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323호 관촉사 은진미륵


은진미륵으로 잘 아려진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에 대해 문화재청이 국보로 제323호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또 ‘김정희 필 대팽고회’ 등 19세기 대표적 학자이자 서화가였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글씨 3점을 보물로 20일 지정했다.

국보가 된 은진미륵(恩津彌勒)’은 논산 관촉사(灌燭寺)에 있는 대표적인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으로, 고려 광종(光宗, 재위 949~975)의 명으로 승려 조각장 혜명(慧明)이 주도해여 제작했다.

은진미륵은 고려왕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당대 뛰어난 조각장의 솜씨가 집합돼 탄생한 작으로, 파격적이고 대범한 미적 감각을 담고 있다고 평가돼 왔다.

민중에 뿌리깊은 불교신앙을 조각으로 담은 미륵보살(彌勒菩薩)은 석가에 이어 미래에 출현하는 부처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미륵신앙이 현세를 구원하는 희망의 신앙으로 수용되어 폭넓게 유행했다.

문화재청이 보물 제1978호로 지정한 김정희 필 대팽고회(金正喜 筆 大烹高會)는 작가가 세상을 뜬 해인 1856년(철종 7년)에 쓴 만년작(晩年作)으로, 두 폭으로 구성된 예서(隸書) 대련(對鍊, 두 폭의 축(軸)으로 된 회화나 서예작)이다.

‘대평고회’의 내용은 중국 명나라 문인 오종잠(吳宗潛)의 ‘중추가연(中秋家宴)’ 시에서 유래한 것이며,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성대한 연회는 부부‧아들딸‧손자라네(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라는 글귀를 김정희가 쓴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대평고회’에 대해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장 이상적인 경지라는 내용에 걸맞게 꾸밈이 없는 소박한 필치로 붓을 자유자재로 운용해 노(老) 서예가의 인생관(人生觀)과 예술관(藝術觀)이 응축된 만년의 대표작”이라고 평가했다.

같이 보물 제1979호 지정된 김정희 필 차호호공(金正喜 筆 且呼好共)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로 쓴 대련(對聯) 형식이며, 단정하고 예스러운 필치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금석학에 조예가 깊었던 김정희의 학문이 예술과 결합한 양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돼 왔다.

문화재청은 “빠른 붓질로 속도감 있는 효과를 내는 등 운필(運筆)의 멋을 최대한 살려 김정희 서예의 수작(秀作)”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보물 제1980호인 김정희 필 침계(金正喜 筆 梣溪)는 김정희와 깊게 교유한 윤정현(尹定鉉, 1793~1874)의 호(號)를 쓴 것이다.

작품 '침계'의 발문에 의하면 윤정현이 김정희한테 자신의 호인 ‘침계(梣溪)’를 써 달라고 부탁했으나 한나라 예서에 ‘침(梣)’자가 없으므로 30년간 고민한 후에, 예서를 합한 서체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해서(楷書)와 예서의 필법을 혼합해서 쓴 ‘침계’는 김정희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구성과 필법에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김정희의 학문‧예술‧인품을 엿볼 수 있어 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김정희의 서체에서 드러나는 ‘해서(楷書)’는 예서에서 발달한 서체로서 일점일획을 정확히 독립시켜 쓴 독보적인 서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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