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봉 스님 작 ‘십이지신도’ 중 술신 초두라대장. 1997.

개는 충직함과 친근함, 용맹함을 지닌 동물로, 지구상의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가까운 존재이다. 그래서 선사시대 이래 현재까지 사람들은 개를 매우 중요한 존재로 여겨왔다.

개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친근한 존재이면서, 전통적으로는 땅을 지키는 십이지신(十二支神)중 열한 번째 신장이자, 악귀를 쫓고 공간을 지키는 길상(吉相)의 존재였다. 세화(歲畫)와 부적에 개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2월 25일까지 무술년 개띠 해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를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청동제 십이지신 추(錘)’와 ‘개 모양 장식 굽다리접시’, 사도세자 작품으로 전하는 ‘견도(犬圖)’ 등 다양한 전통 유물과 시각장애인 안내견, 인명 구조견 등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와 관련된 영상 등 7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신성하면서도 친숙한, 용감하면서도 귀여운 개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해 개가 지닌 의미를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제1부 ‘인간의 수호 동물’에서는 십이지의 열한 번째 동물이면서 서북서 방향을 지키는 방위의 신이자, 오후 7시에서 9시를 담당하는 신격(神格)인 개의 상징과 의미를 살펴본다. ‘청동제 십이지신 추’와 ‘윤도(輪圖)’, ‘앙부일구(仰釜日晷)’, ‘당삼목구(唐三目狗)’, ‘개 부적’ 등이 출품된다. 또 개의 충성심과 용맹심을 엿볼 수 있는 ‘호렵도(虎獵圖)’와 개와 사람이 함께 사냥하는 모습의 토우 장식이 달린 삼국시대 ‘굽다리 접시’도 선보인다.

제2부 ‘인간의 반려동물’에서는 인간 주변에 머물며 다양한 모습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개의 모습을 살펴본다. ‘경직도(耕織圖)’와 ‘평생도(平生圖)’, 사도세자의 작품으로 알려진 ‘견도’ 등 풍속화에 나타나는 개의 모습은 물론, 시각장애인 안내견, 군견, 인명구조견 등과 관련된 인터뷰 영상을 통해 오늘날 개와 인간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개를 ‘반려’의 대상이자 가족의 구성원처럼 여기는 오늘날의 모습을 표현한 정우재 작가의 ‘Gleaming-Beyondsight’와 ‘가족’으로서의 개를 조명한 윤정미 작가의 ‘길수와 철수, 해방촌’ 등도 소개한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개는 단순히 집에서 기르는 가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인간의 오랜 친구인 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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