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가 조계사 인근 공평네거리에서 설정 총무원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정 독신 출가자 스님들로 구성된 조계종단은 한국불교 최후의 보류입니다. 은처자 의혹과 재산 의혹을 완전히 해명하지 않으면 총무원장으로 취임할 수 없습니다.”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취임법회가 시작될 무렵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상임 공동대표 신학림·허태곤)는 조계사 인근 공평네거리에서는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 취임하는 것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연대는 당초 기자회견을 오후 1시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조계종 종무원 등의 방해로 공덕네거리로 옮겨 진행했다.

시민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독신 출가수행자로 종단이 구성된다는 종헌 제9조는 1962년 통합종단 조계종이 성립된 원인이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불교를 존중하게 된 배경”이라며, “본인의 약속처럼 은처자 의혹 해명 없이 총무원장이라는 공무를 수행해서는 안 되고, 즉시 해명할 수 없다면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정 스님은 학력 위조만으로도 총무원장 자격이 없다”며, “시민연대는 은처자 의혹으로 이미 초토화된 용주사의 전례가 조계종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을 단연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남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는 “자승 전 총무원장이 재임하지 않겠다 약속하고도 뒤집는 것을 똑똑히 지켜봤다.”며,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해명하겠다 약속하고도 밝히지 않는 것은 불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박종린 불력회 지도법사는 “오늘은 축제의 날이 아니라 조계종이 죽는 슬픈 날”이라며, “축가가 아닌 조가를 울려야 마땅하다”고 대규모로 치러지는 취임법회를 비판했다.

“조계종은 청정 독신 종단”이라고 강조한 박 법사는 “은처자, 사유 재산 축적, 학력 위조 의혹이 있는 이가 조계종의 행정수반이 된다는 사실이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슬프고 가슴 아프다”며 비통해 했다. 이어 “조계종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건강해진다”며, “한국사회가 성숙해지기 위해서라도 조계종 적폐는 청산 되어야 한다.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지지협동조합 이사장은 조계종의 수장인 총무원장을 재가자로 평가절하했다. 김 이사장은 “저는 오늘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을 축하하고 있다. 오늘은 재가자가 교구본사 용주사에 이어 총무원장까지 접수한 역사적인 날이다. 재가자 총무원장 취임을 축하하자”고 말했다.

시민연대 회원들은 기자회견 전후로 “은처승 설정을 믿지 말아라”, “불자들이여 깨어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취임법회에 참석한 스님과 불자들을 향해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들은 두 손에 ‘자승 적폐 세습 설정 OUT’, ‘사유재산 설정 OUT’, ‘은처자 의혹 설정 OUT’, ‘학력위조 설정 OUT’ 등이 적힌 알림판을 들고 있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