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 원이 세종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설립 예정지다.

세종시에 건립될 한국불교전통문화체험관 예산을 두고 불교계와 개신교계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조계종 설정 집행부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세종시는 지난달 2018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을 위해 국비와 시비 54억 원씩 108억 원이 지원된다고 했다. 이 체험관은 지난 2014년 당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총무원 분소를 설치하려다가 대신 설립키로 한 시설이다.

곧바로 개신교계는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시위를 시작했다. “특정 종교시설인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에 정부 예산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게 개신교계 주장이다.

세종시는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은 한국 전통문화인 불교를 알리기 위한 문화 복지 시설로 특정 종교 편파 지원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12월 1일 13시간 마라톤 심의 끝에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설립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체험관 예산 삭감이 현실화되자 이번에는 불교계가 행동을 시작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총무부장과 문화부장, 마곡사, 법주사 등 세종시 인근 교구본사 주지들을 12월 7일 세종시로 보냈다. 스님들은 세종시장과 세종시의회 의장을 만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예산안 부활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조계종 사찰 등이 소속된 세종시불교사암연합회(회장 환성) 등은 세종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암연합회는 “일부 세종시의회 의원의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예산 삭감은 폭거”라고 비판했다.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부결시킨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관련 예산은 14일까지 열리는 예결위나 15일 본회의에서 의장 직권으로 상정해 재심의할 수 있다.

조현성 기자 cetana@gmail.com

※ 제휴 매체인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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