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 두 나라의 강경 대북정책으로 긴장감이 감돌던 한반도에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남북이 개막식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하면서 평창 동계 올림픽은 적대 관계에서 나아가 화해와 공생의 관계가 구현되는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대 그리스인은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도 쉬었다. 이것에 주목한 쿠베르탱은 제국주의 국가 간 전쟁 위험을 완화시키고 평화를 도모하고자 1896년 근대 올림픽을 제안했다. 흔히 올림픽을 ‘평화의 제전’이라고 하는 것은 이처럼 평화와 화해를 바탕으로 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필연적으로 폭력과 살생을 동반한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누구도 고통과 죽음을 좋아하지 않는다. 폭력과 증오, 살상으로는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고통을 싫어한다. 그들에게도 삶은 사랑스러운 것이다. 괴롭히지도 죽이지도 말라”(숫타니파타)고 하셨고, “승리자는 증오의 씨앗을 뿌리고 패배자는 비참하게 굴복한다. 승리와 패배를 여읜 사람은 행복하다”(법구경)고 가르치셨다.

부처님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폭력과 평화의 가르침으로 일깨워주셨다.

로히니강의 물을 끌어오는 문제로 석가족과 꼴리야족이 전쟁의 문턱에 갔을 때 중재했고, 마가다국의 아자타삿투왕이 밧지국을 침략하려 하자 국가가 멸망하지 않는 7가지 원리를 설명해 막았다. 또 코살라국 비두다바왕이 석가족을 멸망시키려하자 길목을 지켜 두 번이나 군대를 되돌리게 했다. 평화와 화해가 인류가 지향해야 할 길임을 몸소 보이신 것이다.

평화와 화해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 원만 회향하길 기대한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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