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우주적 종교’란 명칭을 붙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에서 현대 과학의 정수를 찾는 책이 나왔다.

물리학자인 저자 강성구 교수는 현대 물리학과 불교 연기법의 유관접합성을 파고든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종교와 과학을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하였다. 그는 진리를 찾는 것은 이성적 사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종교적 감정(religious feeling)이며 인간의 이성은 이렇게 찾은 진리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미래의 종교는 그 교리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고 과학자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미래의 종교를 아인슈타인이 ‘우주적 종교(cosmic religion)’라 불렀고, 이 우주적 종교에 가장 가까운 종교로 불교를 꼽았다.

저자의 핵심 결론은 불교적 진리가 과학적 진리와 조화를 이룬다는 것만으로는 불교를 우주적 종교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우주 종교가 될 수 있는 조건으로 “불교가 21세기 현시점에서 살아서 활동하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췄다.

저자의 ‘살아있는 종교’란 그 시대 사람이 꼭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해 답을 줌으로써 그 종교의 가르침 중 하나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정신적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정의했다.

책은 과학적 진리와 전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불교의 연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이 연기법은 “붓다가 바른 삼매를 통해 깨달은 보편적 진리로서 그 자체가 과학”이라고 접근한다.
물리학과 연기법의 유관접합성은 저자에 의해 이렇게 정리된다.

“시공간의 모양과 물질의 분포 중 어느 쪽이 먼저 결정되고 그에 따라 다른 한쪽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시공간의 모양과 물질의 분포는 함께 서로를 결정한다. 둘은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해석하면 바로 연기법(緣起法)이 된다.

불교 교리의 핵심 개념인 연기법은, 모든 사물은 상호의존적이어서 어떠한 사물도 다른 것과의 관계를 떠나서 독립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으며 반드시 다른 사물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그 의미를 갖는다는 내용이다.“

이화여대 물리학 교수 출신인 저자는 양자역학과 불교의 조화를 정교하게 정리했다.

책의 5장 ‘양자역학과 중도의 원리’는 1) 붓다와 파르메니데스, 2) 입자-파동의 이중성, 3) 파동함수, 4)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원리, 5) 코펜하겐 해석, 6) 양자역학의 불교적 의미 등으로 구성됐다.

책은 이어 7장에서 ‘중관학, 공과 중도’를 다루며 1) 보살사상, 2) 중도: 평화와 포용의 원리, 3) 삼제게와 원융삼제를 다루고, 8장 ‘팔정도, 중도의 길’에서 1) 혜: 정견·정사유, 2) 계: 정어·정업·정명, 3) 정: 정정진·정념·정정 등을 정리했다.

책의 결론은 ‘진정한 미래 종교’ 편으로 ‘명상의 시대’를 제시하고 있다.

고전물리학에서 현대물리학에 걸친 물리학 역사와 불교 교리의 개론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이 책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종교와 과학에 대한 통념을 단숨에 변화시켜 주는 재미가 있다.

물리학자로 오랬동안 불교학에 천착해 온 저자의 사유와 통찰은 종교와 과학의 오랜 숙제는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지적 세계를 열어준다.

물리학 교수이면서 은퇴 후 동국대 불교학과와 대학원 불교학과 석사를 수학한 저자는 저서로<천태사상으로 풀이한 현대과학>(공저) <현대물리학으로 풀어본 반야심경>(공저) 등을 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김성구 지음/ 불광출판사/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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