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문학 대다수는 불교문화에서 파생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무속적’, 혹은 ‘도교적’, ‘유교적’인 것으로 취급받아왔다. 한국 고전시가문학 연구에서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고전문학과 불교를 아우르는 학자가 많지 않고, 연구자들이 조선조 문화에서 불교는 없다고 보는 선입견을 가진 게 원인이다.

지은이는 한국 고전시가문학이 불교문화에서 연원해 파생돼 왔음을 경전에 근거해 밝히고 있다.

이 책에는 모두 여섯 편의 논문이 수록돼 있는데, 그중 다섯 편이 조선시대 작품을 다룬 것이다. 그중 세 편은 《시용향악보》 소재 시가들을 다룬 것인데, 무속적인 것으로 취급돼온 대상 작품들이 실상은 호국불교적 성격을 지니며, 고려불교문화 전통에 연원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 흥미롭다.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는 작품들은 그동안 전혀 연구되지 않은 것들이다. ‘조선 전기 향악 불찬’도 그중 하나다. 불찬은 처용 정재와도 관련되는데, 무속적인 것으로 간주돼온 ‘처용’의 전승 양상이 불교문화에 입각한 것임을 밝힌 것도 눈길을 끈다.

보고사 | 1만 8000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