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의 설정원장이 주재하는 종단현안긴급간담회가 4월 24일 개최되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설정원장을 비롯하여 중앙종회의장, 호계원장, 동국대 이사장, 포교원장과 화엄사주지등 교구본사 주지 일부, 총무원 총무부장,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김동건 불교포럼 상임대표, 김성권 대한불교청년회장, 양희동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 불교언론사 관계자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MBC PD수첩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3대 의혹”을 주제로 5월 1일 방영을 예고하자 이를 훼불행위로 규정하고, 4월 27일 광화문에서 개최예정인 중앙신도회 주최 행복바라미 행사를 “교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및 불교파괴 왜곡편파방송 MBC규탄 결의대회”로 진행하기로 결의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에서 설정원장은 “제가 부덕해 많은 종도들에게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발언을 하여, 이날 간담회 주제인 “종단현안”이 자신의 개인 범계의혹과 비리 의혹임을 시인하였다. 설정원장은 지난 6개월 전 총무원장 선거 직후부터 언론사 기자와 원로의원 스님들 앞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깔끔하게 해명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불교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면서도 친딸 의혹이 있는 여성을 잘 알지 못한다,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 아이를 데리고 오면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검사를 회피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명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불교닷컴을 상대로 제기한 10억 손해배상 소송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조계종단의 역사에서 이번 교권수호비상대책위원회와 유사한 기구가 만들어진 예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처럼 조계종단 전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개인승려의 범계와 비리문제를 종단현안으로 포장하여 대규모 집회를 시도하는 것은 유례가 없다.

범계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는 본인이 결백하다면 그에 대해 근거를 가지고 해명하면 될 일이다. 은처자 의혹, 허위학력, 막대한 부동산 소유 의혹, 교통사고 사망사건 의혹에 관해서 사실이 아니면 관련 자료를 가지고 반박을 하여야 한다.

그러한 해명을 하지 않고 와전이 되었다, 연락이 안된다, 속세의 일이어서 모른다고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의혹제기를 하는 것은 불교파괴라는 얼토당토않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부처님은 부정한 수행자가 대중 가운데 있는 것을 아시고 설법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셨다. 그러자 목건련존자가 대중 가운데 부정한 수행자를 발견하여 그를 내쫓았다. 그리고 나서 목건련 존자가 부처님에게 설법을 청하자 부처님은 “목건련이여, 저 어리석고 부정한 사람은 대중을 희롱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큰 죄업을 받을 것이다”라고 설하셨다. 중아함 첨파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어리석고 부정한 짓을 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대중 가운데 있는 자를 부처님은 대중을 희롱하는 자라고 하시면서 설법을 하지 않으셨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도 자신의 부정비리에 대해 해명하지도 않고, 대중 속에 숨어 있는 자가 있다면 부처님의 설법을 들을 수가 없을 것이다.

설정원장은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본인이 공언한대로 부처님 오신 날 이전에 깔끔하게 소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변명과 궤변으로 회피한다면 부처님 오신 날을 혼란스럽게 만든 책임은 설정원장에게 있다. 그리고 부처님 말씀대로 큰 죄업을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사부대중들도 개인의 범계와 비리를 은폐하는 일에 부하뇌동 할 것이 아니라, 목건련존자처럼 부정한 수행자를 찾아내어 교단에서 축출하여, 뜻 깊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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