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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폭, 절망에서 희망 대물림으로 반전하자
2018년 04월 26일 (목) 10:01:07 이 남 재(한국원폭피해자지원위원회 위원 ) budjn2009@gmail.com


원폭투하 70여 년이 넘도록 2,400여명의 원폭피해 생존자와 피폭으로 인한 유전적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1만여 명의 2세 등 그 후손들은 국가와 정부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해왔다.

원폭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19대 국회 후반기인 2016년 5월 19일 국회의원들의 만장일치로 마침내 원폭피해자들의 실태조사와 지원에 대한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이 통과되었다.

어렵게 원폭피해자지원 특별법이 통과되어 원폭피해자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원폭피해자2,3세의 피해자 정의와 의료지원, 희생자 위령탑 설치, 교육관, 추모 평화공원 조성 등 추모사업, 제반 지원 실무를 관장할 사무국 설치 등 조항이 누락되었다.

심지어 실태조사 조항에서도 2세를 비롯한 후손들은 제외되어 있다. 19대 국회 4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특별법안에 모든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박근혜정부 당시 보건복지부의 강력한 반대로 위의 내용이 빠진 복지부 대체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져 통과된 것이다.

특히 1945년 원폭투하 이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73년만에 처음으로 실시하는 원폭피해자 실태조사에 고작 예산 3천만 원만 확보한 것은 실태조사는 하지 않고 기존 자료를 취합하여 형식적인 보고서만 작성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참고로 2012년 경남도의회는 원폭피해자지원조례를 제정하고 2013년 실태조사 예산 1억원을 확보하여 경남도내 원폭피해자 서면, 면접 조사 등을 실시하여 원폭피해 당사자 및 2세 등 후손들에게 의료지원, 심리치유서비스 등 각종 지원활동을 하도록 권고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부모가 피폭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평생을 사회적 편견, 유전적 질환으로 평생을 병마속에 살아가는 1만여 명의 피폭2세들과 1,300여명의 원폭2세환우회 회원들의 고통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가적 차원의 의료지원이나 지원대책이 전무하여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과 피해의 대물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원폭피해자 1세들과 2,3세 등 후손들은 건강, 생활실태조사를 통해 질환의 발병빈도와 질환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도록 의학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피폭영향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해주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원폭피해자 지원특별법은 피해 당사자는 물론 병명의 원인도 모른 채 평생을 각종 병에 걸려 고통 받고 있는 2,3세 후손들의 병고를 밝혀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근거마련이었지만 이를 외면한 반쪽짜리 법안이 되고 말았다.

원폭피해자 1세들의 현재 평균 연령은 83세이고 2세들도 차츰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의료지원은 물론 심신 치유와 안정을 위한 「심리치유서비스 지원사업」등 복지지원 사업이 시급하다.
금년은 원폭피해자들이 희생된지 73주년이 된다. 원폭희생자 추모제에 지금껏 중앙정부 차원에서 참석하여 추도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일본은 히로시마 원폭희생자 위령제에 총리를 비롯한 수만의 인파가 참여하여 국가적으로 매년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이 참으로 애석하고 가슴 아플 뿐이다.

이제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전제로 정전,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곧 열린다. 핵무기 피해는 당대를 넘어 후손들에게 까지 심각한 유전적 영향을 미친다. 이미 원폭피해자인 한국, 일본의 핵 피해자들이 그 산 증거이다.

이제 인류는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으로 잔인하게 살상했던 전철을 다시는 밟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 피해자 1세와 그 부모를 두었다는 이유로 평생을 대물려 병마의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 원폭2,3세 환우들의 절절한 호소에 우리 모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지구상에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우리 모두가 대를 이은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원폭2,3세도 피해자 정의에 포함되어 지원을 받도록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이 개정되어야 하고, 국제적으로는 모든 핵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모든 국가의 핵무기 사용금지와 철폐를 위한 연대활동에 나서야 한다.

핵무기 피해자로써 한 많은 일생을 살아오고 대를 이어 그 후유증으로 대물림을 받고 있는 원폭피해자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이 한반도에 비핵평화를 이루어내는 첫걸음이다.

한반도의 급변하는 정세속에서 모든 핵 피해자들의 대물린 고통을 알리고 핵없는 세상, 비핵평화의 실현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동체대비행을 생활화하고 있는 불자는 물론 시민사회의 많은 관심과 공감활동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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