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지홍 스님의 불광사 회주직 사퇴는 중창주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불광사 신도회는 3일 “지홍 스님께서 창건주 자격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문도회의에서 협의해서 결정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지홍 스님은 4일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중창주로서 저를 음해하고 불광 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리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불광사 신도회 A씨는 “지홍 스님의 뜻은 3일 신도회와 창건주(중창주) 자격을 문도회와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버리고, 중창주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같다.”고 했다.

여종무원과의 부적절한 SNS를 주고받고, 유치원 급여 부정수급까지 드러난 지홍 스님은 포교원장 사퇴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홍 스님이 사실관계를 변명으로 일관하면 신도들이 다시 공분할 수 있어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이 기사는 업무제휴에 의해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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