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설정, 현응 스님의 개인비리를 다른 MBC PD수첩을 '법난'이라고 주장했다. 참회와 퇴진은커녕 방송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종교단체의 민낯에 대한 비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지난 11일자로 전국 사찰에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제목은 'MBC 방송 법난 관련 종단 지침 안내의 건'이다.

PD수첩은 지난 1일 '큰 스님께 묻습니다'편을 통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서울대 학력위조, 사유재산 은닉 그리고 숨겨진 딸 의혹을 보도했다. 방송은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해인사 주지 시절 두 명의 여성을 성추행했거나 시도하려했으며, 당시 해인사 법인카드가 유흥업소와 숙박업소에서 무더기로 사용된 사실도 공개했다.

이런 개인 비리에 대해 조계종은 총무원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황당한 움직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종정 진제 스님이 지난 5일 "범종단 차원에서 대책위를 구성, 한점 의혹없이 소상히 소명"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설정 원장은 "방송에서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응수하면서 중앙종회, 교구본사 주지 등으로 대규모 '교권자주수호위원회'를 꾸려 파계승 보호에 나섰다.

설정 원장의 꼼수는 한두번이 아니다. 스님은 방송 전 보도를 막기위해 지난달 안산의 한 병원에서 무정자증 검사 결과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스님은 측근에게 "20대 정관수술한 결과를 찾아 제출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뇨기과전문의는 "무정자증은 사정액에 정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령의 나이, 암으로 인한 화학 방사선 치료, 정관협착, 정관결찰술 등이 원인인데, 이것이 20대에 정관수술을 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고 언제 무정자증이 발생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조계종의 가처분신청을 기각, 정상적으로 방송됐다.

이후 설정 스님 쪽은 딸로 의심받고 있는 전ㅇ경의 모친 김ㅇ정의 확인서와 영상을 확보했다면서 법원에 곧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 인터넷매체를 통해 보도된 확인서는 설정 원장 쪽이 법원에 제출한 내용과 틀리는 등 허점투성이다. 김씨의 일방적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스님은 이번에는 혈액형을 대조해보겠다면서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지적하지도 않은 전흥수 대목장 아들의 유전자검사를 했으며, 10월 9일 이 사건의 핵심인 전ㅇ경과 유전자검사를 천명한지 7개월을 훌쩍 넘긴채 이행하지 않은 게 설정 스님이다.

현응 스님 쪽은 방송전부터 미투 피해여성을 종로서에 고소하면서 가공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제는 여성의 신원을 파악했다면서 이를 언론과 주변에 흘려 2차 피해를 주고 있는 모양새다.

현응 스님은 방송금지가처분 소송 당시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사찰 내 분쟁과정에서 흔히 있는 음해일 뿐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님은 방송후인 지난 4일 기획실을 통해 MBC에 보낸 공문에서는 방송 내용과 금액 횟수 등에서 '실제내역"은 차이가 있다면서 방송보도 축소된 금액을 적었다. 또 회식 출장 접대 등 업무추진비는 반드시 법인카드를 사용하도록 방침이 정해져 현금은 일체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법인카드 사용의 문제점을 인정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종단은 아예 'MBC 방송 법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국 사찰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종단은 총무원장 설졍 명의의 공문에서 △범종단대책위에 의혹 규명 전권 위임 △MBC PD수첩 방송을 방송권력에 대한 법난으로 규정, 반불교적인 행위 단호히 대응 △MBC 사과 참회 시까지 종단 취재 및 제작요청 불응 △종정교시에 따라 의혹 밝히고 자정 증명 △전국 사찰주지 방송법난 조치 적극 협조 요청 등을 하달했다.

법난은 불교교단에 박는 박해를 뜻한다. 현대사에서 대표적인 사례는 1980년 10월 27일을 전후해 군경이 전국의 사찰을 군홧발로 침입해 스님들을 연행해 고문한 사건이다.

한편, PD수첩은 설정, 현응 스님 보도 이후 종단의 대응과 미투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에 대한 후속취재와 또 다른 비리 등을 집중취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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