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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점거 시위…공사 마무리 차질
직원 출입 막아 재단업무도 전면 중단
2018년 03월 27일 (화) 15:34:32 불교저널 budjn2009@gmail.com
   
▲ 선미모 측에서 49재에서 사용할 재물 반입과 재단 사무국 직원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재단 스님들과 대치하고 있다.

전국비구니회 회장 육문 스님이 3월 23일 오전 10시경 재단법인 선학원 사무국이 입주해 있는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이하 기념관)을 찾았다. 육문 스님은 이틀 전부터 2층 법당 난간을 점거 시위하고 있는 기원정사 분원장 설봉 스님을 격려한 뒤 “전국비구니회는 정법을 수호하려 정진하는 선학원 비구니 스님들에게 끝까지 의지처가 되어 줄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발표하고 돌아갔다.

외부세력 전국비구니회의 개입

육문 스님의 방문은 간담회 참여 요구를 빌미로 21일부터 기념관 2층 법당과 주차장, 이면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하고 있는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전국비구니회는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 선미모와 함께 2016년 3월 29일 ‘조계종단과 선학원 현안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동의서’를 체결하고 손발을 맞춰왔다. 전국비구니회는 이 동의서에서 △조계종 종지 종통을 봉대한다는 조항과 재단 임원 자격에서 ‘조계종 승려로 한다’는 사항을 원상 복구할 것 △총무원장이 이사 1/3 추천 등 선학원 장악 의도를 드러낸 ‘법인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이하 법인법)을 따를 것을 요구했다.

이후 전국비구니회는 선미모와 함께 ‘선학원 발전을 위한 분원장 워크숍’을 열어 조계종과 선학원 간의 갈등 책임이 선학원 이사진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등 사태 해결보다는 혼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서슴지 않았다.

2002년 합의 깨고 장악 의도 드러낸 조계종

육문 스님의 이날 방문에서 조계종 총무원의 종무원이 카메라를 들고 온 것이나, 조계종의 입장을 대변해온 두 매체 기자들이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사전에 선학원 방문을 조계종 총무원과 협의하고, 조계종에 우호적인 매체를 통해 언론 플레이에 활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조계종과 전국비구니회는 선학원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2015년 11월 법원이 조계종 총무원과 선미모, 수덕사와 직지사 등 일부 교구본사가 함께 선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기각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현재 선학원과 조계종 사이에 지속되고 있는 갈등은 조계종이 2002년 3월 선학원 이사장 정일 스님과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이 서명한 ‘관계 정상화 합의안’을 2013년 3월 일방적으로 깨면서 시작됐다. 당시 조계종은 법인법을 제정하고, 선학원 장악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계종이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육문 스님 방문 때 미리 대기한 두 매체는 △선학원이 탈종·분종을 기도한다 △이사진이 선학원을 사유화하려고 한다 △이사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등 밑도 끝도 없는 각종 허위 사실을 유포해 왔다. 또 전국 500여 개 분원 중에서 20여 개 분원만 참여하고 있는 선미모가 마치 선학원의 모든 분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마냥 호도해왔다.

곧장 법당 올라가…계획된 점거 시위?

선미모 측이 기념관 2층 법당 난간, 주차장, 입구 이면도로 점거 시위를 미리 계획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정황도 있다.

당초 선미모는 선학원 장로(니) 스님과 시국 성명에 연대 서명한 분원장, 창건주를 초청한 간담회에 함께 참석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선학원은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기념관 시설 보호와 원활한 회의 진행를 이유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법당 참배를 요구할 때도 간담회가 끝나면 할 수 있도록 해주겠고 약속했지만, 선미모 측은 간담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이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미리 준비해온 현수막과 손 피켓을 들고 점거 시위에 들어갔다.

기원정사 분원장 설봉 스님은 간담회 초청 대상자 자격으로 기념관 내에 들어간 후 간담회에 참가하지 않고 곧바로 2층 법당으로 올라가 난간에서 점거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이 애초부터 간담회에 참석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왔음을 의심케 한다.

기념관 2층 법당 난간에서 점거 시위하고 있는 설봉 스님이 재단 관계자에게 밝힌 것에서도 선미모 측의 점거 시위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설봉 스님은 5, 6년 전 있었던 재단 사무행정에 대한 불만과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이 재단 이사 중 2인을 지명토록 할 것 △정관에 ‘조계종 종지·종통을 봉대한다’는 내용을 삽입할 것 등 선학원을 장악하려는 조계종의 입장을 대변했다.

갈수록 도 넘는 점거…49재 재주 출입도 막아

선미모의 점거 시위는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이들은 27일 오후 3시 현재까지 기념관 주차장과 입구 이면도로를 점거한 채 온갖 행패를 자행하고 있다.

첫날 재단 사무국 입구를 막아 이사장 법진 스님과 임원, 직원, 기념관 내부 시설 공사 업체 직원을 사실상 감금한 데 이어, 23일에는 재단 사무국 출입문을 자전거용 열쇠로 잠가 감찰 스님과 직원을 한 때 감금하기도 했다. 또 당일 교무이사 지광 스님을 계단에서 밀어뜨려 병원에 입원하게 하는 등 폭력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재단 사무국 입구를 점거하고 스님과 직원의 출입을 막는 등 재단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27일엔 49재를 지내기 위해 중앙선원에 들어오려는 재주와 재물 반입을 한때 막는 등 막무가내식 점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비구계 미수지자가 대표…문중 간 권력 다툼 주동자도 가담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들의 면면도 충격적이다. 선미모 대표이자 원로라는 이는 사미계 수지 사실조차 확인할 수 없고 비구계를 받지 않았다고 실토한 바도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위자를 동원한 B사찰 승려는 문중 간 권력 다툼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것은 물론 불법 건축물 문제로 분원장 임명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다. 또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승려 중에는 조계종 권승들과 해외로 골프 치러 다닌 이도 포함돼 있다.

선미모의 점거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4월 21일로 예정된 기념관 개관식과 같은 날 열기로 한 전국 분원장 회의도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시위 장기화로 개관식·분원장 회의 불투명

선학원은 당초 자칭 원로들이 시국 성명을 발표했을 때 무시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 창건주와 분원장의 오해를 풀려고 연대 서명자 중 창건주와 분원장 38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선학원은 간담회에서 4월 21일 기념관 개관식 후 전국 분원장 회의를 열어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 해명하고 분원장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미모 측은 이사장 면담과 이사진 사퇴 등을 요구하며 점거 시위를 시작했다.

선미모의 점거 시위로 기념관 1층 전시실 내부 공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직원들의 사무국 출입도 수시로 막히면서 행사 준비를 위한 업무는 물론 재단 사무국 업무 전반도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분원과 포교원에 돌아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선학원은 점거 시위 과정에서 선미모가 보여준 행태는 재단을 분열시키고 기념관 개관을 막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선학원 범행단(단장 송운)은 27일 ‘선미모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입장문을 내 “그들(선미모)은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쓰면서도 일거수일투족 조계종과 뒷거래를 하면서 선학원을 폄하하고 망치는 데 앞장서온 소수 불만 세력에 불과하다”며, “표면적으로 분원장 회의를 요구했지만 결국 분원장 회의를 방해하는 세력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재단의 분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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