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왼쪽)과 중국 산둥성 보싱현(博興縣) 룽화사지(龍華寺址) 출토 금동불좌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중국 산둥성(山東省) 출토 금동불상 25점을 조사한 보고서 《중국 산둥성 금동불상 조사 보고 - 불교미술의 교차로, 산둥의 금동불》을 최근 출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산둥성 출토 금동불과 우리나라 고대 불교조각을 비교 연구하기 위해 산둥박물관과 함께 2016년 9월 이 지역 박물관 소장 주요 금동불상을 공동 조사했다.

중국 산둥 지역 불교조각은 우리나라 고대 불교조각과 유사한 점이 많아 학계에서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지만 그간 국내 소개 자료가 많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보고서에 수록된 산둥성 출토 주요 금동불상 25점은 중국 16국 시기(304~439)부터 수대(581~618)까지 제작된 불상이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해당된다. 조사한 불상 중 11점은 명문이 새겨져 있어 삼국시대 금동불상의 연대 추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사 대상 금동불 중에는 서울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과 유사한 보싱현박물관 소장 금동불좌상이 포함되어 있다.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은 우리나라 불교조각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상이다. 이 상과 유사한 상이 산둥성에서 확인됨으로써 불교가 전래되는 초기부터 산둥 지역과 교류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산둥박물관과 타이안시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부여 관북리 출토 금동광배와 같이 광배 외연에 ‘ㄷ’자 돌기가 있는 금동광배가 조사됐다. 북위(386~534) 태화 18년(494)과 영안 2년(529)의 기년이 있는 금동불상 2점은 매우 이른 시기인 북위 태화 연간(477~499)부터 산둥성에서 ‘ㄷ’자 돌기가 있는 금동광배가 유행했고 부여 관북리 출토 금동광배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불상이다.

산둥박물관 소장‘금동관세음보살입상’은 불상 뒷면 명문에서 ‘관세음동상’이라는 상의 존명과 재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불상은 도금했으면서도 ‘금상(金像)’ 혹은 ‘금동(金銅)’으로 표현하지 않고 ‘동상(銅像)’이라고 새긴 점이 특이하다. 이 상과 같이 불상의 재료를 명문에 새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우리나라 삼국시대 불상 중에는 정지원명 금동불 입상 명문의 ‘금상 한 구를 제작한다’는 표현과 백제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도쿄국립박물관(東京國立博物館) 소장 갑인명 광배의 ‘금동석가상’이라는 표현이 있어 산둥 지역 금동불상의 명문 표현이 우리나라 금동불과 유사점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주존불이 보살인 ‘금동관세음삼존보살입상’도 조사됐다. 산둥성 보싱현에서 출토된 이 상은 수대에 제작된 것으로 명문에 따라 관세음보살임이 확인됐다. 이 상과 함께 발굴된 금동불상들 중에는 삼존불상 중앙의 주존이 보살인 예가 7점이나 확인돼 이 지역에서 보살형 삼존상이 유행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보살삼존상은 최근 양양 진전사지에서 출토된 보살삼존상과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134호‘금동보살삼존입상’이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총 25점에 대한 사진 자료와 기본 정보가 수록되어 있고, 우리나라 고대 금동불상과 양식적으로 비교한 참고 도판과 성분 분석 결과 설명이 수록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보고서 출간을 계기로 향후 산둥성의 고대 불교미술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마련하여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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