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암차(武夷岩茶)1)는 명조(明朝) 때의 명차였을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중국 최고 명차 중 하나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만 오룡차(烏龍茶)의 원조(元祖)이기도 하다. 무이암차는 무이산(武夷山) 주변 60km 이내에서 생산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지금의 복건성 무이산시(武夷山市) 숭안현(崇安縣)이다.

무이산은 자연풍광이 수려할 뿐 아니라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어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중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명승지로 손꼽히는 곳이라서 역대 중국의 수많은 시인(詩人)·묵객(墨客)이 이곳을 찾아 유람하고 수많은 묵적(墨跡)을 바위에 남겨놓았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바위에 새겨 놓은 시구(詩句)나 글귀를 쉽게 볼 수가 있다. 그 명성만큼이나 매년 이곳을 찾아 유람하는 관광객도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성리학의 시조 주자(朱子)가 말년에 이곳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며 만년을 보낸 곳이라서 해동주자(海東朱子)라 일컬어지는 퇴계 이황(李滉) 선생도 생전에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한다.

무이산은 구곡계(九曲溪)를 끼고도는 풍경구(風景區) 전체가 그대로 차밭이다. 어느 계곡, 어느 산봉우리, 어느 바위틈이든 간에 차가 생장하지 않은 곳이 없다.

무이산 중에서도 ‘혜원갱(慧苑坑)’, ‘대갱구(大坑口)’, ‘우란갱(牛蘭坑)’ 이 세 곳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를 최고 품질로 치고 있다. 무이암차는 차나무 품종만 십여 종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단총(單欉)’과 ‘사대명총(四大名欉)’2) 두 품종을 통칭하여 ‘기종(奇種)’이라 하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청차(靑茶) 계열의 오룡차이다. 송(宋)·원(元)·명(明)·청(靑) 왕조를 거치면서 무이암차 품종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발전해 마침내 중국 전역에서 유명하게 되었다.

운남보이차(雲南普洱茶)는 운남성 ‘서쌍판납(西雙版納)’, ‘사모(思茅 : 보이현)’ 등에서 생산되며 그 집산지는 사모이다. 보이차는 쇄청(曬靑)하여 긴압(緊壓)한 차이다. 즉, 햇볕에 쬐여 시들게 하고, 석제기구로 눌러서 압착한 차이다. 보이차는 만드는 형태에 따라 ‘타차(沱茶)’, ‘방차(方茶)’, ‘병차(餠茶)’, ‘장소긴차(藏銷緊茶)’, ‘단차(團茶)’, ‘죽통차(竹筒茶)’ 등이 있다. 타차는 작은 밥공기 모양이며, 방차는 네모난 형태인데 벽돌 같다하여 전차(磚茶)라고도 한다. 병차는 떡처럼 둥글게 압착하여 만들어서 원차(圓茶)라고도 한다. 장소긴차는 장족(藏族)들에게 팔기 위해 만든 차이다. 장족은 티베트 사람들을 뜻한다. 단차는 덩어리로 뭉친 차라는 뜻이다. 죽통차는 운남의 소수민족 포랑족(布朗族)이 농사일을 다닐 때 간편하게 휴대해서 차를 마시기 위해 첨죽(甛竹) 속에 차를 쪄서 압착시켜 넣어 만든 차이다. 노동 중에 목이 마르면 수시로 꺼내어 끓여 마시던 차이다. 첨죽은 일반 대나무보다 마디가 길고, 통의 너비가 넓으며, 달콤한 향이 있어 대통차를 끓이면 은은한 단향을 느낄 수 있다. 명대 사조제(謝肇淛)의《전략(滇略)》에 “선비나 서민이 음료로 사용하는 차는 모두 보이차인데, 찻잎을 쪄서 그것을 덩어리 차로 만들었다.”3)라고 하였다.

‘황산운무(黃山雲霧)’는 안휘성 휘주(徽州) 황산에서 생산되는 차이다. 명대 허초(許楚)는《황산유기(黃山遊記)》에서 “연화암(蓮花庵) 옆 바위틈에 차가 난다. 매우 맑은 향이 나며, 차가운 기운이 사람의 잇몸에 엄습해 온다. 이것이 황산운무차이다.”4)라고 했다. 또《휘주부지(徽州府志)》에는 “황산은 송나라 가우(嘉祐 : 1056~1063년) 연간에 차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명나라 융경(隆慶 : 1567~1573년) 연간에 가장 흥성했다.”5)고 전한다. 청대(淸代) 강징운(江澄雲)은《소호편록(素壺便錄)》에서 “황산에는 운무차가 있는데, 고산 절정(絶頂)에서 생산된다. 연기 같은 운무가 휘감아 돌고, 안개와 이슬이 증가하여 식물의 생장을 북돋으니, 그 차나무 줄기가 백년이 지난 것은 정취가 기품 있고, 향이 코를 찌른다. 세속의 맛이 전혀 없으니, 마땅히 차품 중에서 제일이다.”6)라고 하였다. 현재도 황산은 그 빼어난 절경과 함께 ‘모봉(毛峰)’으로 유명한데, 현재 중국 10대 명차 중의 하나이다.

‘신안송라(新安松蘿)’는 중국 안휘성 휘주의 휴녕현(休寧縣) 송라산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일명, ‘휴녕송라(休寧松蘿)’라고도 한다. 《흡현지(歙縣志)》에 “명나라 융경 연간에 승려 대방(大方)이 휴녕의 송라산에 머물며 차를 만들었는데, 그 제법이 정묘하여 군읍(郡邑)에서 모두 그 제다법을 배웠다. 이로 인해 송라차라 한다.”7)고 전한다. 또 명대 풍시가(馮時可)의 《다록(茶錄)》에는 “휘군(徽郡)에는 본래부터 차가 없었는데, 요즈음에 와서 송라차가 나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차는 비구(比丘)8) 대방에서부터 비롯되었으며, 대방은 호구(虎丘)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다. 그 곳에서 채다와 제다법을 터득한 후, 휘주 송라산에 암자를 짓고, 여러 산에서 나는 차를 따와서 암자에서 홍배(灴焙)하여 차를 만들었다.”라고 전하고 있다.9)

이 외에도 명대에는 각 지역마다 각기 나름대로의 명차가 많이 존재해 왔다. 아래 도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 명대 각 지역별 명차

주) -----
1) 무이암차는 특정한 품종의 차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고, 무이산 일대 바위에서 나는 모든 차 종류를 광범위하게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약칭하여 ‘암차(岩茶)’라고 한다.
2) 사대명총(四大名欉) : 철나한(鐵羅漢), 백계관(白鷄冠), 수금귀(水金龜), 대홍포(大紅袍)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3) “士庶所用, 皆普洱茶也, 蒸而團之.”
4) “蓮花庵旁就石隙養茶, 多淸香, 冷韻襲人齒齶, 謂之黃山雲霧茶.”
5) “黃山産茶始於宋之嘉祐, 興於明之隆慶.”
6) “黃山有雲霧茶, 産高山絶頂, 煙霧蕩漾, 霧露滋培, 其柯有歷百年者, 氣息恬雅, 芳香撲鼻, 絶無俗味, 當爲茶品中第一.”
7) “明隆慶, 僧大方住休之松蘿山, 製法精妙, 郡邑師其法, 因稱茶曰松蘿.”
8) 비구(比丘) : 남자 스님을 일컫는 말이다. ↔ 비구니(比丘尼)
9) “徽郡向無茶, 近出松蘿茶最爲時尙. 是茶始比丘大方, 大方居虎丘最久, 得採製法, 其後於徽之松蘿結庵, 採諸山茶於庵焙製, …….”

박영환 | 중국 사천대학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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