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일은 3.1독립운동 99주년이 되는 해이다. 3.1독립운동은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여 전 민족이 일어난 항일독립운동이다.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나오는 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1,542회의 독립운동이 일어났으며, 2백여만의 노동자, 농민, 학생, 어린아이는 물론 스님들까지도 참여를 했다고 한다. 3.1독립운동으로 인하여 7,509명이 사망했으며, 15,961명이 부상을 당했고, 46,948명이 검거되어 구속된 사람이 1만8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1919년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2,000만명이라고 하는데, 총 인구의 10%가 넘는 인원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2016년 촛불시위에 총 인구의 8.5%인 438만명이 참여했는데, 3.1독립운동 당시에는 그보다 더 많은 비율의 인구가 일제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3.1독립운동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부상을 당하고, 투옥이 되었지만, 이후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은 대부분 변절을 하고 친일행위를 하였다.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당시 31본산 주지들도 대부분 친일행위에 앞장섰다.

그러나 3.1독립운동으로 3년간 형을 살고 나온 만해 한용운선사는 끝까지 일제 식민지에 저항하여 독립투쟁을 하였으며, 민족불교의 선양과 불조정맥을 계승하고, 일제의 식민지불교정책에 항거하기 위해 선학원 설립에 참여하였다. 만해선사가 조선독립의 간절한 원력을 담은 불후의 명작 “님의 침묵”을 집필한 것도 선학원에 머물 무렵이다.

일제 식민지에 저항한 만해선사의 의지는 추호도 변함이 없었다. 3.1독립운동 이후 친일행위에 앞장서던 본산주지들이 회의에 앞서 만해선사에게 강연을 요청했다. 만해선사는 그 자리에서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것이 친일행위를 하는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31본사주지들이라고 일갈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법당을 나가버렸다. 일제의 식민지 불교정책을 수용하는 대가로 감투와 재산을 챙긴 주지들을 꾸짖은 것이다.

변절한 최남선과 탑골공원 근처에서 마주쳤을 때에도 만해선사는 아는 척을 하는 최남선에게, 내가 아는 육당은 벌써 죽어서 장례를 치루었다고 쏘아 붙이면서, 그의 변절과 친일행위에 대해 할과 방을 던졌다.

2019년 내년이 되면 3.1독립운동은 100주년 일세기를 맞이한다.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불교계에서도 100주년을 맞이하는 행사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러나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무엇을 계승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깊은 성찰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

민족의 독립을 외치면서 일제의 총칼에 죽어간 민중들을 배신하고 일제에 부역한 지식인, 종교인들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일제와 타협하지 않고 독립투쟁의 의지를 지킨 만해선사를 선양하는 불사에 불교계가 나서야 한다.

특히 만해선사가 설립에 참여한 선학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대한불교조계종은 종단권력에 심취하여 수행을 포기하고 이권과 권력을 나누는 행태를 중지하고, 만해선사와 3.1독립운동의 정신 계승을 통해 한국불교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 3.1독립운동 100주년은 한국불교 혁신으로 맞이할 때 그 숭고한 정신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재산권 쟁탈과 국고지원금 확대에만 지나친 몰입을 보인 조계종단의 현 모습은 3.1독립운동은 물론 만해선사를 위시한 불조정맥을 배반하는 처사임을 다같이 일깨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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