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철관음(安溪鐵觀音)은 복건성(福建省)의 안계(安溪)일대에서 생산되며, 그 유명한 오룡차와 더불어 오룡차(청차)계열의 대표적인 명차이다. 철관음의 특징은 찻잎의 외형이 아주 견고하고 잎이 고르게 두툼하다. 찻잎의 색깔은 산뜻하고 밝으며 향기가 깊고 은은하다. 찻잎을 우려낸 탕색(湯色)은 금황(金黃)색을 띠고 있으며, 차를 다 우려낸 뒤의 엽저(葉底)는 부드러우며 선명하게 밝다. 안계철관음은 명말청초(明末淸初)에 명나라의 마지막 장수였던 정성공(鄭成功)을 따라 대만(臺灣)으로 피신한 복건성의 차농(茶農)들에 의해 대만 ‘목책철관음(木柵鐵觀音)’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하였다. 목책철관음은 현재 대만오룡차(阿里山, 玉山, 高山), 문산포종차(文山包種茶) 등과 함께 대만에서 유명한 대표적인 명차가 되었다.

창오(蒼梧)의 육보차(六堡茶)는 광동성과 인접한 광서자치구(廣西自治區) 창오현(蒼梧縣) 육보향(六堡鄕)에서 생산되며, 장족(壯族)들이 약용(藥用)으로 사용되는 일종의 흑차(黑茶)이다. 육보차는 흑차의 대표격인 보이차(普洱茶)와 마찬가지로 오래 묵을수록 좋은 차이다. 오래 묵은 육보차(六堡茶)는 아주 특이한 향기가 있다. 그 품질의 기준은 압축한 차 덩어리의 외형이 갈색을 띠며, 덩어리를 해괴하여 우려낸 차탕(茶湯)은 밝게 붉은색을 띠고 있다. 맛이 순수하고 입안에서 상쾌하며 빈낭(檳榔) 1)의 맛이 난다.

자양모첨(紫陽毛尖)은 섬서성(陝西省) 자양현(紫陽縣)에서 생산되며, 이름에서 알 수 있 듯이 가늘고 뾰족한 바늘형태의 가늘고 부드러운 잎의 녹차이다.

황산모봉(黃山毛峰)은 안휘성(安徽省) 황산(黃山)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녹차로써 ‘십대명차(十大名茶)’ 중의 하나이다. 원래 ‘황산운무차’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찻싹(茶芽)으로만 만든 녹차인데, 맛이 은은하면서도 깊으며, 풀냄새가 전혀 없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둔계녹차(屯溪綠茶)는 간칭(簡稱)하여 ‘둔녹(屯綠)’이라고 한다. 둔녹은 안휘성 휴녕(休寧), 흡현(歙縣), 이현(黟縣), 적계(績溪)와 기문(祁門)의 부계구(鳧溪口)에서 생산되며. 강서성(江西省) ‘무녹(婺綠)’과 절강성(浙江省)의 ‘수녹(遂綠)’도 원래 둔녹(屯綠)에 속한다. 그 특징은 찻잎의 외형이 단단하고, 가늘고 길다. 찻싹의 끝부분이 뾰족하고 뚜렷하며 약간 눈썹처럼 굽어있다. 빛깔은 녹색의 윤택과 하얀 서리(霜) 같은 빛이 난다. 향기는 부드럽고 상큼하면서도 깊어 삶은 밤(栗)의 향기가 배어 있는 듯 깊다. 맛은 상큼하고 진하며 입안이 상쾌하다. 탕색(湯色)은 밝은 황녹색을 띠고 있으며 엽저(葉底)는 살지고 부드럽다. 둔녹은 해외에서 ‘엽록(葉綠)’, ‘탕청(湯淸)’, ‘향순(香醇)’, ‘미후(味厚)’ 등이 고루 뛰어난 차로 유명하다. 즉, 찻잎은 산뜻한 녹색이요, 차탕(茶湯)은 맑고, 향은 진하며, 맛은 두텁여 깊은 맛이 있는 좋은 녹차란 뜻이다.

기문홍차(祁門紅茶)는 간칭하여 ‘기홍(祁紅)’이라고 한다. 안휘성 기문현(祁門縣), 동지현(東至縣), 석태현(石台縣), 이현(黟縣) 등에서 생산되며, ‘꿍푸홍차(工夫紅茶)'3)에 속한다. 품질의 특징은 찻잎의 외형이 견실하고 가늘며, 대부분이 끝이 가늘고 뾰족하다. 찻잎의 색은 갈홍색(褐紅色)을 띠며, 광채가 있고, 향이 높고 오래가며, 맛은 달고 진하며, 탕색(湯色)과 엽저(葉底)는 밝고 부드러운 붉은색을 띤다.

계평서산차(桂平西山茶)는 일명, ‘유천춘(乳泉春)’이라고도 한다. 광서자치구(廣西自治區) 계평현(桂平縣) 부근의 서산(西山)일대에서 생산되며, 세눈녹차(細嫩綠茶:가늘고 부드러운 녹차)에 속한다.《광서통지고(廣西通志稿)》의 기록에 의하면, “계평서산차(桂平西山茶)는 달고 살지며 맑고 향기로워 선애석화(仙崖石花)나 옥율금편(玉律金片)과 비교한다면 어느 게 낫고, 어느 게 못한지, 그 품질의 순서를 매기기가 아마 어려울 것이다.4)라고 하였다.

또《계평현지(桂平縣志)》에 기록에 의하면, “서산차는 관음암(觀音巖) 기반석(棋盤石)아래에서 나며, 키가 작은 그루의 차나무가 흩어져 자라고 있으며, 뿌리는 석수(石髓)5)를 흡수하고, 잎은 막 떠오르는 아침에 비친다. 고로 맛이 달고 살지며 향기롭다. 항주의 용정도 이에 미칠 수 없다.”6)

라고 하였으니 그 맛과 향이 가히 얼마나 뛰어난 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남산백모차(南山白毛茶)는 광서자치구 횡현(橫縣) 남산에서 생산된다. 초청(炒靑) 세눈녹차(細嫩綠茶)에 속한다. 이 차는 청나라 가경(嘉慶) 15년(1810년)에 ‘중국의 명차 24종’ 중의 하나가 되었다.《광서통지고(廣西通志稿)》의 기록에 보면, “남산차(南山茶)는 찻잎의 뒷면이 눈처럼 하얀 솜털이 있다. 새싹이 움트는 즉시 따며, 찻잎의 외형이 가늘고 부드러워 마치 은침(銀針)과 같다. 색과 맛은 용정보다 나으며, 차를 마시면 맑은 향기가 이빨사이로 스며든다. 천연의 연꽃향기가 있어 일반적인 차와는 사뭇 다르다.”7)
라고 극찬하였다.

‘남산백모차’의 특징은 찻잎의 외형이 견고하면서도 가늘며 약간 구부러져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찻잎은 하얀 솜털로 덮여있고, 색깔은 은백색에 녹색이 투영되어있다. 향기는 맑고 은은한데 연꽃향기를 품고 있다. 탕색(湯色)은 밝은 녹색을 띠고 있다. 맛은 순후(醇厚)하고 감미로우며 상쾌하다.

은시옥로(恩施玉露)는 일반적으로 ‘옥로차(玉露茶)’ 또는 ‘옥로(玉露)’라고 한다. 이 차는 침형(針形)이며 ‘증청녹차(蒸靑綠茶)’ 종류에 속한다. 주요산지는 호북성(湖北省)의 은시시(恩施市) 오봉산(五峰山) 일대이다. 품질의 특징은 찻잎의 색깔이 짙푸른 암록(暗綠)색을 띠고 있으며, 마치 산뜻한 녹두(綠豆)처럼 빛깔이 참으로 곱다. 차잎의 외형이 견고하고 광택이 나며, 섬세하고 바늘처럼 곧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은시옥로(恩施玉露)는 일명 ‘송침(松針)’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차탕(茶湯)의 색이 밝은 연녹색이며 향기는 산뜻하고 맛이 상쾌하다. 엽저(葉底)는 고르게 녹색의 윤택이 흐른다.
이외도 각 지역별로 여러 가지 명차가 더 있으나 지면상 간단히 도표를 통해 정리하겠다. (아래도표를 참고하기 바람)


차명(茶名)

주석

1) 빈낭(檳榔)은 ‘삔낭’이라고 하여 대만이나 중국의 남부일대 사람들이 잠을 쫓기 위해 껌처럼 즐겨 씹는 열매이다. 원래는 한방의 약재로 주로 사용되는 각성제의 일종인 열매이다. 태평양 연해와 동아프리카, 그리고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자라는 종려나무의 일종이다. 필자도 대만 유학시절 밤샘공부를 할 때 잠을 쫓기 위해 가끔씩 씹었던 기억이 난다.

2) 촌안(村顔) 박영환,《명산(名山) 명사(名寺)에서 명차(名茶)가 난다》167쪽(서울, 문현출판사. 2011년 1월)참조

3) 공부홍차(工夫紅茶): 중국어 발음으로는 꿍푸홍차(gong fu hong cha)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편하게 우려마시는 생활차가 아니라 물을 끓이고 우려내는 전 과정에서 일정한 다기와 까다로운 일련의 진행절차를 거쳐 차를 우려내는 홍차를 뜻하며, 이와 같은 엄격한 절차를 거쳐 마시는 차를 가리켜 모두 ‘꿍푸차(工夫茶)’라고 한다. 즉, 우리나라의 다도(茶道)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행다(行茶)의 과정으로 차를 우려 마시는 행위와 그 차를 뜻한다.

4)《廣西通志稿》: “桂平西山茶, 甘腴淸芳, 以較仙崖石花, 玉律金片, 孰優孰劣, 殆難品第.”

5)석수(石髓): 일명, 옥수(玉髓)라고 하는데, 산에 있는 걸쭉한 연고 형태를 띤 성분으로 종유석의 일종이다.

6)《桂平縣志》: “西山茶, 出觀音巖棋盤石下, 矮株散生, 根吸石髓, 葉映朝暾, 故味甘腴而氣芬芳, 杭州龍井, 未能逮也.”

7)《廣西通志稿》: “南山茶, 葉背白茸如雪, 萌芽卽採, 細嫩如銀針, 色味勝龍井, 飮之淸芬沁齒, 天然有荷花香, 眞異品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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