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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요조숙녀(窈窕淑女)는 군자(君子)의 여자
자연스럽고 당연한 성, 정숙과 충의로 재포장
2017년 08월 30일 (수) 17:23:06 김문갑 meastree@naver.com

1. 끼룩끼룩 물수리

끼룩끼룩 물수리는 황하의 모래섬에 있고 關關雎鳩 在河之洲
아리따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지 窈窕淑女 君子好逑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며 찾고 參差荇菜 左右流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자나 깨나 구하네 窈窕淑女 寤寐求之
구하여도 얻지 못해 자나 깨나 생각하며 求之不得 寤寐思服
한없는 그리움에 뒤척이며 잠 못 드네 悠哉悠哉 輾轉反側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며 뜯고 參差荇菜 左右采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금슬 좋게 사귀네 窈窕淑女 琴瑟友之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골라 다듬고 參差荇菜 左右芼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종과 북으로 즐겁게 하네 窈窕淑女 鍾鼓樂之


이 시는 《시경(詩經)》 국풍(國風) 주남(周南)의 〈관저(關雎)〉라는 시이다. 《시경》의 첫머리에 나온다. 내용은 물가에서 정답게 놀고 있는 물수리 한 쌍에 비유하여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것인데, 주(周)나라 문왕(文王)과 그의 신부 사씨(姒氏)의 결혼을 찬양한 것이라고 한다. 너무도 유명해서 동양철학이나 중국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한두 번을 들어봤을 시이다. 시는 모른다고 해도 요조숙녀(窈窕淑女), 금슬(琴瑟), 오매불망(寤寐不忘)할 때의 오매(寤寐) 등과 같은 말들이 바로 이 시에서 유래한 말들이다.

국풍(國風)에서 나라〔國〕는 주(周)의 통치를 받던 15개 제후국이고, 풍(風)은 민간에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따라서 이 시는 주남이라는 제후국에서 일반 백성들이 부르던 민요(民謠)인 것이다. 《시경》에 수록된 총 305편의 시 중에서 국풍은 160편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한편 풍에는 풍자(諷刺)의 의미가 있어서, 당시의 정치나 사회상을 직접 고발하지는 못하고 비유나 풍자를 통해 말할 수밖에 없었던 백성들의 처지를 알려준다. 예컨대 위풍(魏風)의 〈석서(石鼠)〉라는 시는 ‘큰 쥐’라는 뜻인데, 관리들의 착취를 쥐에 빗댄 노래이다. 이렇게 국풍은 대개 백성들의 원망이나 소망 등을 풍자적으로 읊은 노래들로 편집되어 있다. 물론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 또한 빼놓은 수 없는 주제이다.

국풍에 실린 시들은 대개 주(周)나라가 쇠퇴기에 접어들던 BC 9세기부터 동천(東遷)한 BC 770년 사이에 민간에서 자주 불리어지던 노래로 여겨진다. 적어도 공자 탄생(BC 551) 이전에 유행하던 노래임에는 틀림이 없다. 즉 철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고대의 봉건제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할 때의 노래라고 보면, 특히 국풍의 시들은 여전히 돌과 나무로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아야 했던 하층민들의 애환과 소망을 담아 부르던 노래들인 것이다. 이런 배경을 전제하며 이 시를 찬찬히 음미해 보자.

2. 요조숙녀는 군자의 좋은 짝

끼룩끼룩 물수리는 황하의 모래섬에 있고 關關雎鳩 在河之洲
아리따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지 窈窕淑女 君子好逑

관관(關關)은 의성어이고, 저구(雎鳩)는 물오리이다. 저구새를 흔히 물수리로 번역하는데 물오리가 보다 정확한 번역이 아닌가 한다. 주자(朱子)가 모양이 오리나 갈매기와 유사하다고 하면서 양자강과 회수 물가에 많이 있는 왕저(王雎)라고 하였으니, 곧 큰 물오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구절은 “꿱꿱 우는 저 물오리” 정도의 뜻이겠다.

요조숙녀에서 요조(窈窕)는 형성자(形聲字)이다. 즉 뜻을 나타내는 부분과 소리를 나타내는 부분이 합쳐져서 만든 글자이다. 요(窈)는 혈(穴)과 유(幼), 조(窕)는 혈(穴)과 조(兆)의 합성어로 유(幼)와 조(兆)는 소리를 나타내고, 의미는 혈(穴)에 있다. 혈(穴)은 구멍이란 뜻으로, 웅덩이나 동굴 등을 표현할 때도 쓰인다.

숙녀(淑女)는 귀인(貴人) 여자, 혹은 귀족집안의 여자이니, 곧 아가씨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엄청 돈이 많고 신분이 높은 집안의 상속녀를 그린 것 그대로, 숙녀는 높은 신분의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군자(君子)도 이에 걸맞는 귀족 청년이다. 김용옥 선생이 《시경》의 〈기오(淇澳)〉를 해석하며 군자를 멋진 남자, 심지어 섹시한 남자라고 하였는데, 그렇게 현대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는 아니다. 군자란 본래 귀족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기세춘 선생의 해석대로 자(子)는 귀인에 대한 존칭으로, 본래는 사대부(士大夫)를 통칭하는 글자였다. 즉 아무리 잘 생기고 섹시해도 태어나기를 평민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자(子)로 불릴 수가 없다. 천자(天子)가 하늘의 명을 받은 귀인인 것처럼, 군자는 임금의 명을 받은 귀인인 것이다.1)옛날이야기는 대부분이 이런 귀인들의 이야기이다. 그리스·로마 신화나, 각국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주인공들 중에 평민출신이 있던가? 귀족은 물론, 심지어 신이나 하늘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다. 이 시는 귀족 청년과 귀족 아가씨의 로맨스이다. 멋진 로맨스에 꿱꿱거리는 물오리라. 짐작하겠지만 이 또한 풍자이다.

다시 요조숙녀를 보자. 요조에서 의미를 갖는 부분은 혈(穴)임을 밝혔다. 혈은 곧 구멍이니, 바로 여성의 생식기를 은유한다. 따라서 요조숙녀란 ‘생식기가 좋은 귀족 아가씨’쯤 되겠다. 갑자기 불량기가 도는 것 같지만, 먼 석기 시대로 돌아가면 그렇게 음란한 건 아니다.

《삼국유사》 〈기이편(奇異篇)〉에 의하면 신라의 제22대 지증왕은 음경이 너무 커서 - 음경의 길이가 1자 5치(약 45cm) - 맞는 배필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자를 각 지방에 보내 배필을 찾게 했다. 한 사자가 모량부(牟梁部)의 동로수(冬老樹)라는 나무 밑에서 이르렀을 때였다. 개 두 마리가 북[鼓]만큼이나 커다란 똥 덩어리 양 끝을 물고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것 아닌가. 사자가 마을에 찾아가 누구 똥인지를 묻자 한 소녀가 말하기를, “이것은 모량부 상공의 딸이 여기서 빨래를 하다가 숲 속에 숨어서 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하여 그 집을 찾아가 살펴보니, 빨래하다 똥 눈 아가씨의 키가 7자 5치(약 2m 20cm)나 되었다. 이런 일을 보고하자 왕은 수레를 보내어 그 여자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왕후로 봉하니, 여러 신하들이 모두 하례하였다고 한다.

《삼국유사》의 이 지증왕 이야기는 모든 신화나 민담이 그렇듯 상징과 비유로 되어 있다. 상징이며 비유이다 보니 괴상하고 이상한 이야기 - 기이편 - 가 되는 것이다. 왕과 왕비의 커다란 성기는 그만큼이나 신장된 국력을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안으로 국가체제를 정비하고, 밖으로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왕이 지증왕이었다. 노래 〈독도는 우리 땅〉에 나오는 것처럼 지증왕 13년에 신라 장군 이사부(異斯夫)가 울릉도를 복속시킨다. 울릉도까지 세력을 넓혔으니, 서라벌 주변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이렇듯 고대에 생식기는 숨겨야 할 부끄러운 대상이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신라의 토우(土偶)에 묘사된 극도로 과장된 남녀 생식기나, 적나라한 성행위 묘사 등은 이런 당시 사람들의 관념을 잘 드러낸다.

   
▲ 남녀간의 성애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신라시대의 토우(좌)와 여성의 생식기가 극도로 과장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

한편 여성의 생식 능력에 부여된 신성은 만물의 어머니인 대지의 여신, 즉 대모신(大母神)으로 구현된다. 그리스 신화의 가이아(Gaia)나,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현빈(玄牝), 즉 현묘한 암컷이 바로 그런 대모신이다.

현빈의 문, 이것이 바로 천지의 근원이니라[玄牝之門, 是謂天地之根].

현빈의 문에서 문은 곧 여성의 성기이다. 프랑스의 화가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이란 작품은 여성의 성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인데, 그 제목이 묘하다. 이 작품의 예술성과 외설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여전하지만, 고대 원시인들이 볼 때는 이런 논쟁 자체가 우스운 일일 게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등을 조각한 고대인들이나, 토우를 만들었던 신라인들이 볼 때, 현대인들은 도덕이란 위선에 가득 찬 이상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니 요조숙녀 군자호구는 고대의 특별히 섹시하면서도 잘난 여자와 그에 걸맞게 잘난 남자인 것이다. 꿱꿱거리며 노는 물오리 두 마리로 묘사한들 뭐가 대수겠는가.

3. 오르가즘, 그리고 클라이막스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며 찾고 參差荇菜 左右流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자나 깨나 구하네 窈窕淑女 寤寐求之
구하여도 얻지 못해 자나 깨나 생각하며 求之不得 寤寐思服
한없는 그리움에 뒤척이며 잠 못 드네 悠哉悠哉 輾轉反側


참치(參差)는 들쭉날쭉하며 가지런하지 못한 모양이다. 행채(荇菜)는 노랑어리연꽃이라고 하는데, 알기 쉽게 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초(水草)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리고 좌우유지(左右流之)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흘러다닌다’는 뜻이니, 물오리가 수초 사이를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신화나 민담은 상징이고 비유라고 했다. 그렇다면 물가의 수초는 무엇을 비유할까? 혹 여인의 성기에 무성한 음모는 아닐까? 그렇다면 좌우유지는 여인의 음모 사이를 헤집고 다니고 싶은 사내의 욕망을 드러낸 것이 아니겠는가. 다만 맘만 굴뚝같은 뿐, 좋은 아가씨가 옆에 없다. 그러다보니 자나 깨나 요조숙녀가 생각나는 것이다. 유재유재(悠哉悠哉) 전전반측(輾轉反側)은 밤에 요조숙녀 생각에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 못 드는 사내의 모습이다. 귀족 집안의 잘난 아들이 좋은 짝을 찾지 못하고 밤이나 낮이나 뒤척이는 것이다.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며 뜯고 參差荇菜 左右采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금슬 좋게 사귀네 窈窕淑女 琴瑟友之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골라 다듬고 參差荇菜 左右芼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종과 북으로 즐겁게 하네 窈窕淑女 鍾鼓樂之


채지(采之)는 캐낸다는 말로, 좌우채지(左右采之)는 이리저리 캔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이 구절은 사나이가 여인의 성기 안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며 마치 나물을 캐듯 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금슬(琴瑟)은 매우 좋은 사이를 비유하고, 우지(友之)는 벗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 구절은 거문고와 비파가 화음을 이루듯 다정하고 정겨운 연인이 된다는 뜻이겠다. 모지(芼之)는 삶는다는 말이니, 여자의 몸이 매우 달아 올라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요조숙녀가 오르가즘에 도달한 모습쯤으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종고(鍾鼓)는 종과 북이다. 이 악기는 모두 채, 즉 막대기로 연주한다. 프로이트주의자라면 채는 곧 남자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할 것이다. 남자가 여자의 성기를 좌우로 채지(采之)하고 모지(芼之)하며 서로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은유한 것이라 하겠다. 이 구절에 이르면 마치 사물놀이에서 감정이 고조되어 모든 쇠와 북을 현란하게 치며 마침내 클라이막스에 도달하는 것과도 같다. 요조숙녀와 군자의 사랑이 마침내 절정에 도달하는 것이다.

4. 즐겁지만 음탕하지 않고, 슬프지만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위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이 시를 다시 번역해 보자.

꿱꿱 우는 물오리 황하 모래섬에 있네 關關雎鳩 在河之洲
속 깊은 아가씨는 도련님의 좋은 배필 窈窕淑女 君子好逑

들쭉날쭉 수초 사이 이리저리 헤저으며 參差荇菜 左右流之
속 깊은 아가씨를 자나 깨나 찾는다네 窈窕淑女 寤寐求之
찾다가 못 찾으면 자나 깨나 생각하네 求之不得 寤寐思服
길고도 긴 밤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悠哉悠哉 輾轉反側

들쭉날쭉 수초 숲을 이리저리 헤치면서 參差荇菜 左右采之
속 깊은 아가씨와 금슬 좋게 어울리네 窈窕淑女 琴瑟友之
들쭉날쭉 수초 숲을 이리저리 삶으면서 參差荇菜 左右芼之
속 깊은 아가씨와 종치고 북치며 즐겁다네 窈窕淑女 鍾鼓樂之


이렇게 번역하고 보니 〈관저〉는 매우 음탕하고 야하다. 그런대 공자는 《논어》 〈팔일(八佾)〉에서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관저는 즐겁지만 음탕하지 않고, 슬프지만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다[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도대체 아무리 봐도 음란하고 적나라한 성애(性愛)를 묘사한 것인데, 음탕하지 않다니? 또한 슬픔은 어디에 있는지? 공자가 무슨 근거로 이렇게 평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공자는 이 노래를 직접 들은 분이라는 것이다. 《논어》 〈태백(泰伯)〉에는 이런 공자의 말이 전한다.

공자께서는 “노나라의 태사 지의 연주로 시작하는 관저의 마지막 연주가 내 귀에는 아직도 흘러넘치는듯하다[子曰 師摯之始 關雎之亂 洋洋乎盈耳哉].”라고 말씀하셨다.

태사(太師)는 악관(樂官)이고, 지(摯)는 당시 노나라 악관의 이름이다. 정통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당대최고 연주자의 〈관저〉 연주가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공자에게는 여전히 귀에 들리는 것 같다는 말이다. 그 자신이 명연주자이자, 최고의 음악평론가였던 공자의 평이 이런 정도라면 〈관저〉는 민가에서 우스개삼아 부르는 일개 민요는 분명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왕족이면서 또 한 사람의 유명 평론가였던 계찰(季札) 또한 노나라 궁중에서 실제로 〈관저〉를 비롯한 국풍의 연주를 듣고 공자와 같은 평을 했다. 그렇다면 진짜로 문왕과 태사의 결혼을 축하하며 당시 백성들이 부른 노래일까?

민간에서 회자되던 지증왕과 왕비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 또한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닐 것 같다. 적어도 공자나 계찰이 들었던 〈관저〉라는 노래가 지금의 《시경》에 수록되어 있는 시가 맞는다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즉 고대에 남녀의 애정행각은 결코 숨길 일도 아니고, 굳이 아름답게 꾸밀 일도 아니었다고 말이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 당당하면서도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적어도 공자는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에서, “시경 삼백 편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詩三百 一言而蔽之曰 思無邪].”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때의 사무사(思無邪), 즉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는 말은, 생각이나 느낌에 거짓 없이, 사실 그대로 진실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시경엔 적나라한 성애나 심지어 불륜을 묘사한 시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고, 공자는 이런 시들도 진실하다고 했던 것이다.

한(漢)나라의 광형(匡衡)은 “‘요조숙녀 군자호구’라는 것은 능히 그 정숙함을 지극히 하여 그 지조(志操)를 변치 않아서, 정욕(情欲)의 느낌이 용모와 거동에 개입함이 없고, 사모의 정이 동정(動靜)에 나타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한 뒤에야 군주(君主)에 짝하여 종묘(宗廟)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니, 이는 기강(紀綱)의 머리요, 왕교(王敎)의 단서이다.”라고 하였다. 이런 해석에 주자(朱子)의 칭송이 더하여져 〈관저〉는 사대부(士大夫)와 여사(女士)들이 한결같이 본받아야 할 사랑의 전범(典範)으로 다시 구성되었다. 미화(美化)되고 왜곡되었다.

공자 사후, 한(漢)·당(唐)·송(宋)으로 이어지며 사실성과 진정성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정숙(貞淑)과 충의(忠義)가 매웠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일어나는 자연스런 감정과 육체적 행위는 금기어(禁忌語)가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도덕적으로 아름답게 포장되어야만 했다. 그렇게 요조숙녀란 말에는 정숙한 여인의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자연스런 여성성은 그 안에 매몰되었다.

주) ------
1) 기세춘 지음, 《동양 고전 산책》 1, 바이북스

김문갑 | 철학박사, 충남대 한자문화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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