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정책에 항거하여 민족불교의 선양과 불조정맥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이러한 선학원의 창립정신은 해방이후 한국불교가 왜색불교를 청산하는 정화운동을 거쳐 대한불교조계종을 건립하는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선학원이 일제에 의해 겪은 고초와 탄압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일제는 선학원을 말살시키기 위하여 무거운 중과세를 부과하여 운영난을 맞도록 유도하였고, 친일단체를 동원하여 법인재산을 친일단체에 분산매각한 후 선학원을 해체시키고자 하는 교묘한 술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서 선학원의 수좌스님들은 온 몸으로 저항하며 수행도량 지키기에 앞장섰으며, 설립조사의 뜻을 이어 올해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완공을 통해 선학원 설립정신의 현대적 계승 발전을 이루는 대작불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선학원은 이러한 대작불사를 앞두고 지난 21일 이른바 ‘선학원 원로 시국성명’에 서명한 자칭 원로스님들을 초청하여 현안문제에 대해 재단의 입장을 설명하여 오해를 풀고 화합의 계기를 만들고자 했으며,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개관식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스님들은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였으며, 이에 대해 재단의 입장을 소임자들이 설명을 하자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를 접했던 스님들은 오해가 풀렸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뜻 깊은 소통의 자리였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와 선학원 재단과 무관한 불순 세력들은 미리 준비해온 현수막과 피켓을 앞세우고 법당을 점거하여 농성에 들어가고, 일반인이 통행하는 거리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는 폭거를 저질렀다. 이들은 선학원 출입구를 막아 재단 임원스님들과 직원들을 감금하기도 했으며, 욕설을 퍼붓고 소란을 피워 인근 주민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를 자행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지난 24일 재단 사무국 출입문을 자전거용 자물쇠로 잠가 재단 스님과 직원을 또다시 감금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며, 급기야 경찰이 출동하였음에도 막무가내로 경찰출입도 막고, 선학원 교무이사 스님을 떠밀어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게 하는 폭력까지 행사하는 등 범죄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다.

선학원은 이들의 행위 뒤에 선학원을 말살시키고자 하는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가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2층 법당 난간에서 점거 농성 중인 설봉 스님은 ‘조계종지를 봉대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삽입할 것과 재단 이사 중 2인을 조계종이 임명한 이사로 채울 것, 이사장 사퇴 등 3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조계종의 법인법을 수용하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 재단은 그동안 법인법이 선학원의 정체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조계종에 복속 시키려는 획책임을 간파하고 법인법을 전제로 한 어떤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 설봉 스님의 요구한 조건은 조계종이 배후라고 의심되는 선미모 측의 점거 시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케 한다.

선학원은 일제가 친일단체를 동원하여 해체를 획책하였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계승하고자 하는 수좌스님들에 의해 선학원의 정체성을 이어왔다. 비록 조계종 집행부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의심은 되지만 다른 의견이라도 경청하겠다는 현 선학원이사장스님의 소통노력을 외면하고, 허수아비처럼 선학원을 해체시키려는 조계종의 입장을 불법 점거시위와 폭력으로 주장하는 폭거를 선학원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은 열반경에 말씀하시기를 “인일맹(引一盲)이 인중맹(引衆盲)하여 인입화경(引入火埂)이라.”고 하셨다. 한 맹인이 뭇 맹인을 이끌어서 불구덩이에 들어간다는 말씀이다. 지옥종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중생을 잘못 인도하는 그들이 지옥종자라는 말씀이다. 선학원을 말살하기 위하여 온갖 음모와 중상모략으로 망발을 퍼뜨리는 선학원 분란책동과 폭력만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중단하지 않으면 선학원은 부처님 인과법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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