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나가노 간쇼인 반가사유상

한국과 일본의 고대 반가사유상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 소재 반가사유상에서 구리·주석·납의 함량이 높게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오사카대학과 함께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 43점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담은 《한·일 금동반가사유상 - 과학적 조사 연구》 보고서를 1월 31일 발간했다.

한국 소재 반가사유상 12점과 일본 소재 반가사유상 31점 등 한·일 양국의 고대 금동반가사유상을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는 반가사유상 각각에 대한 해설과 도판, 성분 분석 결과, 감마선 촬영, X선 CT 촬영, 3D 촬영 자료 등이 수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반가사유상은 순동제(純銅製)가 많았다. 반면 한국 반가사유상은 주석 함유량이 5% 이상이었고, 10%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납을 함유한 경우도 많았다.

한·일 반가사유상 조성에는 공통적으로 구리·주석 합금이 쓰였지만 일본은 주석 함량이 3%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일본의 경우 순동제 반가사유상이 많았지만, 한국의 경우 삼국시대 반가사유상 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고서는 “일본의 순동제 반가사유상은 한국 불상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6세기에는 보이지 않다가 7~8세기에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일본 반가사유상에는 비소가 함유된 사례가 많고, 8세기 나라시대에 이르면 철의 함유량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나치(那智) 경총(經塚) 출토 반가사유상

조사 결과 성분 분석을 통해 반가사유상의 생산지가 어느 나라인지 밝혀지기도 했다.

후지오카 유타카(藤岡穰) 오사카대학 교수는 교토 묘덴지(妙傳寺)와 효고 게이운지(慶雲寺) 반가사유상이 한국 삼국시대의 작품일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했다.

아울러 그간 양식상 한국계 반가사유상로 추정돼온 나가노 간쇼인(觀松院) 반가사유상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나치(那智) 경총(經塚) 출토 반가사유상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금동불의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학예연구실장은“조사에서 금동반가사유상의 특정 형식을 집중 검토하여 한국과 일본 금동반가사유상 재료, 제작 방법 상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힐 수 있었다”면서 “더 많은 과학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면 금동반가사유상을 둘러싼 여러 의문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부록으로 봉화 북지리 출토 석조반가사유상과 경주 송화산 출토 석조반가사유상의 3D 계측 도면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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