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민주화의 역사를 겪은 한국사회가 광장의 촛불을 통해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평화적 정권 교체를 경험하고 사회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정권의 대표적 비리 중의 하나로서 권력에 의한 댓글 부대 운용과 공영방송 개입이 있다. 각종 ‘블랙리스트’의 존재와 더불어 이런 전근대성은 국민 우민화의 악질적 행보로서 법의 문책과 사회로부터의 냉정한 비판 대상이 되었다. 권력 개입으로 망가진 MBC나 KBS 등의 공영방송에 대한 언론 기능의 회복은 초미의 관심 속에 현재 진행 중이다.

이런 시대적 사회 변화의 흐름에 역행하며 퇴행하는 집단이 있다. 우민화하고 언론의 비판 기능을 말살함으로서 권력을 유지하고 구성원들을 조정해 그들로부터 각종 이득을 취하는 집단이다. 타락한 세속 집단의 행보를 반복하는 집단이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더욱 청정수행 집단 표방의 조계종단이 그것이라 더 비극이다.

사법부의 시정 명령마저 무시한 채 800여일을 넘긴 조계종단의 언론탄압은 그 중에서 대표적 사례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현 상황의 구체적 발단은 3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자격 문제이고, 주지관련 돈 선거였다. 이미 종단에 만연된 선거문화였지만, 그와 관련 한국불교 마지막 선승이라 불리던 송담 스님이 탈종하고 해당 사찰 신도들은 자발적이며 주체적인 개선 운동을 일으켰다. 이에 공감하는 불자들이 차츰 연대함으로서 그 후 종단의 사학 개입 및 동국대 표절 총장 승려의 문제로 이어졌고, 종단의 파계 문화와 구조 개선을 위해 죽음을 무릅쓴 50여일의 단식 항거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산발적 이던 청정 종단운동이 커다란 힘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라면 당연히 심층 보도와 더불어 비판 기능을 발휘해야지만 조계종단은 권력에 아부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면서 비판적인 언론 본연의 모습을 보인 언론 매체에 대해서는 군사정권보다 가혹한 조치에다가, 사법부 시정 판결까지 무시하는 사회 암적인 집단으로 전락했다.

생각해 보면 사회의 민주 변화가 진행되는 현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군사독재 정권보다 더욱 혹독한 형태로 조계종단의 언론탄압이 여전히 유지되는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언론 탄압에 대한 시정 요구의 법원 판결이 있기에 앞으로 그 부분은 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추한 조계종단의 모습의 복지부동이다.

단순한 언론탄압이 아니라 관련 사람들에 대한 각종 법적 소송으로 괴롭힘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힘들게 버티며 언론정신을 놓지 않는 이들도 있고, 더욱이 지난 여름에는 불자들만이 아니라 시민단체마저 동참해서 종단 내의 다양한 파계행위와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파사현정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변화는 전혀 없는 특수 상황이 보인다.

이미 종단 내부 문제는 그동안 충분히 지적되었고 이들의 파계행위도 어느 정도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종단 외부 조건 및 재가자들의 청정 종단운동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어느 정권이나 국회의원, 혹은 일반 언론매체마저 종교집단의 부정과 비리에 대하여 눈감는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사회 여론이나 일정 규모의 신도가 확보된 종교단체를 지지 기반으로 만들고 싶은 이들이다 보니 그들을 탓할 것만도 아니다. 결국 파계문화가 만연한 종단의 자정을 위해 남는 것은 강고한 종단 부패 및 방조 세력에 대하여 올바른 요구를 당당히 내며 활동할 수 있는 신도들 외에 없다.

청정 종단을 위해서 오직 깨어있는 재가자들이 활동 밖에 없다는 점을 돌이켜보자. 종단 적폐청산운동 활력의 시발점은 화성 용주사 신도들의 주체적 신도운동이었다. 용주사 신도들의 깨어있는 자정 운동을 기점으로 가열 차게 진행해 오던 청정 종단운동은 종단의 총무원장 선거에서 다양한 입장으로 나뉘었고, 그 결과 종단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선거 이후 현재 중심 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 

재가불자는 물론, 일반사회나 사법부에서조차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언론탄압 지속에 재가활동가들은 동참 회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 초법적 언론탄압을 변화시킬 것은 종교 가르침이나 상식 내지 사회법도 아니라면, 종단 내 신도들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함께 할 수 있는가에 있다.

올바른 비판에 대해 움직이지 않는 자들 변화는 최근 영화 ‘1987’에서 잘 알 수 있다. 느리지만 빠른 길로, 구호만 아니라 함께 하는 행동이다. 800일 언론탄압 조계종단은 한국불교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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