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운스님이 인사동에서의 인터뷰에서 일간신문 연재 시선화 칼럼이 모바일에서 인기리에 검색되는 것을 지난 19일 설명하고 있다.

시와 선이 그림으로 화답한다. 제운스님의 수행일지는 한폭의 선화이면서 시로 압축돼 세간의 의문에 답하고 있다.

신간 <꽃을 드니 미소 짓다> 저자 제운스님은 불교의 염화미소(拈花微笑)를 <경상매일신문>과 <경기데일리> 등에 칼럼 형식으로 발표하며 시서화(詩書畵)의 영역을 개척했다.

일간신문을 통해 접하는 칼럼처럼 시서화가 신문 주요지면에서 독자를 만난 기록들이 한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인사동에서 만난 저자는 “오늘 같은 스피드한 세상에 한 걸음을 슬로우 템포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시선화에 담아왔다”면서 “옛 우리 선비들이 즐겨 썼고 불교 선 수행자들이 많이 써왔던 표현을 현대인에게 부합하면서 인간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고 자아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는 생각을 작업으로 옮긴 것”이라고 작품을 19일 설명했다.

책은 승랍 45년의 수좌가 난해한 게송을 일반인들이 읽고 해석하기 쉽게 접근하는 그림과 시가 한데 묶여 풀이형 글로 전달하고 있다.

선불교의 대표 공안인 공(空)은 ‘모든 것은 공으로 돌아가는 것을(諸歸本空)’ 제목의 선화로 정리됐다.

저자 작품의 시를 번역해 옮기면 “세상의 주인이 스스로인 줄 알지 못하고/ 일생을 밖으로만 나를 찾다/ 문득 생각하지 내가 가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물물이 뚜렷해도 본시 공으로 돌아가는 것을.”이다.

▲ 제운스님 작 ‘모든 것은 공으로 돌아가는 것을(諸歸本空)’

저자는 <금강경>의 ‘과거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의 경구를 인용해 “과거에는 없어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며 “이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떻게 세상을 수승(殊勝)하게 살 것인지?”란 결론을 독자에게 던진다.

저자는 그간 <경상매일신문>과 <경기데일리> 등에 선시(禪詩)도 신문칼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왔다. 저자가 그간 발표한 선시(禪詩)는 보다 쉬운 시(漢詩)의 형태로 발표하는 방식도 원용했다.

저자는 왜 한시를 선화에 포함했느냐는 질문에 “‘한시’ 하면 통상적으로 과거의 시문으로만 여겨 딱딱하고 무겁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현대시인으로 현대인이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풀어썼다‘고 답했다.

책은 총4부로 구성, 1부 ‘염화미소(拈花微笑)’는 ‘수행인으로 참선의 오묘한 진리를 보인 것’이고, 2부 ‘세로(世路)’는 ‘세상과 소통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이 면모를 보인다’이며, 3부 ‘연하(戀河)’는 ‘그리움이란 마치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에 비유’했으며, 4부 ‘방하착(方下着)’은 ‘중생의 고통은 집착에서 나옴으로 집착을 벗어나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10대 후반에 합천 해인사에서 출가하고 동화사 수행, 범어사 승가대학을 나와 용주사 교무국장,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사 전공하고, 적조사 주지 소임을 마친 2002년 이후는 5년간 용문사 한주(閑主) 소임이외에 운수납자로 시선화에 몰두하고 있다.

저자는 1990 예술대제전에서 초서부문 당선됐고, 시 전문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서 등단했으며, <경상매일신문>과 <경기데일리>, 잡지 <선으로 가는 길>에 시선화를 연재 중이다.

저서로 『너는 금생에 사람노릇 하지 마라』 『달마 산책』 『오가밥상』 『그대 안에 수미산도 다 놓아버려라』 『채근담』 『산사의 주련』(공저) 『내 마음의 이야기』 『나를 찾아 떠나는 선시여행』『그대 마음을 가져오라』 『산문의 향기』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시선일여』 등이 있다.

▲ 제운스님 작 ‘인성(人性)의 고향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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