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 상성전시장의 선화 '넷이 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새해 선종(禪宗)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 근대 회화 작품인 ‘넷이 졸다(四睡圖)’ 전시한다.

일본 선화인 ‘넷이 졸다’는 선승과 동자승, 고양이와 같이 귀엽고 온순한 모습으로 표현한 호랑이 등을 묘사한 선적 기법의 작l며, 같은 선화 작품인 ‘목동’과 같이 눈길을 끈다.

일본에서는 오랜 기간 지배계층이던 무사계급의 선호로 탁월한 선화 작품이 많이 제작됐다.

일본 전통화에 선(禪)을 주제로 한 작품이 주종을 이룬 이유이기도 한다.

이번에 전시된 선화 두 작품은 그러한 전통의 흐름 속에 근대화의 기법은 충실히 가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 전시 유물을 교체하면서 ‘다리〔橋〕가 있는 풍경’을 주제로 잡았다. 상설전시관 3층 일본실에서 병풍 3점, 족자 2점, 판화(우키요에) 8점, 칠공예품(마키에) 1점 등 총 14점을 선보인다.

특히 작품들이 정기교체 되므로 ‘다리(橋)’를 표현한 작품을 집중 감상할 수 있다.

대표작인 ‘유교수차도병풍(柳橋水車圖屛風)’는 금박으로 꾸민 12폭 대화면에 그려진 다리와 그 주변의 수차(水車), 버드나무 등의 묘사가 잘 특징지어진 작품이다.

모모야마(桃山)시대(1573~1603)에 집중적으로 그려진 주제로, 교토 근처 우지(宇治) 지방에 있는 다리인 우지바시(宇治橋)를 우아하게 묘사했다. 그림의 우지바시는 일본 고대 노래에 자주 등장하는 명소로 꼽히며, 선종의 영향으로 미술과 문학과 음악 풍경을 결합해 감상하던 일본인들의 전통 미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후 전성기인 에도(江戶)시대(1603~1868) 수도권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도카이도(東海道, 도쿄와 교토를 잇는 도로)의 풍경을 묘사한 우키요에(浮世繪)의 ‘도카이도(東海道) 53차(次)’ 중 ‘다리가 있는 풍경’ 여덟 점도 볼거리이다.

도카이도가 지나는 지역은 대부분 바다에 면해 있어 크고 작은 강의 하구나 하류를 가로질러야 하고 다리가 발달된 지역이다. 작품에는 강을 건너는 도강(渡江)이 일상 삶의 풍경으로 담겨있다.

이번 전시품 ‘다리가 있는 풍경’ 8점에는 바다와 강이 많은 자연환경 속에 크고 작은 다리와 함께 삶이 이뤄진 에도시대 평상인들의 일상생활이 표현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상설전시관 일본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이번에 교체된 유물은 4월 16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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