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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토굴에서의 치열한 자기성찰 구도일기
선교 편력의 수행자 정휴 스님 ‘백담사 무문관 일기’
2017년 09월 26일 (화) 13:21:09 김종만 기자 purnakim@buddhismjournal.com
젊은 시절 일찍이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등단했고, 한국불교에선 선(禪)과 교(敎)를 두루 편력
   
한 수행자로 이름을 알린 정휴 스님이 《백담사 무문관 일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정휴 스님이 수행자로서 노년의 법구에도 쉼 없이 정진하면서 자기 성찰을 담아 낸 구도일기다. 오랜 사유의 시간에 덧붙여 날카로운 선적 예지와 직관이 깃들어진 글들은 작가로 다져진 저자의 필력이 더해져 울림이 더욱 크다.

스님의 구도일기는 어느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선적 사유와 수행의 향기가 배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기다림을 가져야 합니다. (중략) 삶이 제대로 성숙하려면 걸맞는 기다림이 있어야 하고 안으로 여물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육신이 삭아서 무생(無生)의 삶을 풀어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이 내용들은 삶에 대한 깊은 응시와 선적 체험이 있지 않고서는 풀어낼 수 없는 말들이다. 이렇듯 선기 그윽한 문장들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향기를 뿜어내며 독자들을 압도한다.

범상치 않은 선사들의 일화를 들려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황벽선사에게 불교의 대의를 묻고 하루 20방씩 3일간 60방의 방망이를 맞은 임제 스님, 도량을 산책하다 보리수 나뭇잎을 잡고 선 채로 입적한 승가란제, 찬 한 잔으로 천하의 마음을 안심케 했다는 조주 선사 등의 일화는 독자들의 안목을 활짝 여는 지남(指南) 역할을 하고 있다.

깨달음과 닦음에 완성은 있는 것일까? 깨달음의 끝은 어디일까? 정휴 스님은 삶의 마지막 자락에서 평생을 궁구해왔던 의문점들을 풀기 위해 금강산 화암사 토굴 영은암에서 가부좌를 풀지 않고 있다. 모든 인식의 틀을 던져 놓고 ‘이뭣고’만 남겨두었다.
   
▲ 정휴 스님


스님은 197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조로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으며, 직지사 동화사 불국사 법주사 강사를 역임했다. 불교신문과 법보신문 사장을 지냈고 불교방송 초대 방송상무로 음성포교의 새장을 개척했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과 7선의 종회의원 경력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선재의 천수천안》 《적멸의 즐거움》 《고승평전》 《선문에 뜨는 달은 말을 하더라 Ⅰ,Ⅱ》 등이 있으며 소설로는 근대선불교의 중흥조라 일컫는 경허 스님에 대한 이야기 《슬플 때마다 우리 곁에 오는 초인》과 영화로도 각색됐던 《열반제》 등 다수가 있다.

정휴 스님 저/우리출판사 간/값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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