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지난 9월 11일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자승 원장은 이 담화문에서 ‘한국불교는 안팎으로 거대한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면서 종단을 ‘둘러싼 환경은 무엇 하나 가볍지 않고’,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직면해 있고’, ‘불교의 위기’라고 밝혔다. 자승 원장은 이어서 종단을 향한 문제제기가 일부 주장에는 사실관계의 오인 등이 있지만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종무행정의 수반으로서 사부대중에게 참회한다”고 밝혔다.

자승 원장은 종단을 향한 문제제기라는 말로 얼버무렸지만 현 대한불교조계종의 문제는 종단지도부와 집행부 일부 승려들의 납치폭행, 도박과 은처, 돈봉투선거와 언론탄압등 각종 불법과 부정부패 비리 행위라는 것은 이제 전 국민이 다 아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가 자승 원장이 집권하는 8년 동안 불교인구가 300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승 원장의 말대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불교는 안팎으로 거대한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그 위기의 근본원인은 지난 8년간 독선과 독단으로 종단을 혼란에 빠뜨린 자승 원장 본인인 것이다. 자승 원장은 종단고위층 승려들의 부정과 불법에 관한 문제제기에 대하여 무엇이 사실관계의 오인인지는 밝히지 않고 ‘참회한다’는 의례적인 언사로 ‘불교의 위기’가 아닌 ‘자신의 위기’로 치부해 어물쩍 넘기려고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강한 의구심이 든다.

더구나 자승 원장은 참회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본사주지모임, 종책모임에 이어 종정 진제 스님을 예방하여 차기 총무원장 후보를 거론하는 등 선거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승 원장의 이러한 행태는 교역직 종무원의 엄격한 중립을 천명한 선거법 위반의 소지까지 있다. 따라서 지난 8년간 종단의 위기를 가져온 자승 원장이 차기 원장 선거에 개입하여 막판까지 종단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승 원장이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은 지난 9월 8일 지금까지 알려진 서울대 원예학과 출신이라는 학력에 대해 와전된 것이라고 하여 사실상 허위학력임을 인정하였다. 설정 스님은 와전된 것이라고 변명을 하였지만 본인이 스스로 작성한 이력서와 각종 언론 인터뷰, 불교텔레비젼의 개국20주년 프로그램 등에서 자신이 스스로 서울대 원예학과 출신이었음을 밝힌 바가 있다. 한마디로 학력위조의 당사자인 것이다.

또한 자신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서도 10쪽에 걸쳐 ‘서울대에 들어가다’라는 소제목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경위와 학교생활을 상세히 적고 있다. 설정 스님의 의도가 없었다면 방통대가 서울대로 ‘와전’될 수 없다는 것이 여러 증거들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허위학력은 사회에서도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허위학력이 들통이 나서 공직에 진출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공직에서 퇴출된 이후에 법적인 처벌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야 할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행정수반 후보자가 허위학력자이고 만약 그 분이 총무원장으로 선출된다면 우리 종단은 앞으로 4년간 ‘허위학력 총무원장’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설정 스님은 조계종단과 한국불교를 위해 이제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승 원장이 자신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총림의 방장이자 원로스님을 앞세우는 행태를 거부하고 진정으로 종단과 불교발전을 위해 수행에만 정진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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