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PD수첩이 조계종 고위직 자승 전 원장과 법등 직지사 주지 성월 용주사 주지의 도박 성폭력 은처자 의혹을 29일 보도했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2편이 29일 방송됐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자승 전 총무원장 등 조계종 고위층 승려들의 상습 도박 의혹과 김천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의 자매 비구니 성폭행 의혹, 수원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숨겨둔 처자식 문제 등이 방송됐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조계종은 '방송 법난' 주장

방송에 앞서 법등 스님이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30초 분량을 제외하고는 <PD수첩> 방송을 금지하지 않았다.

이날 방송은 지난 1일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 의혹을 담은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 보도 반향을 알리면서 시작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방송 법난’이라 규정했지만 여론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댓글 등에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PD수첩>은 이를 소개했다.

"최근 전O경 국내에 있었다"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는 “지난 1일 <PD수첩> 방송 당시 설정 원장의 딸로 의심 받는 ‘전O경이 국내에 들어 와있었다’는 목격자들을 여럿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정 원장이) 4월 하순 5월 초순 전O경을 만나서 ‘유전자 검사를 하자’고 제안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 측은 이 시기 미국에 있는 김O정을 만났다면서 “전O경은 설정 원장 딸이 아니다”는 동영상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 pd수첩이 직지사 주지 법등스님의 성추문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다.


큰스님의 비구니자매 성폭행 의혹

<PD수첩>은 한국불교 개혁을 부르짖던 만해의 생가에서 “(총무원장 교육원장 등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지 않고 불교탄압이라는 행태를 만해는 뭐라고 했겠느냐. 방송 후 놀라운 제보들이 들어왔다”고 했다.

첫 번째는 비구니 자매가 법등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였다. 법등 스님은 지난 2007~2012년 사회의 사법부 수장격인 조계종 호계원장을 지내고, 현재 교구본사 중 하나인 김천 직지사 주지이다.

"호텔, 차안에서 성폭행 당했다"

비구니 자매들은 법등 스님에게 당했다는 성폭행을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동생스님은 호텔에서, 차 안에서 법등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동생스님은 지금도 정신과 약으로 살고 있다. 두 딸이 모두 스님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 하던 속가 부친은 딸들의 성폭행 소식에 세상을 등졌다.

비구니 자매의 성폭행 피해 주장에 법등 스님은 지난 2015년 선학원이 배후에 있다면서 음해라고 부인했다. <PD수첩>에 직지사 측은 “서면 답변서를 보내려고 한다. 변호사와 상의 중”이라고 했다.

▲ pd수첩이 조계종의 상습도박 연루자를 열거했다.


고위직승려 상습 도박 의혹 재조명

불국사 부주지와 조계종 중앙종회 수석부의장을 지냈던 장주 스님은 자승 전 총무원장, 불국자 성보박물관장 종상 스님 등 조계종 고위직 승려 16인의 상습 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스님은 영남지역 승려들 도박장으로 은해사 인근 동화장, 전국 단위 도박장으로 서울 논현동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을 꼽았다.

이는 장주 스님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자신의 처벌을 감수하면서 사법부에 수차례 호소했지만 묻혔던 주장들이다.

▲ pd수첩에서 자승 전 원장이 현직 원장일 당시 도박을 같이 했다고 자수서로 고발했던 장주스님.


"불국사 정혜료는 도박장"

장주 스님은 불국사 정혜료가 도박장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정혜료는 종상 스님의 거처이다. 스님은 “(동국대 이사장대행을 지낸) 불국사 전 주지 성타 스님은 데라(돈 잃은 스님들에게 돈 대주는) 재미를 봤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종상 스님이 블랙잭을 잘한다”면서 종상 스님 등이 도박으로 유명한 라스베가스를 방문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스님들이 국내 공항에서 출국할 때는 승복 다 입고 아무 손색이 없다. 미국에 도착 후 검색대만 통과하면 화장실로 들어가서는 사복으로 갈아 입는다. 완전 이거는 손색 없는 도박단이다. 해외 도박단, 원정 도박단.” -장주 스님 발언-

<PD수첩>은 종상 스님 반론을 들으려 했지만 불국사 측은 “종상 스님이 자리에 없다”고 했다.

자승 전 원장 'PD수첩' 취재 불응

장주 스님은 은정불교문화진흥원 내부 구조까지 그리면서 설명했다. 장주 스님은 “지난 2012년 백양사 도박사건으로 자승 전 원장이 100일간 108배 참회를 했을 때도 은정불교문화진흥원에서 도박판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PD수첩> 취재에 자승 전 원장은 응답하지 않았다.

당시 장주 스님의 조계종 고위직 승려들의 상습도박 의혹 제기에는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자신은 이 사건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해명했다.

▲ 자승 원장의 상습도박 고발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려던 적광스님이 조계종 승려와 종무원들에 의해 납치되는 장면, 납치후 지하 호법부 조사실에서 폭행당한후 승적포기각서를 쓰고 풀려났다. 이후 폭행고발에서 폭행교사혐의의 자승 원장은 무혐의 처리됐다. 이 장면을 동그라미 안 사복경찰이 지켜보고 있다.


적광 스님 폭행 사건 재조명

<PD수첩>은 지난 2013년 8월 21일 조계사 앞 우정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승 전 원장의 의혹을 폭로하려던 적광 스님의 폭행 사건도 재조명했다. 적광 스님은 “총무원에 끌려들어가 죽음의 공포 느낄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 당시 경찰이 있었지만 납치 폭행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김상동 경위는 종로서 관계자를 통해 “너무 오래전 일이다. 이미 수사받은 일로 더 이상 할말 없다”고 <PD수첩>에 알렸다.

용주사 부주지도 성월 주지 문제 인정

<PD수첩>은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숨겨둔 부인과 쌍둥이 아들 의혹도 다뤘다. 4년 동안 성월 주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용주사신도비상대책위원회 활동도 소개했다. 용주사 부주지스님조차 성월 주지의 은처자 문제를 인정하는 육성도 공개됐다.

<PD수첩>은 성월 주지의 숨겨둔 부인으로 의심 받는 심O주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녀는 응답하지 않았다.

<PD수첩>은 지난 2015년 성월 주지가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3년 지나도록 유전자 검사를 않고 있다고 했다.

"DNA 검사, 의혹 제기자들이 해라"?

성월 주지의 변호사인 민학기 용주사 신도회장은 “남자는 생리구조상 아버지인 줄 알 수 없다. 성월 스님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민 회장은 “(은처자) 의혹이 있다면 (의혹을 제기한) 그 사람들이 (유전자 검사를) 해와야 하는 것 아니냐? (유전자 검사는) 당사자들이 못하겠다면 못하는 것. 비밀스러운 프라이버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처자식 의혹 허무맹랑하다면 DNA 검사"

바른불교재가모임 우희종 공동대표는 “조계종의 대표적인 스님들이 허무맹랑한 의혹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유전자 검사를 해야한다”고 했다.

일반 신도로서 조계종 적폐청산시민연대 활동 중인 하연자 씨는 “(승려의 숨겨둔 처자식 문제는) 용주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총무원의 근본적 문제가 있어서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고 했다.

한국불교의 철저한 성찰과 개혁 당부

<PD수첩> 한학수 PD는 불자수가 10년 전보다 300만명 감소했다면서 “한국불교가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철저한 성찰과 개혁으로 그 길이 앞당겨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PD수첩> 방송 직후 '조계종' '자승 스님' '법등 스님' 등 키워드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 1, 2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자승 스님'이 다음(daum) 5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다. 검색어 순위 상위는 KBS 경기도지사 토론회 관련 키워드였다.

방송 1시간 후부터는 '피디수첩 조계종'이 '경기도지사 토론회'를 제치고 다음(daum)의 실시간 뉴스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이날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 21부(김정운 수석부장판사)가 법등스님이 MBC를 상대로 낸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29일 일부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송 중 한 스님이 법등스님의 성폭력 의혹을 무마하려고 모 사찰의 계좌에 있는 2억원을 사용하려 했다는 부분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방영 금지를 받아들였다. 해당 부분 분량은 30초가량으로 알려졌다.

* 이 기사는 업무제휴로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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