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직설(眞心直說)》은 선(禪)의 의미를 마음〔心〕 일자(一字)에 함축하여 15장(章)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7128자로 구성되어 있는 글이다.1)  보조 국사 지눌이 45세쯤에 지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고려시대의 판본은 전하는 것이 없으며 중국에서 전래되었다.

중국에서는 ① 명(明)의 대명삼장성교(大明三藏聖敎, 北藏) 돈자(敦字) 권8(卷八) ② 명(明)의 경산장(徑山藏) 돈자(敦字) ③ 청(淸)의 용장(龍藏) 예자(藝字)에 수록되었다. 국내에 현존하는 고본(古本)으로는 ④ 《수심결(修心訣)》에 합간 된 가경(嘉慶) 기미(己未, 正祖 13년, 1799년) 송광사판(松廣寺板, 藏書閣 所藏) ⑤ 융희(隆熙) 2년(1908년) 금정산(金井山) 범어사간본(梵魚寺刊本, 梵魚寺 所藏) 등이 있다.

《진심직설》에 의하면 진심(眞心)의 본체(本體)는

첫째, 인과의 현상세계를 초월해 있고 시간적으로 고금을 꿰뚫어서, 모든 생멸변화하는 것이 시간적 제약을 받는 것과는 다르게 온갖 상대를 넘어서 있다.

둘째, 고요하게 모여져 움직이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아 항상 고요히 머문다. 즉 공겁(空劫) 이전의 자기〔本來面目〕이다.

셋째, 온 산하대지와 초목총림과 삼라만상과 물들고 깨끗한 것 등 모든 법이 다 여기서 나온다.

넷째, 삼세(三世)의 보살이 배운 것도 이 마음을 배운 것이요, 삼세의 부처가 증득한 것도 다 이 마음을 증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마음을 사무치면 모두가 다 옳고 물건마다 온전히 드러나며, 이 마음을 모르면 곳곳마다 어디서나 넘어지고 엎어지며, 생각 생각 잘못 생각하게 된다. 결국 이 마음은 일체중생이 가진 불성이요, 또 일체세계가 발생되는 근원이다.2)

위와 같은 진심의 본체는 존재자들이 살고 있는 현상세계에서는 방편상, 용(用)의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의 이름으로 설명된다. 우선 부처의 가르침으로는, 보살계(菩薩戒)에서는 심지(心地)라고 하니 이는 온갖 선(善)을 내기 때문이며, 또 《반야경(般若經)》에서는 보리(菩提)라고 하니 깨달음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며, 《화엄경(華嚴經)》에서는 법계(法界)라고 하니 서로 사무치고 융통하여 포함되기 때문이고, 《금강경(金剛經)》에서는 여래(如來)라고 하니 온 곳이 없기 때문이며, 또 《반야경(般若經)》에서는 열반(涅槃)이라 하니 모든 성인들의 돌아가는 곳이기 때문이고, 《금광명경(金光明經)》에서는 여여(如如)라고 하니 진실하고 항상되어 변하지 않기 때문이며, 《정명경(淨名經)》에서는 법신(法身)이라 했으니 보신과 화신의 의지하는 때문이고, 《기신론(起信論)》에서는 진여(眞如)라고 하니 생멸이 없기 때문이며, 또 《열반경(涅槃經)》에서는 불성(佛性)이라 하니 삼신의 본체이기 때문이고, 《원각경(圓覺經)》에서는 총지(摠持)라 하니 공덕이 나오기 때문이며, 《승만경(勝鬘經)》에서는 여래장(如來藏)이라 하니 숨기고 덮어 포옹하였기 때문이고, 《요의경(了義經)》에서는 원각(圓覺)이라고 설명하니 어두움을 깨드리고 홀로 비추기 때문이다.3)

더 나아가서 조사(祖師)들의 가르침으로는 진심은, 어느 때는 자기(自己)라고 부르는데 이는 중생의 본성이기 때문이고, 어느 때는 정안(正眼)이라 하는데 이는 온갖 모양을 바로 보기 때문이며, 어느 때는 묘심(妙心)이라 부르는데 이는 텅 비고 신령스러우며 고요하고 비추기 때문이고, 어느 때는 주인옹(主人翁)이라 하는데 이는 옛날부터 걸머지고 온 것이기 때문이며, 어느 때는 무저발(無底鉢)이라 하는데 이는 곳을 따라 생활하기 때문이고, 어느 때는 몰현금(沒絃琴)이라 하는데 금시(今時)를 소리내기 때문이며, 어느 때는 무진등(無盡燈)이라 하니 그릇된 생각을 비추어 부수기 때문이고, 어느 때는 무근수(無根樹)라 하니 뿌리와 꼭지가 견고하기 때문이며, 어느 때는 취모검(吹毛劍)이라 하니 감관(感官)과 대상(對象)을 끊기 때문이며, 어느 때는 무위국(無爲國)이라 하니 바다가 고요하고 강물이 맑기 때문이고, 어느 때는 모니주(牟尼珠)라 하니 빈궁한 사람을 구제하고 이익을 주기 때문이며, 어느 때는 무유쇄(無鑐鏁)라 하니 여섯 감관(感官)을 잠그기 때문이고, 또 그 밖에도 니우(泥牛), 목마(木馬), 심원(心源), 심인(心印), 심경(心鏡), 심월(心月), 심주(心珠)라고도 불린다.4)

최근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진심직설》이 지눌의 저서임을 당연시 했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연구물들이 나왔다.

그러나 연구자 최연식이 <《진심직설》의 저자에 대한 재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진심직설》의 저자에 대하여 지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였다.5) 기존 학계의 보편적 견해에 어긋나는 최 교수의 주장은, 연구자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정도의 서지적 자료와 땀을 흘린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연구자 김방룡은 ‘《진심직설》이 보조의 저술’이라는 반론을 제기한다.6) 김 교수는 최 교수가 제기한 주장들에 대해 조목조목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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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심직설(眞心直說)》, 《보조전서(普照全書)》(서울: 보조사상연구원, 1989)
2) 위의 책, pp.51~52b. “眞心本體, 超出因果, 通貫古今, 不立凡聖, 無諸對待, 如太虛空, 徧一切處, 妙體凝寂, 絶諸戱論, 不生不滅, 非有非無, 不動不搖, 湛然常住, 喚作舊曰主人翁 名曰, 威音那畔人, 又名 空劫前自已. 一種平懷, 無纖毫瑕翳, 一切山河大地, 草木叢林, 萬象森羅, 染淨諸法, 皆從中出. …… 信之則三世菩薩同學, 盖學此心也. 三世諸佛同證, 盖證此心也. 一大藏敎詮顯, 盖顯此心也. 一切衆生迷妄, 盖迷此心也. 一切行人發悟, 盖悟此心也. 一切諸祖相傳, 盖傳此心也. 天下納僧參訪, 盖參此心也. 達此心則, 頭頭皆是, 物物全彰, 迷此心則, 處處顚倒, 念念痴狂. 此體, 是一切衆生本有之佛性, 乃一切世界生發之根源.”
3) 위의 책, p.50. “曰 佛敎祖敎, 立名不同, 且佛敎者, 菩薩戒 呼爲心地, 發生萬善故. 般若經 喚作菩提, 與覺爲體故. 華嚴經 立爲法界, 交徹融攝故. 金剛經 號爲如來, 無所從來故. 般若經 呼爲涅槃, 衆聖所歸故. 金光明 號曰如如, 眞常不變故. 淨名經 號曰法身, 報化依止故. 起信論 名曰眞如, 不生不滅故. 涅槃經 呼爲佛性, 三身本體故. 圓覺中 名曰總持, 流出功德故. 勝鬘經 號曰如來藏, 隱覆含攝故. 了義經 名爲圓覺, 破暗獨照故. 由是 壽禪師唯心訣云 「一法千名, 應緣立號.」 備在衆經, 不能具引.”
4) 위의 책, pp.50~51쪽. “曰 祖師門下, 杜絶名言, 一名不立, 何更多名. 應感隨機, 具名亦衆. 有時 呼爲自已, 衆生本性故. 有時 名爲政眼, 鑑諸有相故. 有時 號曰妙心, 虛靈寂照故. 有時 名曰主人翁, 從來荷負故. 有時 呼爲無底鉢, 隨處生涯故. 有時 喚作沒絃琴, 韻出今時故. 有時 號曰無盡燈, 照破迷情故. 有時 名曰無根樹, 根蔕堅牢故. 有是 呼爲吹毛劒, 截斷塵根故. 有時 喚作無爲國, 海晏何淸故. 有時 號曰牟尼珠, 濟益貧窮故. 有時 名曰無鑐鎖, 關閉六情故. 乃至 名泥牛, 木馬, 心源, 心印, 心鏡, 心月, 心珠, 種種異名, 不可具錄. 若達眞心, 諸名盡曉, 昧此眞心, 諸名皆滯. 故 於眞心, 切宜子細.”
5) 최연식, <《진심직설》의 저자에 대한 재고찰》>,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제31권 2호, 2000.
6) 김방룡, <《진심직설》의 저자에 대한 고찰>, 《보조사상》15집, 2001.

이덕진 | 한국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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