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스님 1주기 추모제에서 살풀이를 하는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김길자 씨. <사진=불교닷컴>

촟불혁명과 불교개혁을 서원하며 소신공양했던 정원 스님 1주기 추모제가 6일 서울 광화문광장 특설법단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1000일에 촛불집회로 적폐청산을 외치며 불교개혁의 길을 몸소 연 정원 스님은 1년전 1월 7일 저녁 광화문 북측광장 열린공원 소나무 숲에서 소신했다.

1주기 추모제는 적폐청산 촛불과 함께한 수행자 정원 스님 추모제로 이날 봉행됐다.

추모제에서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수행하며 겪으셨던 모진 고초와 아픔들,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호에서 죽어간 아이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죄스러움을 고백하던 스님의 떨리던 목소리와 그 눈물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면서 “세상의 고통 앞에 늘 깨어있으라는 스님의 가르침이지요. 그 가르침 잊지 않고 따르겠다”고 추도했다.

이도흠 조계종 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공동대표(정평불 상임대표)는 “주권자로 인식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박근혜를 몰아냈지만, 정치적 주체로서 조직되지 못한 채 권력을 정치에 위임해버렸다. 적폐는 아직 온존하고 스님께서 그토록 처단하고자 했던 매국노 집단들은 아직도 권력을 누리고 있고, 민중들의 삶은 아직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스님, 이제 스님의 발원이 우리의 발원입니다.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억압받는 모든 중생을 구제할 때까지 용맹정진하여 나를 깨우치고 세상을 바꾸어 정의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발원했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회원인 김용배 시인은 “북악이 갈라지고 푸른 기와집이 무너져 내리나니, 임께서 온 몸 불살라 간절히 서원하신 숭고한 그 뜻을 받들어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 민중이 진실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저희들이 기필코 만들겠사오니, 임이시어 부디 극락왕생 하셔서 저희들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고 추모했다.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는 “부패 정치인 몇 명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말 바꿔야 하는 것은 정원 스님의 유지처럼 민중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스님은 우리를 대신해 가셨다. 스님은 스스로를 부처님을 등불삼아 가셨다. 그의 뒤를 따르겠다”고 추도했다.

▲도정 스님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하유 스님이 법고를 치며 추모제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불교닷컴>

사회를 본 도정 스님(제주 남선사)은 “정원 스님은 불교개혁을 염원했다. 지난 해 불교시민사회단체, 대학교수, 노동자, 언론인, 학생, 재가불자들이 모여 조계종 적폐 청산을 외쳤다”며 “다른 종교계도 마찬가지다. 종교인들이 연대해 올해도 종교적폐 청산을 외칠 것”이라고 청원했다.

이날 추모제는 정원스님추모사업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화실천운동가족협의회, 민중당 서울특별시당, 민중민주당(환수복지당), 바른불교재가모임,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조계종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평화협정운동본부 등이 공동주최했으며, 허태곤·이도흠·박병기·신학림·서동석·김영국· 조계종적폐청산 김형남 운영위원장, 전준호 사무총장을 비롯해 임지연 바불재 상임대표, 박교일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위원장, 백도영 주평통 불교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제는 양심수후원회의 김길자 씨가 살풀이로, 김예숙 씨가 판소리로 정원 스님 1주기를 추모했다. 또 정원 스님이 평소 즐겨부른 정태춘 씨의 ‘떠나가는 배’로도 추모했다추모제는 도정 스님의 사회로 봉행됐으며, 행장소개에 이어 하유 스님의 법고로 개막했다.

정원스님 추모사업 준비위는 스님이 소신공양한 장소에 기념석을 설치하는 등 추모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7일 정원 스님의 법구가 인치된 서울 삼각산 금선사에서는 ‘민주ㆍ정의ㆍ평화의 수행자 정원스님 소신 1주기 추모법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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