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주차장을 나흘째 점거 시위하고 있는 ‘선학원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 측 스님과 재가자들이 기념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재단 상임감찰 공적 스님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계단에서 밀치는 일이 발생했다.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선미모 측 일부 스님은 3월 24일 낮 12시경 2층 법당 난간에서 단식 시위 중인 설봉 스님을 검진하기 위해 간호사가 기념관에 들어가자 함께 가겠다며 진입을 시도했다. 감찰 스님들이 이를 제지하자 선미모 측 스님들은 간호사가 나온 뒤 공적 스님에게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게 인간이 할 짓이냐”, “나 때려. 그리고 감옥 가서 콩밥 먹고 참선이나 해라”라는 등 험한 말을 내뱉으며 실랑이 하는 와중에 공적 스님을 밀쳤다. 재단 사무국 진입로는 계단이고, 계단 너머는 지하 4층까지 떨어질 수 공간이어서 밀치는 것은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선미모 측은 이 과정에서 공양간에 봉사하러 온 중앙선원 신도도 밀쳐 넘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미모 측이 재단 상임감찰 스님에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인 것은 주차장 점거 시위 비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 당초 공적 스님과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은 사전 협의를 통해 간호사 1인만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그러나 선미모 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기념관 출입을 통제하는 공적 스님에게 항의하며 계단에서 밀치는 등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다. 선미모 측 한 스님은 이 과정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했다.

공적 스님은 “단식 시위 중인 설봉 스님이 고령이어서 건강이 염려된다며 의료진이 진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선미모 측과 설봉 스님의 상좌 스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시 마지 이후 간호사 1인 들어와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호의를 이용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듯한 선미모 측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법인법 수용과 이사장 스님 퇴진을 요구하며 기념관 2층 법당에서 시위하고 있는 설봉 스님은 간호사와 함께 올라간 재단 공적 스님이 진찰 받을 것을 두 차례 권유했는데도 거부했다.

선학원은 간담회가 열린 21일 이후 개관을 준비 중인 기념관 시설 보호와 재단 사무국 업무 진행을 위해 점거 시위자들의 기념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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