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사 16국사 모사 진영. <사진=송광사>

순천 송광사 국사전 16국사 진영을 모사한 진영이 공개된다.

순천 송광사(주지 진화)는 모사 진영 16점과 최근 환수한 묵암당 진영을 함께 선보이는 ‘송광사 국사전 16국사 진영 모사 불사 회향 및 묵암당 진영 환수 기념 특별전’을 5월 9일까지 경내 성보박물관에서 개최한다.

16국사 진영 중 1세 보조 국사, 2세 진각 국사, 14세 정혜 국사 진영을 제외한 13점은 1995년 1월 27일 도난당해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다. 송광사는 도난 이후 1969년 촬영한 사진을 영인해 진품 대신 봉안해왔다.

송광사는 도난 진영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남아있는 진품 진영을 모사하고 보존 처리했다. 이어 2015년 5월부터 도난 진영 모사를 진행해 지난해 12월 불사 완료 고불식을 가졌다. 도난 진영 모사는 전경문 해송불교미술원 원장이 맡았다.

▲ 묵암 최눌 진영. <사진=송광사>

송광사 16국사 진영은 광해군 12년(1620) 주지 성은 스님이 왕실의 시주를 받아 화승 사순 스님이 조성했다. 이후 정조 13년(1789) 쾌윤, 복찬 두 스님이 진영을 다시 조성해 봉안했다.
국사전 진영은 모두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이중 3세 청진 국사, 4세 진명 국사, 8세 자각 국사, 9세 담당 국사, 10세 혜감 국사, 12세 혜각 국사, 13세 각암 국사, 14세 정혜 국사, 15세 홍진 국사 진영 등 9점은 의자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모습이다. 지물은 주장자를 짚거나 불자(拂子)를 들었지만 지물 없이 선정인이나 설법 자세를 취한 경우도 있다.

송광사 16국사는 1세인 보조 국사 지눌 스님을 비롯해 2세 진각 국사, 3세 청진 국사, 4세 충경 진명 국사, 5세 회당 자진 국사, 6세 자정 국사, 7세 원감 국사, 8세 자각 국사, 9세 담당 화상, 10세 혜감 국사, 11세 자원 국사, 12세 혜각 국사, 13세 각암 국사, 14세 부암 정혜 국사, 15세 홍진 국사, 16세 고봉 화상 등 고려시대 고승 16인이다.

묵암당 진영은 개인 소장자와 협의해 100여 년 만에 일본에서 환수했다. 이 진영은 2017년 동국대 박물관이 개최한 ‘나한(羅漢)’ 특별전에 출품된 바 있다.

묵암 스님 진영은 일제 강점기 때인 1906년 송광사 일대에서 일어난 의병 활동을 탄압할 때 유실되었고, 1920년대 일본 교토박물관 전시회에서 ‘조선 승려의 초상화’로 출품됐었다.

묵암 스님은 《화엄과도(華嚴科圖)》, 《제경회요(諸經會要)》, 《묵암집도(默庵集)》 등 저서를 남겼는데, 이번에 진영과 함께 공개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밖에 최근 송광사 부도전 보수공사 중 출토된 ‘묵암당 백자 사리호’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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